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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시 한 편이 있는 하루
김영동  |  deom-pasto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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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07월 20일 (수) 00:00:00 [조회수 : 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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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


이 정 하


비를 맞으며 걷는 사람에겐 우산보다

함께 걸어 줄 누군가가 필요한 것임을.

울고 있는 사람에겐 손수건 한 장보다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이

더욱 필요한 것임을.


그대를 만나고서부터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대여, 지금 어디 있는가.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말도 못 할 만큼

그대가 그립습니다.

*

*


  벗님,                                   2004.   5.   19

  이 미림 집사가 내게 전화를 했습니다. 언니와 형부에게 심각한 가정불화가 생겼다는 겁니다. 언니를 만났는데 언니가 언니 같지 않고 전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답니다. 한국 남자들 중에 결혼하고 나면 기다린 듯이 아내와 별 대화도 하지 않고 이런저런 일을 일방적으로 저지르고 보는 이 세상엔 오직 자기 밖에 없는 식으로 사는 남편들이 생각밖에 참 많습니다. 그렇게 십수 년을 살다보면 아내인 여자는 남편에게 늘 무시당하는 기분이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 가정에서 사랑하는 남편 때문에 오히려 자기 정체성을 잃고 절망감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이런 이야기야 이 땅엔 너무 흔한 부부사(夫婦事)입니다만 이런 흔한 일이 자? ?자신이나 형제자매에게 일어나면 인류사에 처음 발생한 일처럼 안타까움과 답답함에 휩싸이게 됩니다. 전화기에서 끊임없이 들려오는 이 집사의 한숨 섞인 목소리를 듣고 있으니 꼭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우리에게 너コ?흔하고 뻔한 이런 현실을 단숨에 해결할 수 있는 특효약이 없다는 것도 사실이 아닙니까.


  성실하고 착하지만 성질 급한 이 집사는 이 지경에 이른 언니가 못마땅했지요. 그래서 언니에게 말로 해 볼길 밖에 없으니 벼르고 별러 만난 날, 모든 문제를 단숨에 해결해 버릴 수 있는 듯 자기주장만 하는 서툰 말로 그만 서로 감정만 상하고 어찌해야 할지 몰라 내게 전화를 한 것입니다.


비를 맞으며 걷는 사람에겐 우산보다

함께 걸어 줄 누군가가 필요한 것임을.

울고 있는 사람에겐 손수건 한 장보다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이

더욱 필요한 것임을.


  정성을 다해 일깨워줬습니다. “일방적인 남편과 십수 년 살아온 생활에서 오랜 시간동안 마음에 깊은 상처를 가진 언니에게 언니가 네게 묻지도 않는 해결책을 언니에게 강요하면 절대 안된다. 지금 찬비를 맞고 있는 언니는 우산이 필요한 것이 아니란다. 누군가 가지고 있는 우산조차 접고 언니와 함께 찬비를 맞으며 걸어줄 사람이 필요한 거란다. 동생인 네가 하렴. 언니야, 나는 무조건 언니편이야. 그렇게 언니 곁에 다가서서 언니가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이 되어보렴. 네가 먼저 바르게 해야 한다는 생각의 채찍을 버리고 이렇게 하면 될 텐데 하는 앞선 생각을 지우고 어린 시절 날 돌보아준 언니를 이제 내가 잠시 돌보아 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무조건 시간과 정성을 기우려 언니 곁에 서 있으렴!”


  나는 게오르그 신부가 쓴 [25시]도 인용하고 예수께서 지신 십자가의 뜻도 설명하면서 이 집사에게 걱정하고 안타까워하는 네 자신의 마음을 먼저 비우라고 열심히 권면했습니다. 내가 오래 전에 예수를 만나고 깨달은 바로 그것을 전했습니다. 이제는 이 집사도 깨달아야할 연륜이 되었다고 말입니다.


그대를 만나고서부터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만난 기억이 새삼스러워지면 이때에 언니를 그렇게 만나는 것은 새 삶에 대한 깨달음이 될 것입니다. 이 집사가 자신이 먼저 배워 내적 충만을 이루려 하고, 먼저 자기를 비워 넘어서고, 먼저 풍성한 언덕이 되어지면 이 집사를 만나는 언니, 형부가 아주 조금씩 화해와 상생의 길로 접어들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천천히 도는 시간에 성급한 마음은 스스로 망가지는 마음이 될 테니 느긋하게 마음을 비우고 누군가 주님처럼 그렇게 해야 한다면 이 집사가 하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라도 주님을 만나고부터, 아니 시인처럼 그대를 만나고부터 깨달을 수 있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게 말입니다. 


그대여, 지금 어디 있는가.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말도 못 할 만큼

그대가 그립습니다.


  벗님, 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으나 나는 늘 내 곁에 초라한 듯 서 계시는 주님을 뼈저리게 느끼며 삽니다. 주님을 팔아 성공한 목사가 되는 노력을 그만두고 마음을 비운 뒤부터였습니다. 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여전히 초라하고 볼품없는 내 인생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나는 말도 못할 만큼 그대가 그리운 텅 빈 마음을 아직은 지녀 살고 있습니다. 너무 외로워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자주 눈을 들어 저 산 너머 하늘을 보며 주님을 그리워하며 삽니다.


  나는 이 미림 집사가 지금의 언니는 내가 알던 언니가 아니라고 말하던 자신의 고정관념의 집착에서 훌훌 털고 일어나길 기도합니다. 그리고 내 언니가 어찌 변해도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말도 못할 만큼 언니가 그립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언니를 그리워하는 사랑의 집사가 되길 기도합니다. 내 우산을 씌워주는 그런 일방적인 사랑이 아니라 자신의 당당한 우산조차 접어들고 언니와 함께 찬비를 맞으며 걸을 수 있는 ‘서로 사랑’하는 동생이 되길 기도합니다. 가슴이 터질 듯 아픈 그리움과 외로움을 넉넉히 느끼며 십자가에서 고통당하시며 죽임 당하신 주님을 생각할 줄 아는 생명의 집사님이 되길 기도합니다. 단숨에 되지 않을 것입니다. 내게 들은 말, 자신과 달라 혼란스러운 생각들이 몸을 이루는 실천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서로 사랑함으로 이루어 질 것입니다! . 마침내 자신조차 스스로 위로하고 용서하면서 사랑 가득한 생명의 사람이 되어갈 것입니다. 그렇게 안산에 사는 이 미림 집사 있어 안산 어디쯤엔 그런 든든한 언덕 하나, 따사로워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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