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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찾아온 동해안 오징어 풍년
임석한  |  skygrac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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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년 06월 16일 (화) 23:35:10 [조회수 : 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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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식자재마트가 집 근처에 오픈하여 찾아가 보았다. 개점세일행사를 진행 중이라 저렴하게 물건을 판매하고 있었다. 장을 보고 차가 주차된 곳까지 도착했는데 스피커에서 안내방송이 나온다. 생선코너에서 오징어 7마리를 만원에 선착순으로 판매한다는 것이다. 소리를 듣자마자 다시 마트를 향해 빠른 걸음으로 돌아가 줄을 섰다. 그리고 흐뭇한 마음으로 7마리의 오징어를 만원에 구입했다. 몇 달 전까지 한 마리에 만원을 주고 사서 오징어찌개를 요리했던 적이 있는지라 일곱 마리에 만원이라는 유혹을 뿌리칠 이유가 없었다.

20년 전 이야기이지만 첫 목회지였던 양양과 가까운 주문진항에서 오징어를 만원에 20마리씩 구입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한 마리에 만원하는 요즘의 오징어는 금징어로 불릴 만큼 그 몸값이 비싸져서 쉽게 사먹기 어려웠는데 요즘 강원도 동해안의 오징어 어획량이 최근 3년 평균의 2배가 넘게 늘었다는 좋은 소식이 들린다. 그래서 주문진항에서는 산 오징어 21마리를 2만5천원에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아마도 내가 동네마트에서 만원에 7마리를 구입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동해안에 오징어가 많이 잡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오징어는 예로부터 오중어, 오증어, 오직어 등으로 불려왔는데 원래는 ‘정약전'이 지은 '자산어보‘(玆山魚譜)에 나오는 '오적어(烏賊魚)'에서 유래되었다. 자산어보에서는 “오징어가 까마귀를 즐겨 먹는 성질이 있어서 물 위에 떠서 죽은 체하다가 이것을 보고 달려드는 까마귀를 발로 휘감아서 물속에 들어가 먹는다'하여 그 이름을 오적어라고 지칭한다”고 적혀 있다. '까마귀 오(烏)', '도적 적(賊)', '고기 어(漁)'가 합해져 '까마귀를 도적질하는 물고기'이라는 의외의 뜻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오징어는 동양에서는 잘 먹지만, 서양에서는 잘 안 먹는다. 서양에서도 스페인이나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크로아티아 등 지중해 연안의 남유럽 국가는 오징어를 즐겨 먹지만 영국을 비롯한 동유럽, 북유럽에서는 ‘악마의 물고기’라고 여겨서 여전히 잘 안 먹지 않는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종교적 배경에 있다.

유대교에서 지느러미와 비늘 없는 오징어 외의 어류들은 금기대상에 속했다. 구약의 율법에 부정한 동물로 낙인찍힌 오징어나 문어는 북유럽과 영국 등에서 아주 사납고 괴팍스런 동물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17세기에 들어서면 노르웨이 근해 북극해 주변에선 문어나 오징어의 모습을 한 '크라켄'이라는 엄청나게 거대한 바다괴물이 전설 속에 등장할 만큼 오징어를 혐오해왔다.

오징어는 회를 비롯하여 찜, 튀김, 무침, 볶음, 순대, 전골, 찌개, 오삼불고기, 오징어덮밥, 버터구이 등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 그 중에서 우리 집 두 여자들이 좋아하는 것은 마른 오징어나 반건조 오징어채이다. 요즘은 편의점에서 소량으로 포장된 제품을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 이렇게 말린 오징어를 먹는 나라는 사실상 대한민국과 일본, 중국 정도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오징어채는 칠레와 페루산 대왕오징어이다. 냄새가 심해서 식용으로 잘 먹지 않는 대왕오징어를 가공한 것들인데 많은 경우 중국에서 남미산 대왕오징어채를 사다가 가공한 후 다시 다른 나라들로 수출하는 제품들이다. 한때 이 중국산 오징어채에서 인체에 유해한 과산화수소가 표백제로 검출돼 시민들을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오징어는 쇠고기의 16배 우유의 47배나 되는 우수한 타우린과 고단백질이 뇌 세포 형성에 도움을 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며 우수한 뇌 세포를 만든다. 오징어의 타우린은 우리가 흔히 마시는 피로 회복용 드링크에 많이 첨가된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피로회복 효과가 크고 체내의 콜레스테롤 흡수를 저해하고 적극적으로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 성분은 심장 질환을 예방하고 간장의 해독기능을 강화시키며 편두통을 예방해 준다. 그래서 성장기 아동, 학생이나 두뇌 노동자에게 매우 좋은 음식이다.

최근 모처럼 찾아온 오징어 풍어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산업 종사 어민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오늘도 여전히 내 핸드폰에는 지역에 또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알림이 계속 울린다. 이런 상황에서는 식당에서 밥을 먹기도 마음이 편치 않다. 정성 다한 집밥이 제일 안전하다. 오늘 저녁은 지난번 마트에서 구입해서 얼려놓은 오징어로 얼큰 칼칼한 오징어 고추장찌개를 끓여 먹어야겠다.

 

오징어 고추장찌개 레시피

*준비재료

-오징어 2마리, 바지락 1줌, 새우(생략가능) 양파, 대파, 애호박, 표고버섯
-육수재료: 양파껍질 한 줌, 멸치, 다시마, 무, 대파
-양념재료: 국간장2T, 고춧가루3T, 다진 마늘1T, 된장0.5T, 고추장 수북하게1T

*레시피
1. 오징어와 야채는 먹기 좋게 썰어 준비한다.
2. 국물용 멸치를 볶다가 물을 붓고 양파껍질, 다시마, 무, 대파 등을 넣고 끓여준다.
3. 육수의 무는 그대로 끓여주고 나머지는 건저 내준다.
4. 끓인 육수에 분량의 양념을 넣고 잘 섞어준다.
5. 끓기 시작하면 바지락, 양파, 버섯을 먼저 넣고 푹 끓인다.
6. 한소끔 푹 끓으면 오징어, 새우, 애호박을 넣고 끓여낸다.
7. 부족한 간은 소금으로 맞추고 대파를 넣어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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