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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감목의 좌절이 지닌 의미와 여운, “감리교회를 새롭게, 감리교회를 희망으로 바라봅시다.”새로운 시대 다음 세대의 요청에 응답할 수 있는 한국 감리교회공동체를 다시 빚어낼 수 있을까?(1)
곽일석  |  iskwa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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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년 06월 13일 (토) 08:20:04
최종편집 : 2020년 06월 13일 (토) 10:49:26 [조회수 :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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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나라 육유(陸游)가 성도(成都)의 늦봄에 명승 마하지(摩訶池)를 찾았습니다. 따스한 볕에 꽃들이 활짝 피었습니다. 풍악이 울리고, 귀족들의 행차로 경내가 떠들썩했습니다. 육유는 '수룡음(水龍吟)'에서 이런 경물과 풍광을 묘사한 뒤 "슬프다 좋은 시절 문득 바뀌면, 남몰래 넋은 녹아, 비 걷히고 구름은 흩어지겠지(惆悵年華暗換, 黯銷魂, 雨收雲散)"라고 썼습니다. 청춘의 꿈은 가뭇없고, 이 풍광도 곧 자취 없이 스러질 것입니다.

원나라 무명씨의 '벽도화(碧桃花)'에도 이런 시가 나옵니다. "우렛소리 크게 울려 산천을 진동하니, 이때 누가 하늘을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비가 개고 구름이 흩어지길 기다려선, 흉도(凶徒)와 악당들은 또 앞서와 똑같으리(雷聲響亮振山川, 此際何人不怕天? 剛待雨收雲散後, 凶徒惡黨又依然)." 악당들이 천둥 번개가 꽝꽝 칠 때는 하늘이 두려워 쩔쩔매다가, 잠시 후 비가 걷히고 구름이 흩어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말짱하게 온갖 못된 짓을 계속할 것이라는 뜻입니다.

최근 감리교회의 혼돈스런 정치 상황은 십 수 년 전 감리교사태의 시발점이 되었던 각각의 예비후보자들의 피선거권의 문제를 두고서 설왕설래 하는 상황에서, 과연 제34회 총회 감독회장 및 연회 감독 선거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때 쟁점은 선거관리위원회가 김국도 목사의 후보등록 서류 중 ‘실효된 형’이 포함되지 않은 범죄경력조회확인서를 인정한 심사의 정당성 여부였습니다. 우여곡절을 거쳐, 고수철, 양총재, 강흥복 후보는 2008년 8월 19일자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김국도 후보등록효력정지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피신청인은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신경하였습니다.

그리고 신기식 목사는 그에 앞서 8월 11일자로 감리교 총회특별재판위원회에 후보자격 취소와 실효된 범죄경력조회확인서를 다시 제출받아 후보자격을 심사하라는 재판을 청구하여 진행 중이었습니다.

서울지방법원 재판부는 감리교의 총회특별재판위원회 판결을 기다리다가 선거일 이 틀 전인 9월 23일 오후 6시 경 후보등록효력정지가처분 결정을 내렸습니다. 총특재는 9월 24일 오전 10시 경에 원고 청구를 기각한다는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서울지방법원의 가처분 결정문은 선거일인 9월 25일 오전 1시 40분에 당사자에게 송달되었습니다.

그런데 고수철 후보 측은 9월 24일 오전에 결정문을 입수, 신경하 감독 회장에게 전달하며 행정조치를 요구했습니다. 이때 이미 각 연회에 투표용지가 전달되고 투표소 설치가 완료된 상태였습니다. 9월 24일 오전 11시 경에 긴급 소집된 선거관리위원회는 과반수 미달로 무산되었는데, 장동주 선거관리위원장은 예정대로 선거를 실시한다고 지시했습니다.

그 후 신경하 감독회장은 감리교 홈페이지에 법원 결정 주문 공지, 선관위 행정권고, 기자회견 담화문 발표, 투표소에 후보자 등록 무효 안내문 등의 행정조치를 했습니다.

9월 25일 오전 10시 투표가 시작되었습니다. 서울연회를 제외하고, 연회마다 투표소 앞 에 감독회장 명의로 부착된 김국도 후보등록 무효 안내문은 뜯겨져 나갔고, 장동주 선거관리위원장 명의로 기호 1번 김국도 후보에 투표하지 못하는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협조를 바란다는 안내문이 부착되었습니다.

오후 2시 30분경 신경하 감독회장은 장동주 선거관리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하고 대신 직무대행으로 김문철 부위원장을 임명 하였다고 공지내용을 당사자에게 팩스 전송을 했습니다.

오후 5시 투표가 종료되었습니다. 오후 7시 40분 경 광화문 본부 16층 회의실 선관위 개표실에서는 직무정지 통지를 받은 장동주 위원장이 자체적으로 선거결과를 취합, 기호 1번 김국도 후보가 2,554로 당선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기호 3번 고수철 후보 1,244표, 기호 4번 강흥복 후보 983표, 기호 2번 양총재 후보 920표였습니다. 그리고 김국도 후보에게는 장동주 선거관리위원장 명의의 당선증이 수여되었습니다.

밤 10시 30분 경 김문철 직무대행은 광화문 코리아나 호텔 커피숍에 기독교 계통 언론기자들을 초청하고 고수철 후보에게 감독회장 당선증을 수여했습니다. 기호 1번 김국도의 2,554표를 무효표로 처리했고, 나머지 유효표 가운데 1,224표를 득표하여 1등을 한 고수철 후보가 당선자라는 판단이었습니다.

이렇게 하여 두 명의 감독회장 당선자가 발표되었고, 이후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악화되어 갔습니다. 이렇듯 전례에 부끄러웠던 감리교회의 혼돈의 정치가 되살아나서 그 민낯을 드러내었습니다.

이러한 때에 이듬해 2009년 4월 27-29일에 감리교신학대학교 82학번 동기회 주관으로 100인 기도회가 본부 회의실에서 있었습니다. 그들은 교단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보다 책임적인 자세로 대응할 것을 고민하던 끝에, 양재성 목사와 곽일석 목사의 주선으로 제20회 경기연회 개최 기간 중 4월 16일 수원에서 이십여 명이 모임을 갖고 기도회를 갖자고 의견을 모았던 것입니다.

기도회 후 ‘감리교회 개혁 을 위한 전국 목회자 100인 선언’을 하여, “1. 오늘날 감리교회의 불행한 사태는 우리 모두의 책임임을 통감하며 전교회적인 영적각성과 회개운동을 촉구한다. 2. 감리 교회의 교리와 장정은 철저히 준수되어야 하며 감독회장과 관련한 법원의 판단은 존중되어야 한다. 3. 현재 감리교 본부에서 행해지는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하고 하루빨리 감리교 본부의 업무가 정상화 되어야 한다. 4. 그 동안 감리교회를 파행을 이끈 모든 사람들은 교회법에 따라 엄중히 치리하여 교권을 바로 세 워야 한다. 5. 감리교회의 아름다운 유산인 단일교회의 전통은 지켜져야 하며 교회 분열을 통해 서라도 교권을 취하려는 모든 행동은 중단되어야 한다. 6. 감리교회의 현안 해결과 개혁을 논의하기 위한 전국 감리교 목회자대회를 조속히 개최하자.”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제안에 따라 5월 28일 아현교회에서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 준비위원회 출범예 배를 드리고 현판식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6월 19일 종교교회에서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가 열렸으며, 1천여 명이 참석하여 회개와 변화와 비전을 위한 프로그램을 가졌습니다. 100인 기도회와 전감목의 목적은 교권투쟁의 대결과 혼돈 상황을 ‘개혁국면’으로 전환하자는 데 있었습니다. 제1차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 선언문과 서명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국 감리교 목회자대회 선언문

- 회개ㆍ변화ㆍ비전 -

 

지난 해 9월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선거로 야기된 일들은 감리교회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아픔을 주었습니다. 사회의 나침반이 되어야 할 교회가 오히려 자정능력을 상실한 채 사법부의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현실은 주님의 몸 된 교회의 권위를 한 없이 실추시키고 말았습니다. 웨슬리의 성 서적 경건에 기초한 자랑스런 감리교회의 신앙전통은 금권 및 불법타락 선거로 말미암아 그 빛을 잃은 채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으며, 영적지도력의 부재는 이런 혼란을 가중 시킨 채 오늘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이에 전국 감리교목회자 대회에 참석한 우리는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오늘의 현실 이 바로 우리 모두의 죄로 말미암아 비롯된 것임을 고백합니다. 우리의 소명의식은 주님과의 첫사랑을 잊은 채 희미해졌으며, 영혼을 구원하고 세상의 소망이 되어야 할 교회의 존재목적을 상실한 채 성공주의 신화에 사로잡혀 세상에 영합하여 왔습니다. 우리의 어머니와 같은 감리교회가 겪는 어려움을 보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방관자였으며, 개교회주의에 기초한 무관심과 무책임한 냉소주의, 그리고 자기 의에 빠져 남을 정죄하고 비판하는 일에 익숙했던 교만의 죄가 있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오늘의 이 현실을 초래한 책임이 우리에게 있음을 통감하며, 자복하는 마음으로 주님의 긍휼과 은혜를 구하는 가운데 감리교회가 새로워지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변화가 이루어져야 함을 밝히는 바입니다.

하나.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는 감리교회의 회개와 자정을 선언한다. 1) 감리교회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감리교회가 자정의 길을 가야함을 고백한다. 2) ‘그리스도의 거룩한 몸’이라는 교회의 본질을 잊고 교회를 사유화하려던 모든 의도를 회개한다. 3) 감리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음을 회개하며, 감리교회 신앙 전통인 사회적 성화를 추구하고 포용적이고 균형 잡힌 감리교신학을 회복한다.

하나.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는 감리교회의 변화와 갱신을 선언한다. 1) 감리교회의 변화를 위해 개혁입법을 우선한다. 2) 소송 당사자들은 본안 판결을 수용하고, 직무대행은 빠른 정상화를 위해 노력한다. 3) 금권, 학연, 파벌정치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선거제도를 개혁한다. 4) 연급순 의회제도를 개선하여 직능별, 연령별, 성별, 전문성 등의 대표성을 보장한 다. 5) 감독제도를 혁신적으로 개혁한다. 6) 은급제도를 개선하고, 미자립교회 문제와 목회자 최저생활비를 제도적으로 해결한다.

하나,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는 감리교회의 책임과 비전을 선언한다. 1) 예수님을 본받고, 웨슬리 복음주의를 회복하여 성화와 부흥의 교회공동체를 이룬 다. 2) 세상과 소통하는 교회를 위해 섬기며, 교회의 대 사회적 신뢰회복을 위해 책임을 다한다. 3) 교회가 섬기는 지역사회의 소외된 자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책임을 다한다. 4) 하나님 나라의 평화와 정의를 선포하는 일과 사회와 민족에 대한 책임을 다한다.

2009년 6월 19일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 참가자 일동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 서명자 명단(6월 23일 오후 1시 현재 2122명)

 

*두 번에 걸쳐서 연재할 상기 내용의 상당 부분은 <감리교역사와신학연구소> 성백걸 박사(백석대학교 교수)의 허락을 받아 해당 논문에서 발췌 인용하였음을 고지합니다.

 

 

2030 메소디스트 포럼(Methodist Fourm)

총무 곽일석 목사(iskwa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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