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원작자인 원정하 선교사의 허락을 받아 게재했습니다.
원정하 선교사는 앞서 본지가 소개한 기사('코로나19 사태 속에 인도에서 나누는 희망') 가 이번 사역에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를 표해왔습니다. (편집자 주)

지난 3월 21일부터 6월 1일까지, 인도 정부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엄격한 통행금지령을 실시했습니다. 은행과 식료품점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직장과 점포 폐쇄, 모든 대중교통 중단, 모든 항공편 중단, 모든 우편업무 중단, 허가 없이 길에 나오면 경찰의 몽둥이질.. 이 정도로 강력한 봉쇄령이 14억을 대상으로 두 달 동안이나 지속되었습니다.

전 인류 역사상 가장 대규모의, 가장 장기간의 통행금지령으로 기록된다 합니다. 이 기간 동안 벌이도 끊기고, 비축식량도 떨어진 슬럼(빈민가)의 주민들은 앉아서 굶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역에 따라 아사자도 나오는 상황이었습니다.

▲ APMC 슬럼의 언덕에서

그런 중에 ㈜ 제이엔지의 대표로 계시는 정진선 집사님께서 저희 마히마 교회에 극빈자가 몇 가정 쯤 되냐고, 그들을 돕고 싶다고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약 서른 가정 쯤 되고, 가정 당 17000원(인도 돈 1000루피) 정도만 전달해줘도 큰 도움이 되리라고 말씀드리려던 차에, ‘서른 가정’이라는 말에 바로 300만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사실 카톡에 3만 루피(약 50만원)라고 막 타이핑하려 했는데.. 그렇게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 아이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기치 못하게 들어온 이 재정을 어떻게 쓸까 선임 선교사님이신 공숙자 목사님께 연락을 드리니, 안 그래도 양아들인 조니 선생이 구청을 통해 챠량 운행 허가증을 받았다고, 그 재정으로 식량을 사서 직접 슬럼들을 찾아다니며 나누어주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긴급구호 식량 포대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었습니다. 쌀과 밀이 각각 5키로, 양파와 감자가 각각 3키로, 콩과 설탕이 각각 2키로, 기름 1리터, 소금 1/2키로, 찻잎가루 200g, 비누 세 개, 가정당 마스크... 보통 25키로 이상이었고, 넉넉지는 않지만, 한 가족의 14일치 식량으로 계산했었습니다.(물론 아사를 면할 정도의 양 뿐이지만) 시기에 따라 구성품도 조금씩 다르고 곡식 값도 그때그때 달랐지만, 대략 포대 당 가격은 약 이 만원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만화 전도책자와 사탕, 초콜릿, 비스킷, 장난감, 쿠키 등도 함께 나누어주곤 했습니다.

▲ 한 차에 약 50여개가 들어가곤 했습니다

정 집사님께서 보내주신 300만원에 저희 선교사들의 재정을 얼마씩 더 한 후, 이 재정이 떨어질 때까지라도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는데 재정은 좀처럼 다함이 없었습니다. 놀랍게도 재정이 지출되는 속도보다 후원이 들어오는 속도가 늘 더 빨랐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의 재정을 나눌 테니, 다른 지역의 선교사님들께도 비슷한 사역을 시작해 주실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렇게 최종적으로 인도 각지의 열 네 곳의 선교사님들께서 함께 뛰어주시기 시작했습니다.

▲ 자랑스러운 마히마 팀원들

▲ 차량이 갈 수 없는 언덕을 넘고 골짜기를 지나서

미쳤다는 소리를 들어가며 두어 번의 전세기를 그냥 보내고, 확진자 발생지역임을 표시하는 대나무 바리케이트들을 매일 같이 넘어가며 줄기차게 뛰어다녔습니다. 장갑을 두 개씩 끼고 40도의 여름을 25키로의 짐더미와 함께 보냈습니다.

▲ 매일 출발 전의 간절한 기도의 시간들

그 동안 주님께서는 한 번도 재정이 부족하지 않게 해 주셨고, 저희 마히마 팀원들은 물론, 전 인도 열 선교사님들에게 각각 십 수명씩 딸린 팀원들 중 누구도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게 지켜주셨습니다. 그렇게, 여름비가 내리기 전날 까지 60일 동안, 저희들은 사명을 감당했습니다.

▲ 경찰들도 도움이 필요합니다.

▲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통제지역에서, 공무원들과 함께

여러 분들께서 보내주신 재정으로, 저희를 포함, 열다섯 가정의 선교사들을 통해 약 1억 3천만원 어치의 식량과 보급품을 9431여 가정의 가난한 이웃들과 21개의 교회 및 기관, 그리고 800여명의 이주 노동 난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그중 저희 마히마 사역 팀이 뭄바이에서 직접 나눈 분량은 1863포대(3254만원어치)입니다. 그리고 프로젝트가 종료된 현재, 현 잔액은 44만원입니다.(이 또한 추후 마니푸르 오지 마을의 마스크 공급을 위해 쓸 계획입니다.) 저희 생애 최고의 여름이었습니다.

▲ 클릭해서 확대해서 봐 주세요

오병이어의 기적은 예수님께 바쳐진 한 아이의 도시락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30명의 빈민 성도들을 도왔으면..’하는 소박한 바램이, 5만여 명의 인도 빈민들이 영의 양식과 육의 양식을 풍족하게 얻게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의 시작과 끝을 바라보며, 그 영광을 찬양할 수 있는 것이 선교사에게 주어지는 가장 큰 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식량 공급 사역은 막을 내렸습니다. 이제 최소한 식료품의 공급은 원활해졌고, 또 폭우와 함께 시작된 우기로 인해 식량의 대량 구매와 포장, 배달도 불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 원정하 목사와 이든 형제입니다

이제 6월 1일을 기점으로, 인도의 지방마다 각기 단계적으로 봉쇄령을 해제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걱정은 태산 같습니다. 코로나가 잡혀서 봉쇄령이 풀린 게 아니라, 더 이상 봉쇄조치를 하면 경제가 완전히 무너질 것 같아서 그냥 열어버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 마지막 작전을 마치고 복귀해서

봉쇄령이 시작되던 3월 21일, 전 인도에 확진자는 1700여명이었습니다. 지금은 25만명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하루에 만 명 가까이 늘고 있으며, 그 중, 저희가 사는 '뭄바이'시 에서만 하루에 2000명 이상 늘고 있습니다. 인구 당 의료진의 수가 턱없이 부족해서, 이토록 엄격한 봉쇄령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를 잡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비가 오기 시작하면서 일교차가 심해지고 위생 상태가 악화되니 감염 확산 속도도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 감염을 막기 위해 장갑을 두 개 끼면.. 손이 퉁퉁 불어버립니다

이제는 기아 대신, 감염과 싸워야 할 때입니다. 턱없이 부족한 의료 인력들을 몸으로 도우며 역시 조악하고 부족하기 짝이 없는 의료장비와 마스크 등의 보급에 더욱 힘을 쓰려 합니다. 에벤에셀의 마음으로 이전 일들을 감사하고, 여호와 이레의 마음으로 내일을 향해 달려가겠습니다.

▲ 저희의 삶이 주님께 얼음 냉수 같기를

기도로, 재정으로 후원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일일이 인사드리지 못했습니다. 좋으신 하나님께서 하늘의 은총으로 함께 해 주시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다시 한번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원정하 선교사 연락처입니다.

카톡 ID : nazirite3
인도 전화 : 09769942585
국제 전화 : 070-8283-2585
블로그 주소 : http://blog.naver.com/nazirite33
페이스북 주소 : https://www.facebook.com/jonah.won.9
카카오스토리 계정 : nazirite3@hanmail.net, 아이디 : wonjung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