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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에게 씨암탉을 잡아주는 이유-삼계탕
임석한  |  skygrac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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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년 06월 02일 (화) 22:37:36
최종편집 : 2020년 06월 02일 (화) 22:51:17 [조회수 : 4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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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장모가 사위에게 씨암탉을 잡아주었던 이유가 두 가지 있는데 그 중 한 가지는 양기가 넘치는 닭을 먹여 아들 딸 많이 낳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주역(周易)에서 닭은 양기가 넘치는 동물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사위가 다섯 가지 덕을 갖춰 출세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한나라 때 서적인 한시외전(韓詩外傳)에서는 닭을 다섯 가지의 덕을 두루 갖춘 새라고 했다. 머리에 쓴 벼슬은 문(文)을 상징하고 다리를 들고 싸우는 것은 무(武)이며 적을 보면 치열하게 덤비는 것은 용(勇)이라 했고 먹을 것을 보고 다투지 않는 것은 인(仁)이고 때가 되면 시간을 알려주는 것은 신(信)이라고 했다. 이렇듯 사위에게 장모가 잡아주는 씨암탉에는 딸의 행복을 소원하는 친정어머니의 사랑이 담겨 있는 것이다.

지난 월요일 중랑구에 있는 신내교회에서 라오스평화선교회 창립총회에 참석하였다. 최근 새로 지은 예배당이라 현대적이면서 따뜻한 느낌의 깔끔한 교회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예배와 회의를 마친 후 신내교회에서 제공해주신 점심메뉴는 삼계탕이었다. 깔끔하고도 담백한 국물의 깊은 맛이 참 좋았다. 보통 삼계탕은 작은 닭을 사용하는데 옆에서 함께 식사하시던 선배목사님은 절반을 남길 정도로 닭이 컸다. 푸짐하게 대접하려는 교회의 정성스런 마음이 마치 씨암탉을 잡아서 사위를 대접하는 장모의 마음처럼 느껴졌다.

닭을 재료로 하는 음식들 중 삼계탕은 복날에 주로 먹는 여름철의 대표적인 보양음식으로 인삼, 대추, 생강, 마늘, 밤, 황기, 찹쌀 등의 재료들을 닭 한 마리의 배 속에 넣고 함께 고아서 만드는 한국 요리 중의 하나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삼계탕을 먹었을까? 중국 진나라 진수가 편찬한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마한에 긴꼬리닭이 있다“는 기록으로 보아 우리나라에서 닭을 사육한 역사는 2,000여년 이상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만큼 오래 되었지만 삼계탕의 역사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삼계탕의 원조 격인 음식이라 할 수 있는 닭백숙은 삼국시대부터 먹었고 조선시대에도 엄연히 존재했지만 닭국에 인삼을 넣어서 끓인 닭요리에 대한 기록을 조선시대에는 찾을 수가 없다.

오늘날 삼계탕의 시작은 일제 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강점기 때 여러 부잣집들에서 백숙이나 닭국물에 인삼가루를 넣어 만든 것이 오늘날 삼계탕의 시초였다. 그러다 1950년대에 '계삼탕'을 파는 식당이 생겨났고 삼계탕이라는 이름은 6.25 전쟁 이후 1960년대에 비로소 등장했다. 1960-70년대만 하더라도 계삼탕이라는 이름이 더 많이 사용되었지만 1990년대 이후 다들 삼계탕으로 부른다. 값싼 닭고기의 공급으로 싼 닭보다 비싼 인삼의 이름이 앞으로 나와 있는 것이 더 건강에 좋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식당 주인과 소비자들이 삼계탕이라는 이름을 선택한 것이다.

닭백숙과 삼계탕은 사실 조리법의 별 차이가 없다. 몇 가지 부재료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사용하는 닭의 크기이다. 보통 백숙은 고기용 닭인 육계나 10주 정도 자란 토종닭을 사용하고 삼계탕은 20일 정도 기른 거의 병아리 수준의 닭을 사용한다. 병아리를 먹는다는 죄책감을 줄이기 위해 삼계탕을 ‘영계백숙’이라는 부르지만 원래 영계는 3개월 정도 자란 닭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삼계탕은 일 년 중에서 가장 더운 기간인 삼복에 많이 먹는 대표적인 복날음식이다. 이 시기에 우리는 땀을 많이 흘리고 체력소모가 커진다. 이때 몸 밖이 덥고 안이 차가우면 위장 기능이 약해져 기가 허해지는데 닭과 인삼이 열을 내는 음식이라 따뜻한 기운을 내장 안으로 불어넣고 더위에 지친 몸을 회복하는 효과가 있어 여름에 자주 많이 먹는다. 그래서 체질적으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사실 삼계탕과 잘 안 맞는다.

삼계탕에 들어가는 재료는 닭과 인삼만이 아니라, 대추, 생강, 마늘, 찹쌀 등 여러 가지 부재료가 들어간다. 유독 인삼을 강조한 이름을 달고 있는 것은 인삼이 제일 비싸기도 하고 한국의 대표적인 건강식품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중 삼계탕에 들어있는 대추는 삼계탕 재료의 나쁜 성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먹지 말아야 한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는 사실무근이다. 결코 해롭지 않으니 거리낌없이 맛있게 먹어도 된다.

집에서 삼계탕을 끓이면 대부분 삼계탕전문점에서 먹는 맛이 나지 않는다. 삼계탕 집들은 닭은 닭대로 삶거나 쪄서 따로 준비하고 국물은 나름의 비법과 정성으로 오랜 시간 따로 우려내는데 비해서 집에서는 음식점처럼 국물을 충분히 우려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접 요리해 먹기보다는 삼계탕전문 음식점에서 사먹거나 마트에서 파는 레토르트제품을 구입해서 먹는 것이 훨씬 간편하다. 전복, 들깨, 흑미 등 몸에 좋다는 재료들과 함께 만들어져서 끓이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삼계탕 조리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직접 요리해보겠다면 아래의 레시피를 참고하길 바란다.


삼계탕 레시피

-재료
닭(500g), 대추(적당량), 마늘(4개), 밤(4개), 찹쌀(50g), 인삼(2뿌리), 황기(10g), 물(10컵), 다진 대파(20g), 생강즙(1t), 소금(1/2T), 흰 후춧가루(약간)

1.손질한 닭(500g) 뱃속에 대추(1개), 마늘(1개), 밤(1개)을 넣어 바깥으로 재료가 빠져나오지 않도록 막아준다.
2.5시간 정도 불린 찹쌀(50g)을 닭 뱃속에 넣는다.
3.대추(적당량), 인삼(1뿌리)을 넣는다.
4.닭다리를 엇갈리게 꼬아서 만들어 놓은 구멍 속에 끼워 넣는다.
5.황기(10g)를 40분 정도 끓여낸다.
6.냄비에 황기물(10컵), 닭, 인삼(1뿌리), 마늘(2개), 밤(3개), 대추(적당량)를 넣고 끓인다.
7.닭이 익을 때까지 센 불에서 끓이다 익으면 중 불로 줄여 30~40분 정도 더 끓인다.
8.다진 대파(20g), 생강즙(1t), 소금(1/2T), 흰 후춧가루(약간)를 섞어 소스를 만든다.
9.소스에 닭육수를 넣고 섞는다.
10.다 끓여진 삼계탕을 그릇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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