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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봄 여름만큼이나 꽃이 없어
허전한데
어디로 가서 꽃을 만날까?
가까운 곳이 아산 세계꽃식물원이라서
전화로 약속을 했다. 같이 가자고.
그러나 되돌아온 약속은 당일 비가 온다니
취소하기를 내비쳐 그러자고 해놓고 혼자 서운했다.
나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약속은 이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전화를 걸어 동행할 길벗을 찾았다.
11월 1일부터 국화축제가 있어서인지 조금 썰렁하지만
그래도 꽃과의 만남은
황홀하여 인사를 나눈다.
사진을 찍었다.
빨간꽃이 먼저 인사를 한다.
아게란덤? 보라색도 예쁘다.
1주일 후면 식물원 가득히 채워질 국화꽃과 국화향기
다시 오마고 약속을 못할
건 차 없이는 오기 힘든 곳이기 때문.
인터넷을 뒤져 버스의 노선을 물었더니
식물원 관계자는 차 없이는
힘들다고 아예 못을 박는다.
무더기 무더기 꽃이 피어있어 보기에 좋지만
이름을 몰라
서운하니, 팻말은 어디에 숨었을까.
백묘국이라고도
하고 설국이라고도 하는 이 식물은
서리를 머리에 인것처럼 하얗고 얌전하다.
아직도 시계꽃이 있어 반가웠다.
12월이면 사랑을 독차지할 포인세티아
내버려두어도 잘자라는
란타나
길에서 3천원 준 란타나가 한참동안 나를 기쁘게 해주었지.
아부틸론
이것은 브라질 아부틸론
Angel
Trumpet
소리없는 연주가 식물원 가득히
울려퍼지면
가슴으로 듣는 나그네는 행복하기만 하고.....
새로운 축제를 위한 일손은 바쁘기만 하고
이 자리를 다음엔 어떤 꽃이 차지하려나?
화단의
꽃은
뒤돌아서는 나를 보고 "잘 가라"고 빨간 손짓을
하고
노란 웃음을 띄워보낸다.
그리도 가고 싶어했던 나는
꽃과의 잠시의 만남에도
긴 여운의 기쁨을 안고 돌아와 다시 꽃과 대화를 나눈다.
이렇게 영원히 내 곁에 머물기를
바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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