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현승은 <부활절에>란 시에서 부활을 이렇게 노래한다.

“ 당신은 당신의 손으로 로마를 정복하지 않았으나 당신은 그 손의 피로 로마를 물들게 하셨습니다. 당신은 지금 유태인의 옛 수의를 벗고 모든 4월의 관에서 나오십니다. ”

이미 파릇한 새순이 돋는 4월이면 부활은 천지에 충만하다. 예수의 부활은 모든 부활을 가능케 하는 마중물이요 우주 부활의 한 정점이다. 예수의 부활은 몸의 부활을 넘어 예수 운동의 부활이다. 그런 의미로 보면 예수의 부활은 예수가 목숨을 걸고 이루려고 했던 하나님 나라의 부활이며 하나님 나라 건설에 목숨을 걸었던 예수 제자들의 부활이다. 부활은 죽음을 치열하게 산 것들이 맞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다. 인류는 예수의 부활로 역사의 부활을 경험한다. 역사의 부활을 경험한 자들이 역사 변혁의 주체가 되고 예언자가 된다. 이것이 기독교 신앙의 신비이다.

  21대 총선이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국민들은 보수 야당을 심판하고 개혁 세력에 힘을 실었다. 문재인 정부는 미루었던 적폐 청산에 나서야 하는 역사적 사명을 갖게 되었다. 세월호 진상규명 및 언론, 사법, 재벌 개혁을 단행해야한다. 불필요한 개발정책을 중단하고 국민의 권익을 보장하고 억울한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어야 한다.

  지난 4월 16일, 우리는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았다. 박근혜 정권 3년, 문재인 정권 3년 동안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다. 유가족들은 자식들이 왜 그렇게 갑자기 떠나야했는지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기위해 국회와 광화문은 물론 팽목항, 청운동과 홍대 앞에서 또 전국어디든지 달려가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해 호소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유족들의 요구는 거절당했다. 하루 속히 진상이 규명되어 책임자를 처벌하고 다시는 이런 끔찍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안전사회를 구성하는 일은 유족들의 뜻 이전에 우리들의 책무이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세계를 강타하여 참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전 인류를 가택 연금시켰고 대부분의 나라들이 출입국을 차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항공업, 관광 관련 산업은 물론 식당 등 자영업이 줄줄이 도산하고 있으며. 경제 상황은 최악을 맞고 있다. 그간 자신만만했던 삶이 얼마나 문제투성이인지 절감하고 있으며 조만간 식량 대란이 일어날 것이란 보도도 있고 보면 인류의 미래는 암울한 지경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인류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간 얼마나 잘 못 살아왔는지를 배우는 중이다.

  종교도 전환이 일고 있다. 예배당 예배 중심에서 다양한 예배 형태가 시도되고 있다. 가정예배, 인터넷 영상예배, 자동차 예배, 자연소풍예배, 그룹예배 등등, 예배에 대한 성서적 전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예배당 예배는 지속되겠지만 코로나 정국 전처럼 강력한 힘을 갖지는 못할 듯하다.

  모든 사람들이 제 숨을 평화롭게 쉬는 세상은 새로운 인간의 출현에서 시작된다. 예수를 주님으로 믿고 나아가는 사람들, 아픈 자들과 깊이 공감하고 사회적 연대를 이룬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세상이 감당할 수 없다. 주님은 늘 고난의 현장에 계셨다. 이제 기독교는 예배당 예배가 아닌 고난의 현장으로 나아가 예배해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