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집에서 머무르며 소일거리로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달고나커피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달고나 커피는 차가운 우유 위에 커피와 설탕, 따뜻한 물을 1:1:1로 섞어서 400번 저은 후 만들어진 크림을 얹어 먹는 커피로, 실제 달고나가 들어가진 않지만 그 맛이나 완성된 크림의 모양이 달고나를 연상시켜 붙은 이름이다. 나는 아직 달고나커피는 만들어보지 못했지만 대신 지난 2주 동안 집에서 다양한 요거트를 만들어 먹고 있다.

요거트는 유산균을 이용하여 우유를 발효시킨 발효우유를 말한다. 요거트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 오랜 먹거리 중 하나이다. 요거트는 치즈, 버터와도 친척관계인데 모두 유목민들에게서 유래됐다. 역사학자들에 의하면 요거트의 기원은 BC 6000년 전 신석기 시대 중앙아시아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동의 유목민들은 요거트가 우유의 영양분을 효과적으로 보존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이 요거트가 1600년대 터키를 통해 북미지역을 포함해 유럽과 세계 각국으로 전파되었다. 현재 요거트는 올리브유, 낫토, 김치, 렌틸콩과 함께 미국의 권위 있는 건강잡지 '헬스'가 선정한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되었다.

요거트, 요구르트, 야쿠르트를 서로 혼동하는 사람이 많다. 요거트와 요구르트는 같은 것이다. 요구르트는 단순히 요거트(yougurt)의 발음의 차이이다. 하지만 야쿠르트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연황색 음료로 유산균이 들어있는 것은 같지만 탈지분유, 설탕, 물을 섞어 만든 것으로 제조 방법이 전혀 다른 제품이다. 요거트는 마시는 형태와 떠먹는 형태 둘 다 엄연히 존재하는데 우리는 떠먹는 형태를 요거트, 마시는 형태를 야쿠르트로 잘못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요거트하면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이름들이 있다. 파스퇴르, 불가리스, 메치니코프이다. 파스퇴르(1822~1895)는 과학적으로 유산균을 처음 발견한 프랑스의 과학자의 이름이다. 그는 포도를 발효시켜 포도주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처음 유산균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그는 유산균의 유용성은 미처 파악하지 못했고, 그저 포도주에 신맛을 나게 하는 나쁜 균으로만 생각했었다.

불가리스는 유산균의 이름을 따서 만든 제품이다. 1905년 불가리아의 과학자 스타멘 그리고로브(1878~1945)는 바실러스균이 요거트를 만든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했다, 이후 이 과학자의 모국인 불가리아를 기리는 의미로 바실러스 균의 이름을 락토바실러스 불가리커스(Lactobacillus bulgaricus)라고 부르기로 했다.

메치니코프(1845~1916)는 유산균의 효능과 효과에 대해 전 세계에 알린 러시아의 노벨상 수상자이자 생명공학자이다. 그가 우연히 발칸반도를 여행하면서 불가리아 지방에 100세 이상의 장수노인이 많은 것을 발견하였고 그 이유가 그 지방에서 평상시 먹는 요거트에 들어있는 유산균이 장내에서 증식하여, 유해균을 억제하는 등의 효과 때문인 것을 밝혔다.

집에 오래전에 구입해 두었던 요거트 제조기계가 있었다. 한동안 사용하지 않고 있다가 요거트에 대한 관심이 생겨 다시 꺼냈다. 요거트 제조기계는 다양한 형태가 있지만 우리 집 기계는 900ml 종이팩 우유를 통째로 집어넣어서 발효시키는 기계이다. 가격은 2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우유에 시중에서 판매하는 요거트를 부은 후 요거트제조기에 넣고 8-10시간 발효 후에 꺼내서 냉장고에 7시간 넣어 두고 숙성시킨 후 먹는다. 시중에 판매되는 요구르트가 아닌 집에 있던 스틱형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제품의 가루를 우유에 타서 요거트 기계에 넣어서 만들어 보았는데 역시 요거트가 만들어졌다. 물론 시중 요거트를 넣은 우유로 만들었을 때가 더욱 맛과 식감이 좋았다. 이렇게 만들어진 요거트에 딸기잼을 한 숟가락 섞어서 먹고 있다. 이렇게 원유에 다른 첨가제 없이 유산균만 넣고 발효시킨 원형 그대로의 요거트를 플레인요거트(plain yougurt)라고 한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좀 더 꾸덕꾸덕한 요거트, 일명 그릭요거트(greek yougurt)를 만들어 보았다. 요거트 제조기계에서 8시간 발효시켜 만든 요거트를 면보자기에 넣어 유청(노란액체)을 빼서 걸러준 후 7시간 숙성시키면 숟가락으로 떠먹는 꾸덕한 그릭요거트가 완성된다. 그릭요거트는 그리스 등 지중해 연안 지역에서 만드는 요거트로 면포에 싸서 유청을 짜내어 단백질 고형분만 남기는 것인데, 일반요거트보다 수분이 적어 질감과 맛이 진하다. 유당함유도 낮고 단백질과 유산균은 몇 배가 된다. 시중에 파는 불가리스의 유산균수는 2000억 이상이다. 그릭요거트는 그보다 더 유산균수가 많다.

요거트는 면역력을 높여주고 뼈와 치아 건강에 도움을 주며 골다공증 예방에 좋다. 소화를 촉진시켜주고 장건강에 유익하다. 변비를 해소해주고 장관련 암을 억제해주고 과민성 대장 증후군 완화해준다. 또한 체내에 있는 알루미늄을 비롯한 각종 유해 성분을 제거, 해독해주고 당뇨병의 위험을 감소시켜주며 다이어트와 고혈압, 피부미용에 도움을 준다.

혹시 요거트 제조기가 있다면 꺼내서 활용해보길 바란다. 요거트 제조기 없이 요거트 만드는 법도 있다. 우유(1L)와 유산균발효유균(1개)을 섞어준 뒤 뚜껑을 덮고 24시간 발효시키면 된다.

발효와 숙성의 시간과 기다림의 과정을 통해 인간에게 더 유익한 건강을 주는 요거트처럼 사람의 인격도 숙성이 필요하다. 아무리 똑똑하고 탁월한 능력과 기술을 갖고 있다 해도 그 인격이 숙성되지 못한 사람은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지탄을 받는다. 신앙인들 또한 마찬가지다. 성경의 지식을 많이 알고 있고 봉사를 열심히 한다 해도 신앙의 숙성여하에 따라 그 사람의 맛이 달라진다. 숙성된 신앙인의 맛이 없기에 존경의 대상이 못되고 사회로부터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잘 숙성된 요거트처럼 잘 숙성된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