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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씨구! 봄이로구나.
황은경  |  hallofreun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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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년 03월 25일 (수) 23:58:22 [조회수 : 4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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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이다. 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이 주춤하였는데, 지난 월요일 대전 외출을 가면서 창밖의 경치를 보니 도시와 도로는 어느새 봄의 향연이 시작되고 있었다. 파릇파릇한 새순, 노란 개나리, 하얀 목련, 옅은 분홍의 벚꽃이 이미 만개 중이었다. 차를 운전하고 가는 중이었지만 그간 방콕으로 닫혔던 눈과 귀가 이미 와 있는 봄소리에 저절로 열리고 트이면서 연신 감탄사를 남발하게 했다. 음성은 특히 내가 사는 자그마한 마을은 아직 봄소식이 더디다. 읍내로 가는 도로 곁의 마을과는 온도차가 2도가 나서 해마다 계절 소식은 한 두주 정도 늦게 도착하곤 한다. 그 덕분에 나는 봄꽃을 이주 정도 더 늦게까지 감상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중학교 때 제천 시내에서 송학면으로 이사를 가서 3년 정도 산 적이 있었다. 그때도 지금처럼 산 아래의 집에서 살았는데 지금과 다르다면 그때는 달랑 우리집과 이웃집이 전부였다. 그때 나는 학교 수업을 마치면 보충수업이 없었던 시절이었기에 곧장 집으로 달려왔다. 그리고 산과 들로 쏘다녔다. 종종 산꼭대기까지 올라갔다 내려오기도 하고, 책 한 권 들고 집 바로 옆에 있는 야산에 들어가 해가 떨어질 때까지 나무에 기대어 공상과 몽상에 젖어 내려오기도 했다. 가끔 옅은 잠을 자다가 푸드득 날아오르는 새소리에 깜짝 놀라 깨기도 하고,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어그적거리며 산을 내려오기도 했다. 그때도 난 방콕 여행을 혼자 여유롭게 보내는 재주(?)가 있었다. 봄, 여름, 가을이 주는 나만의 계절 여행으로 사춘기 반항은 소리소문 없이 지나갈 수 있었고, 겨울은 집 안에 콕 박혀 라디오 하나로 상상의 나래를 무한대로 뻗어가게 했다. 우스갯소리지만 당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아나운서의 목소리에 반해 엄청 멋질 것이라던 설렌 감정은 텔레비전이 들어오는 순간 와장창 깨져버려 그 서운함을 달래느라 여러 달 울적했다. 여하튼 감성 풍부한 사춘기 시절, 자연과 함께 한 시간 덕분에 지금 이렇게 다시 농촌에 내려와 그때의 봄을 추억하며, 금년의 봄맞이를 하고 있다.

이웃에 다섯 살 된 남자 아이와 올해 초등학교를 들어가는 여자 아이가 있다. 코로나19로 입학이 미뤄진 상태라 두 아이는 나만큼이나 방콕 중이다. 그런데 두 아이는 엄청 잘 논다. 정말 신나게 논다. 기온이 어느 정도 올라갈 때가 되면 밖에서 들려오는 두 아이의 소리가 매우 흥겹다. 잠시 일손을 놓고 아이들의 소리를 따라가면, 누나와 동생은 사방이 놀이터가 된 집 앞 마당과 밭과 산과 길가에서 매일 최선을 다하며 놀고 있다. 돌맹이, 흙, 나뭇가지, 꽃, 솔방울 등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이 그들의 장난감이 되었다. 초등학생이 되는 여자 아이는 손재주도 제법 있어 다양한 재료로 그럴듯한 예술품을 뚝딱 만들어 내기도 한다. 아이 엄마의 말에 따르면, 작년에 도시의 아파트에 살 때는 아이들이 소리치며 뛰는 것이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이웃과의 갈등 때문에 엄청 자제를 시켰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의 행동이 매우 위축되어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이곳에 온 뒤로는 그런 걱정이 없어서 무척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하였다. 그 아이 둘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봄맞이에 한창이다.

봄의 향연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정화시켜 주고 있다. 코로나19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연분홍 치마와 노란 저고리를 연상시키는 꽃들과 병아리 솜털만큼이나 가볍고 귀여운 새싹들이 이 산 저 산, 이 마을 저 마을, 이곳저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피어나면서 우리의 일상을 일깨우고 있다. 죽음의 그늘과 같은 골짜기가 세상에 내려진 듯 상한 마음이 가득하였는데 그 기운 때문인지 금년 춘삼월의 새 생명들은 그 어느 때보다 반갑고 기쁘고 고마울 수가 없다. 고개를 들고 마음을 여니 이미 와 있는 봄이 한가득이다. 오늘 오후 집 뒤의 커다란 벚꽃나무 아래서 캠핑용 의자를 펼쳐놓고 앉아 이웃과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나눴다. 우리 옆에는 두 아이가 봄날의 햇살만큼 평화롭고 경쾌하게 깔깔대며 놀고 있었다. 그 다정한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나 또한 오는 봄을 최선을 다해 맞이했다. 참 아름다운 계절, 얼씨구나! 봄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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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석 (218.153.165.20)
2020-03-26 01:35:10
가사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않지만

먼 옛날 이 연못엔 예쁜 붕어 두마리

살고 있었다고 전해 지지요 깊은 산 작은 연못

어느 맑은 여름날 연못 속에 붕어 두 마리

서로 싸워 한 마리는 물 위에 떠오르고

여린 살이 썩어 들어가 물도 따라 썩어 들어가

연못속에선 아무것도 살 수 없게 되었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죠


푸르던 나뭇잎이 한잎 두잎 떨어져

연못 위에 작은 배 띄우다가 깊은 속에 가라앉으면

집 잃은 꽃사슴이 산 속을 헤매다가

연못을 찾아와 물을 마시고 살며시 잠들게 되죠

해는 서산에 지고 저녁 산은 고요한데

산허리로 무당벌레 하나 휘익 지나간 후에

검은 물만 고인 채 한없는 세월 속을

말 없이 몸짓으로 헤매다 수많은 계절을 맞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죠.

코로나19 = 기생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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