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눈을 이야기하기로 맘을 먹었으나 참 막막합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괭이눈을 본 것은 아니지만 꽤 여러 종류를 보았기에 어느 것 하나만 선택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지요. 생각하다가 제일 먼저 이름을 알았고 제일 먼저 만났으며 제일 눈에 띠고 제일 환한 ‘금괭이눈’을 골랐습니다. 그때는 ‘선괭이눈’이나 ‘산괭이눈’을 만났어도 ‘금괭이눈’으로 알았을 겁니다. 금괭이눈이 괭이눈의 대명사라 해도 과장은 아닐 것입니다. ‘흰괭이눈’이 더 예쁘기는 한데 말이죠.

천마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천마괭이눈’이라고도 불렸습니다. 계곡 물가를 좋아하나 봅니다.  꽃이 진 후 맺히는 씨앗의 모양이 고양이 눈을 닮아서 괭이눈이지요. 갖고 있는 씨앗 사진은 ‘애기괭이눈’입니다. 대부분의 괭이눈 잎들은 꽃이 필 무렵이면 노랗게 변해 꽃보다 더 화려하게 빛납니다. 벌과 나비를 더욱 많이 불러들여 후손을 풍성하게 남기려는 이 생존전략에 금괭이눈이 앞장서고 있지요. 수정이 끝나면 원래 이파리 색으로 돌아갑니다.

들여다볼수록 화려하기 그지없습니다. 무리지어 핀 모습은 금가루 속에서 장난 친 어린아이처럼 배시시 웃고 있습니다. 한칸한칸 작은 방에 꼭꼭 숨겨둔 것을 무엇일까요. 하나, 두울, 세엣, 네엣,,,네개의 문을 열어보고 싶습니다. 네모난 꿈을 품고 키우는 네모난 계절이 불쑥!! 튀어나올 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행복한 상상을 하게 만들어 주는 금괭이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