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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찌개갈등
박효숙  |  hyosook05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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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년 02월 12일 (수) 22:50:02 [조회수 : 4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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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집사님은 남편이 직장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쯤 되면 늘 맛있는 찌개를 보글보글 끓여 놓고 기다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유난히 음식에 정성을 들인 날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거칠게 말다툼을 한다고 합니다.

찌개가 몇 차례 가스 불 위에서 끓고 나면, 원하는 맛이 안 나고, 맛이 점점 없어지는데, 금방 온다던 남편은 연락 없이 늦게 집으로 돌아온다 합니다.

처음에는 맛있게 먹을 남편을 생각하고 설레다가, 또 잠깐은 걱정을 하다가, 한편으로는,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아 슬슬 화가 끓어오르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뒤늦게 허둥지둥 남편이 들어오면, 자초지종을 묻지도 않고, 아예 문을 닫고 방에 들어가 버리거나, “이렇게 늦게 올 거면~ 전화라도 좀 하지, 어쩜 당신은 왜 늘 그래요!” 하면서 화난 얼굴로 초등학생을 혼내 듯이 핀잔에, 투정에, 비난까지 수북하게 잔소리를 늘어놓게 되고, 찌개 끓일 때의 마음은 온데 간데없어지고, 티격태격 싸움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부부 사이의 사소한 말다툼과 충돌은 더 오래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필요악입니다. 물론, 의사소통이 잘 되어, 모든 문제를 대화로 하나하나 해결해 가면 더 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오래 함께 살다 보면, 서로 다 알 것 같지만, 말다툼을 통해 겨우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게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말다툼을 통해 당면한 현실적인 문제를 깨닫게 되고, 간혹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부부는 서로를 성장시키는 거울입니다.

 “아, 우리 남편(아내)이 원하는 것이 바로 그 거였구나!”

대개의 갈등 요인은 서로에 대한 높은 기대치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기 마련입니다. 상대가 “그러마” 약속한 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혼자 기대하고, 그 기대 때문에 좌절합니다. 그리고 그 좌절감을 상대를 향해 쏟아 붓습니다. 때때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이 기대하는 바를 무언의 규칙으로 규정지어 놓고, 상대를 강요하기도 합니다.

 “남편(아내)이면 당연히 이 정도는 해줘야지...”

무언가에 화가 났다는 것은 당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감정적인 문제가 있음을 알리는 마음의 경고입니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마음의 신호입니다. 화가 나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화를 내는데 있어서의 대처 방법과 대처기술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말다툼이 거듭됨에도 불구하고, 계속 같은 문제로 다투고 있다면, 심각하게 자신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왜 난 항상 이 문제에 걸려 넘어지지?”

모든 다툼이 다 그렇지만 부부 간의 다툼에는 특히 기술이 필요합니다. 불만이나 화난 감정을 표현할 때, 공격적인 덤비는 태도로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지 말아야 합니다.

아무리 화가 났더라도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언어사용을 금해야 합니다. 부부갈등으로 마음을 닫고 나면, 몸도 닫히고, 부부관계가 감정이 빠져버린 빈 강정 같이 되어 버립니다. 파국에는 수습이 안 되어 사소한 문제로 갈라서게 되기도 합니다.

부부는 30년 가까이 제 각각의 삶을 살아온 사람들입니다. 하루 아침에 결혼하여 부부가 되었다고 하여, 의견이 일치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의견을 일치하려고 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님을 받아들여야 서로가 보이고, 관심이 생기고, 깊이 있는 부부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걱정했어요~집에 올 시간이 지나도 안 오면, 별별 생각이 들어서 불안하고 힘들어요”

“그랬구나, 많이 기다렸구나. 앞으로는 늦거나 갑자기 다른 일이 생기면, 꼭 연락할게. 미안해~~”

자신의 본심(분노 표현)이 갈등을 유발하고자 함이 아닌 당신을 향한 사랑임을 눈치 채도록 진심을 담아 이야기해야 합니다.

약속을 못 지키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서로 읽어주고 공감해준다면, 늦은 시간, 식은 찌개를 먹더라도 사랑이 꽃피는 식탁이 될 것입니다.

 

박효숙목사

청암크리스챤아카데미/목회상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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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222.100.38.174)
2020-02-13 13:19:44
신뢰부족으로 발생하는 문제라면... 그건 바로 지옥이다!
어느 일방이 일방적으로 구축한 환상(남편은 내가 원하는 시간에 와서 내가 맛있게 끓여놓은 찌개를 맛있게 먹고 나를 더욱 더 사랑해줄 것이다)이 깨어지면 삐치고, 반대로 타방이 일방적으로 구축한 환상(여편은 갑자기 나타난 친구 만나 저녁 먹고 들어가도 이해해줄 것이다)이 깨어져 상호간에 삐치면... 이게 무슨 진정한 부부인가? 마지못해 살아가는 부부지. 서로 신뢰하지 못하고 혹시 바람피운 게 아니냐? 등으로 의심하면서 평생을 살아가는 건 참으로 못할 짓이다.

소크라테스가 되어 ‘마누라 보이’로 살아가는 경우도 있고, 안나 카레리나가 되어 ‘바람둥이 걸’로 살아가는 경우도 있고, 톨스토이처럼 마누라 싫다고 도망치다 죽은 ‘客死 보이’가 되는 경우도 있고, 신성일처럼 마누라 싫다고 ‘別居 보이’가 되는 경우도 있다.

늦게 일어나는 엄앵란이와 새벽에 득달같이 일어나는 신성일이의 경우 식성도 틀리고, 기호도 틀리고... 서로 일치하는 게 별로 없었다고 한다. 신성일이가 학~~을 떼서 아예 집을 나와 버렸다고 한다. 이 부부는 상호신뢰 부족 때문이 아니라 性向이 정반대라서 문제가 되었다.

상호간에 신뢰하지 못하면서도 이런저런 사정으로 억지춘향 격으로 살아가는 건 지옥이다. 상호신뢰 문제가 아닌 다른 문제 때문이라면, 둘 중 하나라도 이해심이 있다면 소크라테스類나 엄앵란類로 살아갈 수도 있겠지만, 서로 믿지 못해 난리치는 것이라면 이거야말로 완전 지옥이다. 이런 경우에는 별거나 이혼을 고려해봐야 한다. 꾹 참고 있다가 남편 정년퇴직하고 백수가 되면 그때 복수하는 방법도 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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