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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왜 아직까지?
박인환  |  gojumo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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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년 01월 31일 (금) 18:57:33
최종편집 : 2020년 02월 06일 (목) 05:14:53 [조회수 : 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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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하나:41년 전, 갑자기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기골이 장대하고 미남이시고 호인이셨던 아버지, 한 인간으로서 품격을 갖추셨던 좋은 아버지였지만... 사람이 가진 것을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는 세상에서 우리 아버지가 그렇게 알아주는 이 없이 돌아가셨다는 생각에 허무하고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조문 차 오신 이웃 어른들이 아버지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하고 생전의 좋았던 기억들을 얘기해 주실 때 위로가 되었다. 아버지를 기억해주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 고마웠다.

이야기 둘:78개월 전, 우리교회 이장로님의 20살 된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하였다. 장례를 치룬 후 두어 달 지나 교회마당의 느티나무 가지를 잘라놓았던 것으로 십자가를 만들었다. 나무지름 10cm 정도 길이 1m 정도이다. 우리교회 박장로님과 함께 그 아이의 유골이 묻힌 산에 올라갔다. 장로님은 시멘트 한 포를 지고 나는 어깨에 십자가를 짊어지고 손엔 물통을 들고. 정성 다해 만든 십자가를 무덤 앞에 정성껏 세워주고 내려왔다. 먼저 간 아이와 아들을 잃고 슬퍼하는 장로님가정을 위해 그것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 같아서 괴로웠고 그것은 오늘까지도 진행형이다.

이야기 셋:69개월 전, 416참사로 우리교회 전도사님의 딸 예은이가 희생되었다. 그 예쁜 아이가... 목사가 그 무엇으로도 그 가족을 위로할 수 없다는 데서 오는 절망감을 느꼈다. 그 때부터 세월호 노란리본뱃지를 달고 다닌다.

 사람들이 묻는다. “당신은 왜 아직까지 세월호리본뱃지를 달고 다니는가? 보기에 불편하다.” “세월호리본뱃지를 달고 다니는 것은 정치적인 것 아니냐”라고.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1.“노란리본뱃지는 ‘희생자를 기억하는 의미로 다는 것이지 정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2.“우리교회 아이가 희생되었는데 담임목사가 뱃지를 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 아닌가?”
3.“세월호 뱃지를 달고 다니는 사람만 봐도 세월호유가족들은 위로를 받는다고 한다.”

 그러면 그들은 또 이렇게 말한다. “추모와 기억은 마음속으로 하는 것이지 남을 불편하게 하면서까지 겉으로 드러내는 것 아니다.”라고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진실일 경우가 많지만, 겉으로 표현되지 않는 기억과 추모는 없는 것”이라고.

 내가 세월호뱃지를 달고 다니는 것이 여러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다는 것을 요즘 새삼스러이 깨닫는다. 유감스럽고 미안한 일이다. 그러나 내가 뱃지를 달고 다니는 것만 보아도 유족들이 위로를 받을 것을 생각하니 쉽게 뗄 수는 없다.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믿는다. 그리스도인은 “우리에 안전하게 있는 99마리 양을 두고 잃어버려진 1마리 양을 찾아 나선다”는 예수님의 선한목자비유를 알고 있다. “왜 더 숫자가 많은 우리 99마리 양을 두고 1마리밖에 안 되는 양을 찾아가느냐”고 항의하는 양이 있다면 그는 어리석은 자가 아닐까? “아, 우리 목자는 혹시라도 내가 잃어버려졌을 때 저렇게 애타게 찾아다니시겠지.”라고 생각할 줄 아는 양이야말로 믿음 있고 지혜로운 양이 아닐까?

 내가 느티나무십자가를 만든 것과 세월호뱃지를 달고 다니는 것은 결코 다르지 않다. 잊지 않고 기억함으로써 이웃의 도리를 조금이라도 하고 슬픔 당한 자에게 조금이라도 위로를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주님께 조금 더 가까이 가는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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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석 (121.132.47.48)
2020-02-06 06:11:26
목사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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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222.100.38.174)
2020-01-31 21:36:31
성경책 옆에 끼고, 참전용사 복장하고 다니고, 세월호 리본 달고...
성경책 옆에 끼고 다니는 사람들 보고 “너, 진짜 예수쟁이냐?”라고 비아냥거리고, 군복차림으로 시내를 활보하는 참전용사들 보고 “너, 너 혼자만 군대 갔다 왔냐?”라고 비아냥거리고, 세월호 리본 달고 다니는 사람들 보고 “너, 부모 죽었을 때 3년喪은 지내기는 했냐? 남을 그렇게 생각하는 정도라면 父母喪은 족히 10년은 넘게 지낼 것 같구먼!”이라고 비아냥거려도 아무렇지도 않고 무덤덤해야 正直한 사람이리라.

남들이 비아냥거린다고 뭔가 찜찜해한다면 그는 진정한 예수쟁이도 아니고, 진정한 군바리도 아니며, 진정한 세월호 추모자도 아닐 확률이 높다. 누군가가 “너, 진짜 맞아?”라고 비아냥거리자 뭔가 고상한 것을 뽐내고 싶어 안달하는 外飾꾼이 그의 참 속내를 남에게 들켜 안절부절못하며 무안해하는 게 아닐까?

자기가 고심 끝에 선택한 價値觀을 부끄러워한다면, 예수쟁이 표시 안 나게 성경책을 가방 속에 집어넣고 다니고, 군바리 표시 안 나게 군복을 벗고 다니고, 세월호 노란리본 흉보는 눈초리가 따갑다면 리본 떼고 다니는 게 正直하지 않을까?

입으로 예수 믿는다 하며 십자가 들고 아주 크게 설치는 사람(그럴 듯하게 外飾하는 사람)이 반드시 예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는 것은 아닐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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