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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목사들 처지
지성수  |  sydneytax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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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년 01월 09일 (목) 11:28:53 [조회수 : 5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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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한국에 가면 여러 층의 사람들을 만났다. 있는 사람, 없는 사람, 높은 사람, 낮은 사람, 목회자들, 그 중에서 목회자들이 제일 세상 편한 사람들이었다. 형편이 좋아서가 아니다. 그 분들은 자기 교회 걱정뿐 도무지 세상 걱정이 없기 때문이다. 기껏 해 보았자 세상에 대하여 개탄하는 것 뿐. 세상의 변화를 위해서,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숟가락 하나 옮길 의지가 없는 분들이다. 예수가 싸웠고 그러다 그들에 의해 죽었던 세상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다. 세상과 유리된 교회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것이 어찌 목사들 만의 탓이겠는가? 한국 교회 목사들은 생태적으로 교인들의 비위에 맞추어야 살아 남을 수로 있으므로 예수의 뜻을 그대로 전하고 따라서 살기 보다는 교인들의 관혼상제는 기본이고 백일잔치, 돌잔치, 이사, 개업, 입원, 퇴원 등등 , 크고 작은 각종 행사에 쫓아다니면서 복을 빌어 주기에 바쁘다. 그러나 보니 목회자들의 머릿속에 이런 자잘한 일만 가득하니 자연히 자질구레한 기도만 늘고 역사, 민족, 환경, 정의, 평화, 기아문제 등등 큰 일에는 관심을 가질 수가 없다. 하나님의 뜻을 따르느라고 힘이 든 것이 아니라 교인들이 혹시라도 삐질까 싶어서 비위를 맞추기에 급급하다. 이러다 보니 자기 속을 쉽게 내보이는 솔직 담백함 보다는 어떤 상황에서도 속을 들어 내놓지 않는 능구렁이가 몇 마리 들어앉아 있어야 목회를 할 수 있다. 실제로 목회 현장은 사방이 지뢰밭이라 어디서 언제 문제가 터질지 몰라서 그저 조심하는 것이 상책이라서 전후 좌우 위 아래로 눈치 살피기가 바쁘다.

내가 알던 프랑스 신부는 한국에서 사목을 할 때 국회의원에 당선된 본당 교우가 “신부님께서 기도해주셔서 당선될 수 있었기에 감사 드린다”고 인사를 건네자, “그런 기도는 한 적이 없어 미안하다”고 했다지만 한국의 목사들에게 그런 일이 있을 수가 없다.

목회가 먹고 살만한 직업이 되지 못하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서 목회로 먹고 살아야만 하는 목회자들은 힘겹다. 평생 동안 목회를 해온 목사가 은퇴 후 거처할 집, 먹고 살 생활비가 보장되는 것은 매우 드물다.

대부분의 목사들은 가난하다. 내 경험에서 볼 때 가난한 이들은 멀리 보지 못하고 당장의 눈 앞에 것 밖에 볼 줄 모르고 부자들은 세상을 넓게 멀리 볼 줄 안다. 그러나 그들의 눈에는 당장의 배고픈 자들의 현실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가난한 자가 멀리 넓게 볼 줄 안다면 구원을 받은 것이고 부자가 당장의 배고픈 자들의 현실을 볼 수 있다면 구원을 받은 것이다.

오로지 먹고 살기 위해서 싸움을 하는 사람들에게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아야 하느니라.” 고 하는 말은 약 올리는 이야기일 수 있다.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예수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게 아녀~.” 라고 한 것은 떡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전혀 없는 부자들에게 한 말 일리가 없다.

만일에 그런 부자들이 예수의 말을 들었다면

“하몬, 그렇고 말고, 사람이 교양도 있어야 하고, 학식도 있어야 하고 문화생활도 할 줄 알아야지 사람이 밥만 먹고 산당가?” 이렇게 맞장구를 쳤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 말은 당장 오늘 먹을 밥 외에는 생각할 겨를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한 말이다. 그러니까 이 말은 ‘당장 밥을 못 먹는다고 굶주린다고 비참해지지 말자. 비록 주린 배를 움켜잡더라도 더 가치 있는 것을 바라보자.’라는 말일 것이다.

예수 입장에서는 배고픈 자에게 쌀 한 톨 보태줄 수 없지만 밥 때문에 다른 것을 전혀 못 보는, 그래서 결과적으로 배고픈 자가 더 비참해지는 꼴을 걱정하신 것이다. 오늘 이 시대에 가난한 목사들이 의지하고 나가야 할 말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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