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놈은 싸우고 한 놈은 말리고.

이른 아침 산책길

까치 두 마리 땅바닥에 뒤엉켜 싸웁니다.

하늘에선 독수리가 노려보고,

바위틈에선 덩치 큰 아나콘다 째려보고,

길고양이도 엎드려 숨죽이며 기회를 엿봅니다.

둘이 싸우다 지쳐 쓰러지면

먼저 다가가 삼켜버리기 위해서지요.

동종끼리 싸우면, 싸우는 놈들만 손해지요.

동료 까치 날아와 뒤엉켜 싸우는 친구를 말립니다.

모두들 잡아먹으려 기회만 보는 때에

그래도 동종이라고 다가와 싸움을 말리는군요.

때론 동물의 감각이 인간의 생각을 앞섭니다.

6.25 전쟁이 발발 했을 때도 이른 아침이었지요.

남과 북 한민족은 특별한 이유 없이

제국주의자들의 이데올로기에 놀아나 서로 싸웠고

제국주의자들은 야수처럼 지켜보고 있었지요.

그러다 우리가 싸우다 지쳐 쓰러졌을 때

서로 달려들어 우리를 나눠 먹고 분단국가 만들었지요.

요즈음 잠시 한반도에 평화가 오는 듯하더니

대국들의 농간(弄奸)에 다시 또 긴장이 고조됩니다.

평화를 지켜준다는 명분으로 남의 나라에 전쟁무기 배치하고

여차하면 한반도는 전쟁터가 되겠지요.

만일 한반도에 전쟁이 터지면

세계경제가 부진한 때에 무기 팔고 물자(物資) 팔아 경제 특수 누리고

자기 나라와 국민은 아무상처 입지 않고 우리민족만 망가지겠지요.

오! 선하고 순박한 배달의 민족이여.

또다시 제국의 야욕과 농간에 놀아나서야 되겠는 가요!

동족이 싸우면 서로 손해만 날 뿐.

정권욕으로 혈안이 된 모리배들에 의해

민심은 좌와 우로 첨예하게 갈렸으니

누가 뜯어말릴 사람도 없군요!

까치들은 싸움을 멈추고 공중으로 날아갔습니다.

이제 우리가 화해할 차례입니다.

남을 개입시키지 말고

우리끼리 평화를 이루어야 할 때입니다.

이번 기회 놓치면

다음 기회는 언제 올지 모릅니다.

주여! 우리 민족에게

선과 악을 구별할 줄 아는 지혜를 주소서.

모리배들에 의해 민심이 더 이상 양분되지 않게 하옵소서.

선한양심이 승리하게 하소서.

이 땅에 평화를 주소서.

하나님의 정의가 이루어지게 하옵소서.

2019년 12월 25일 성탄일.

한반도의 평화를 생각하며 적다.

-필리핀 선교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