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이계선 칼럼
주라기공원 옆으로 이사간 목사
이계선  |  6285959@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19년 12월 18일 (수) 00:05:03
최종편집 : 2020년 01월 20일 (월) 02:15:00 [조회수 : 1068]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맨하탄 천도(遷+都)를 포기하자 아내는 우울했다.
“당신이 돌섬을 버리고 맨하탄으로 이사가는 게 싫다고 해서 그만뒀지만 솔직히 서운해요. 앞으로 죽을때 까지 더러운 시영아파트에서 살걸 생각하니 끔찍하네요”

그런데 마지막으로 다섯 번 째의 연락이 왔다.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으니 같은 동내라 돌섬을 떠나는 게 아니다. 찾아가 보니 이스라엘 시니어아파트(jasa)였다.  엘리트 민족으로 통한다는 유태인이 운영한다니 맘에 들었다. 오케이 싸인을 하고 들어가 봤다. 겉으로 보기에는 시영아파트와 다를 게 없었다. 싸이즈가 같고 구조도 비슷했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별천지. 복도부터 깨끗하다. 우리가 살게될 아파트는 9층 동남방향이다. 하루종일 햇빛과 바다바람이 들어오고 있었다. 아내가 좋아했다.
“10년을 살았던 먼저아파트와는 180도달라요. .호텔로 처도 손색이 없을거에요”

사실 이 자리는 호텔이들어설 자리였다. 80년전 뉴욕주정부는 파라커웨이를 제2의라스베가스로 만들기로 했다. 케네디공항에서 보면 파라커웨이는 마이아미의 키웨스트를 연상케한다. 동서로 가늘고 길게 뻗어 내려간 파라커웨이는 떠있는 섬이 서쪽나라로 흘러가다가 잠깐 머물고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뉴욕시는 해변을 돌아 고공을 뚫고 달리는 고공전철을 시설했다. 사업의귀재 유태인들은 어느새 3개의 관광 호텔을 지어 놓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 저항세력이 들고일어났다.케네디공항 뛰쪽에 있는 파라커웨이는 가난한 어민들이 사는 어촌마을이다. 정부시책에 반대하고데모할만한 원주민들이 못됐다. 공항근처 Five Town주민들의반대에 힘입어 궐기하게 된다.
“파라커웨이의 도박도시 개장을 반대한다.청소년들의 정서를 망치게 하는 유흥업소를 배격한다”

강력한 항의에 정부는 포기하게 된다. 세 개의 호텔을 지은 유태인들은 관광호텔을 유태인 노인아파트로 개조한다. 유태인만으로는 채우기가 힘들어 누구던지 올 수 있게 개방한다. 그 후 파라커웨이는 노인아파트 시영아파트의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내가 이사온 아파트는 이스라엘 시니어 하우싱(jASA)이다. 어찌나 깨끗하고 아름답고 편리하고 안전한지 구중궁궐이 부럽지 않다. 이사 첫 날 밤 우리 부부는 눈을 감자마자 잠에 떨어저 버렸는데 눈을 떠보니 새벽아침이 밝아오고 있었다. 유리창문을 열던 아내가 소리쳤다.

“여보 저것 좀 봐요. 겨울 바닷가에서 8명의 남자들이 새벽낙시를 하고 있어요”  “
“참 아름다운 그림이오.. 우리는 돌섬 주라기공원으로 아침 쟈깅을 갑시다”
“쥬라기공원 이라니요?”

나는 놀라는 아내에게 돌섬 주라기공원의 유래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파라커웨이에 매주 1회씩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3가정 부부쌍쌍이니 6명이 정원이다.  종교 출신도 성품도 다른 사람들이다. 다르지 않은 것이 있다면 모두 70이 넘은 노인들이라는 것. 어느 날 알고 지내는 안동영 한동규 집사 부부로 부터 커피 한 잔 하자는 전화가 왔다. 가보니 초면의 박삼규 박희진 부부도 있었다.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었다. 노인들에게는 아주 적당한 런치스페셜이었다.

 2시간 후에 헤어지는데 누군가 “우리 다음 주에 또 만나요"라고 소리쳤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 주에 또 만났다. 다음 주는 계속되어 3년이 되어가고 있다. 매주 토요일 12시30분이면 같은 20가 던킨도너츠에서 같은 메뉴를 나누는 것이다. 이사온 아파트에서 300미터. 문제가 생겼다. 파킨슨 환자인 나는 목소리가 질 안나오고 어눌해서 말하기가 힘들다. 시끄러운 도너츠집에서 2-3시간을 대화하기가 여간 고역이 아니다.

“우리 마시다 커피 마저 들고 바닷가로 갑시다”
4분거리 바닷가로 옮겨 한시간 반 동안  자연인이 되는 것이다.
“출렁이면서 몰려다니는 저 바다가 아름다워요. 파란 하늘을 무대삼아 움직이는 저 뜬구름을 봐요… 야! 바다에서 올라오는 시원한 바다 바람이여. 장곡토의 시- 내귀는 소라껍대기 영원한 바다의 물결소리여”
 모두가 고향의 어린 시절이요. 문학소녀가 되어버린다. 바닷가 모래 밭을 걷던 우리는 공원 밴치에 앉아 대화를 나눴다.
“이 공원은 어린이 놀이터였습니다. 7블럭 짜리 스포츠원공원을 조성하여 산을 만들고 공룡들이 드나들었을 법한 조각물들을 세워 놓았지요”.

공원안에는 동그란 공 길죽한 공들이의 여기저기에 널려 있다. 철근콩리트로 만든 공이 라서 핵폭탄을 맞아도 끄덕없을 것같아 보인다. 여기 공원에 무려 50개가 넘게 널려 있다. 저게 뭘까? 앉아본다. 차갑다. 좀 있으니 엉덩이가 뜨거워 오는 느낌이다.‘아하! 공룡의 알이로구나. 둥근 놈은 암놈 길죽한 놈은 숫놈이로구나. 그런데 어미공룡은 안보이니 어떻게 부화할까?

짐승들도 산새들도 외면하지만 사람들이 품어 주고 있으면  천년 후에는 돌알을 깨고 나와 세상을 지배하는 공룡 사룡이 되겠지? 고구려 신라의 시조도 알에서 태어났다지 않던가? 알이 너무 크고 견고하여 도끼로 내려 쳐도 꿈쩍않고 짐승도 피하기만 했었다지. 집으로 데려와 따듯하게 해주니 알을 깨고 나와 고구려와 신라의 임금님이 됐다지’

나는 요즘 매일 해변을 걷는다. 마지막 코스로 쥬라기공원을 찾는다. 알처럼 둥그런 바위에 앉아 명상을 즐기고 싶기 때문이다. 아내가 깔깔 웃어 댔다.
“호호호호, 우리가 쥬라기공원 옆으로 이사온 셈이네요”
 
< 새주소>
1915Seagirt Bld #9B  Far Rockaway N Y 11691

   
▲ 알바위에 앉아 명상을 즐기고 있는 등촌이 공룡의 꿈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계선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76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1개)
 * 11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22400byte)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이기명 (121.127.76.59)
2020-02-10 06:20:09
개혁본부
많이 다이어트가 된 모습이시네요^^

저희 아버지도 군대에서 일요일에 교회 나간다고 상관으로 부터 쇠 헬멧으로
엎드려 뻣친 자세에서 머리를 강타 당하시고, 목회 말년에 파킨스로 인하여 조기은퇴 하셔서, 저와 같이 생활하시다가, 자꾸 몸이 굳어져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다가, 결국 아쉽게도 요양원으로 옮기셨는데요...

목사님의 사진을 보니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바닷가 부지런히 걸으셔서 근육 유지, 근육 부드럽게, 억지로라도 보폭 크게, 자주 웃는것 등 ... 할일 많은 하루하루, 주님과 함께 좋은 환경 누리시길 응원 합니다.

지금도 새벽에 마당 한켠에 서면 늘~ 어머니 아버지 생각에 콧등이 시끈 해지곤 합니다. 사모님께 더욱 자상하게 잘 하세요^^

축복하고 응원 합니다.
리플달기
3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