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신기하고 독특한 모양의 꽃이지요? 한여름에서 초가을에 걸쳐 피고 조금 깊은 숲에 들어야 볼 수 있는 우리나라 고유종입니다. 투구꽃과 진범, 백부자는 미나리아재비과 초오속입니다 초오(草烏)속은 모두 독성이 강합니다. 뿌리를 약재로 씁니다.

‘진범’을 제일 먼저 만난 것은 추석연휴 하루를 허락 받아 혼자 올랐던 금대봉-대덕산-검룡소 산행에서였습니다. 벌써 5년 전이네요. 그 때는 큰카메라를 들기 전이었고 핸드폰도 썩 고급지지 않았던 기종이라 화질은 많이 떨어지지만 그때 담은 진범을 올립니다. 첫 만남의 기억이 진하게 남아 있어서입니다. ‘흰진범’을 처음 만난 것은 곰배령 에서였는데 그 푸짐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다섯 장의 꽃받침은 꽃처럼 보이는데 꿀주머니를 이루는 뒷쪽 꽃받침 속에 두 장의 꽃이 꿀샘으로 들어있습니다. 꽃모양이 거의 같은 꽃으로 ‘노랑투구꽃’이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진범은 자주색이고 흰진범은 하양인데 산에서 제일 많이 만나는 것은 흰빛에 보랏빛이 섞여 있는 꽃입니다. 보랏빛이 조금이라도 섞여있으면 진범이라 불러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어쩜 이리 오리를 닮았는지 바람이 불면 금방이라도 뒤뚱거리며 꽥꽥 소리를 낼 것 같습니다. 통통하고 지저분해 보이는 저 엉덩이를 보세요. 흙 속에서 한바탕 장난을 벌인 꾸러기 오리들이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