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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나고, 함께 살리자!
김학중  |  hjkim@dream10.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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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년 12월 16일 (월) 00:19:45 [조회수 : 4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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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방송인이 운영하는 사업장은 늘 화제에 오르곤 한다. 그곳이 맛집일 경우에는 더욱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연예인 사장님’을 만날 수 있다는 매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다. 얼마 전 어느 방송인이 운영하던 이태원에 자리한 태국 음식점이 폐업을 선언했다. 해당 방송인이 개인적인 어려움을 딛고 나서 음식 사업으로 성공했던 터라, 사람들은 폐업 소식에 마치 자기일 마냥 아쉬워했다.

이태원에서도 십 수 년 간 사랑받았던 해당 음식점이 폐업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을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으로 보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이란 사전적 정의로 ‘낙후된 구도심 지역이 활성화되어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유입됨으로써 기존의 저소득층 원주민을 대체하는 현상’을 말한다. 한마디로 굴러 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십 수 년 전에 이태원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상권이 아니었지만, 언젠가부터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인기 명소가 되었고 따라서 이익을 남기려는 목적으로 새롭게 유입된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지나치게 올려 받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원주민들이 떠나야 하는 불상사가 일어난 것이다.

이러한 젠트리피케이션의 한계는 이미 여러 지역에서 불거져 나온 문제이다. 그런데 끝까지 내몰려 폐업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방송인의 사연으로, 또 다시 젠트리피케이션의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둥지 내몰림 현상’으로 명명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렇게 둥지 내몰림 현상이라는 용어는 확실히 외국어보다는 그 뜻이 와 닿는 면이 있다. 마치 새가 다른 큰 새의 공격을 받아서 어쩔 수 없이 둥지를 빼앗기게 되는 것처럼, 둥지를 지키려는 사람과 둥지를 차지하려는 사람들 간에 생기는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심 인근의 낙후 지역이 활성화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측면도 있다. 정작 문제는 이 자연스러운 현상에 동반되는 현실적인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장치나 제도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갈등 양상이 동반되는 현상에 열을 올릴 때가 아니라 모두가 합의하고 인정하는 해결 방안에 더 집중해야 한다. 불가피한 젠트리피케이션을 어떻게 최소화 할 것인지, 낙후된 지역이 활성화 되고 원주민들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만들 주체는 결국 국가와 정부가 되어야 하며, 그들의 역할에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키워드는 바로 ‘상생’(相生) 이다. 원래 있던 둥지에서 몰아내지 않고, 다른 둥지를 보호하면서 새로운 둥지를 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잔인하고 무서운 현상이라고 갈등의 목소리를 내기보다, 결국 ‘함께’하는 길이 서로를 살릴 수 있음에 대하여 더 큰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이다. 십 수 년 동안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음식점을 폐업하면서 아쉬움을 토로한 어느 방송인의 심정이 그러하지 않았을까. 둥지가 내몰리지 않도록 끝까지 맞섰지만 폐업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억울함을 토로하는 것을 넘어서서, 원주민이 새로 유입되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공간을 만들어 달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경기연회 안에는 미자립 교회와 함께 살길을 모색하는 사업이 있다. ‘더불어 비전교회 세우기’라는 프로그램인데, 줄여서 ‘더.비.세’라고 부른다. 미자립 교회의 현실적인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모임이다. 내 둥지가 소중한 만큼, 당신의 둥지도 소중하다고 공감하며, 격려와 위로를 보내는 것이다. 교회의 본질은 조건 없는 섬김과 연합이 되어야 한다고 할 때, 이러한 운동은 경기연회를 넘어서서 감리교단 전체로, 더 나아가서는 한국교회에 제시할 좋은 모델이 되어야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가 아니라, 더 많은 비신자들이 교회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선교적 사명을 잘 감당하도록 상생의 관계가 되어야 한다.

연말이 되면 목회자들 사이에서 이런 농담이 오고간다. “아, 또 연말이 왔네. 옆집 경쟁사(타 교회)에 손님 빼앗기지 않도록 단속을 잘 하세요.” 우리 교회가 있는 지역 관내에 대형 교회가 있거나, 새로운 교회가 유입되기라도 하면 교단에 상관없이 갈등과 긴장의 상태에 들어가게 된다. 지나치게 과도하고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지 않은가? 여기에 쏟을 에너지가 있다면 교회가 서로 연합하여 지역을 살리고, 선한 영향력이 있는 이야기를 생산하기에 힘을 쏟아야 한다. ‘함께 살아나고, 함께 살리는 교회’로써 귀한 사명을 감당하게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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