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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다녀오다가 채시라를 찍었다.사진 좀 찍는다고 늙은이가 극성을 피우니 이도 부끄러운 일 아닌가?
박진서  |  hansol605@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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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10월 14일 (토) 00:00:00 [조회수 : 3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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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고질병은 혈압이 높다는 것
그리하여 두어 달에 한번은 병원에 들러 약을 타온다.
맑고 서늘한 가을 공기를 뚫고 광화문 길내과에 들렀다.

나간 김에 안경점에 들러 안경도 고쳐야겠기에
길에서 한참을 멈춧거렸다. 광화문에서 명동까지
걸어가야 하나, 마나를 연구하느라고...

운동삼아 걷기로 하면서 막 청계천을 지나치려는데

사람이 무리지어 있다. 호기심에 가까이 가보니
12일을 나눔의 날로 정하고 이웃을 돕자는 캠페인을 벌리고 있다.

채시라를 찍으렸더니 옆의 사나이 못찍게 하지만
막무가내로 카메라를 들이댔더니 겨우 사진이 이렇게 나왔다.

인터뷰를 하는 SBS기자의 한 순간을 내가 포착하니
나는 hansol605 블로그의 기자

이 사진을 찍느라 뒷걸음치다가
|그만, 왼쪽 다리가 또랑에 빠졌다. 체면이 아니라서
얼른 물에서 발을 빼고 땅을 딛으며 신발의 물기를 뺐으나
아무도 관심 갖는 이 없어 다행.
새로 산 운동화가 두툼해서 안에까지는 물이 스며들지 않았다.

다행

하지만 이게 무슨 꼴이람....
사진 좀 찍는다고 늙은이가 극성을 피우니
이도 부끄러운 일 아닌가?

분수는 나를 위로해주었다.
시원스레 내뿜는 분수는 나의 자잘한 걱정을 덜어주었으니.

물은 사람의 마음을 편안케 하고
넉넉하게 하고 부드럽게 해준다.

일부러라도 찾을 청계천을 이렇게 자연스레 마주하니 더없이 좋다.

거리가 온통 축제기분에 싸여 글씨를 읽었더니
<다동 무교동 음식문화축제>라고.

갑자기 배가 고파온다. 시계를 보니 열두 시 반

길 한모퉁이 쌓여있는 장비는 해가 지면 등장할 장사도구들이다.
밤새 숯불 피우고 지지고 볶고 하는 음식문화라서
나는 낭만은커녕 어지러운 광경으로 상상을 외면하며
명동으로 향했다.

그래도 이렇게 한가한 광경을 볼 수도 있었다.

참을 수 없을만큼 배가 곺아
겨우 김밥 한 접시를 시켜놓고 맛있게 먹었더니

버스를 타자마자 깊은 잠에 빠져
급기야는 한 정거장을 지나쳐 내리게 되었다. 
그래도 한 꾀를 부려
단골 우체국에 들러 커피 한잔을 얻어 마시고
핑게김에 쉬었다 왔다.

   
아직도 비몽사몽간이다.
어제의 여독이 풀리지 않아 현실이 꿈같고, 꿈 같은 현실에
비실비실거린다.

오늘은 이렇게 해서 하루를 보냈다.
전형적인 가을날씨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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