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특별하고 열매는 더 특별합니다. 남쪽 지방에서는 꽃 피기 전 봉오리를 무쳐서 먹거나 장아찌로 만들어 먹는다는데 생강과답게 향과 맛이 독특하다 소문만 들었지요. 아직 경험은 없습니다. 이름도 남달라 꽃이름이라 상상하기 쉽지 않습니다. 들에서 자라는 생강이라는 의미로 야강(野薑)이라 부르기도 한답니다.

꽃봉오리는 잎과 줄기 사이에서 피는 것이 아니라 땅속에서 올라와 바닥에 납작하게 엎드리어 핍니다. 노란 빛과 주황빛 섞여 마치 난처럼 올라오는 모습이 참 어여쁘네요. 드물게 붉은 빛이 없는 꽃이 피기도 합니다. 하루 만에 피고 지는 바쁜 생이고 그마저 식재료로 채취하기에 넓은 밭에서도 꽃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열매를 보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결실률이 좋지 않기로 유명해서이지요. 주로 땅속줄기가 옆으로 뻗고 알뿌리로 번식하기에 씨앗에 대한 애착이 덜 한가 봅니다.

꽃보다 더 독특한 열매는 또롱또롱 검은 눈알을 굴리는 외계인 같습니다. 뭉뚝하고 빨갛게 세 갈래로 갈라진 외피 사이에 쪼로록 서있는 하얀 껍질 속 검은 씨앗!! 어찌나 신기한지 보고 또 봐도 자꾸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제주와 특히 일본에서는 각광 받는 식재료라니 머지않아 아직 신기한 식물로만 여기는 위쪽지방 식탁에도 오를 것 같습니다. 꽃은 제주에서 만났고 열매는 전라도에서 찾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