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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新) 옹고집전을 써라!
김학중  |  hjkim@dream10.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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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년 12월 08일 (일) 08:43:13 [조회수 : 4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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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몰려오는 한파가 무섭다. ‘손이 꽁꽁꽁 발이 꽁꽁꽁 겨울바람 때문에’라는 유명한 동요의 가사처럼, 모든 게 ‘꽁꽁꽁’ 얼어 붙어버린다. 손발이 꽁꽁 언다거나, 흘러내리던 콧물이 얼어버리는 것도 있겠지만, 마음이 얼어붙어서 좀처럼 녹아내리지 않을 때도 있다. 겨울 한파에 불어 닥치는 칼바람처럼 쌩한 마음은 상대방과 단절을 일으키고 굳이 부리지 말아야 할 고집까지 버리지 못하게 만든다.

연말이면 한 해를 평가하고 내년을 전망하는 기사들이 쏟아진다. 어느 기사를 보니 지난해 보다 일자리는 26만개 늘었지만 최저임금 상승과 경기하강 여파로 제조업과 영세 자영업의 일자리는 급감했다고 한다. 그냥 줄어든 것이 아니라 급격하게 감소한 것이다. 한마디로 가게 하나를 내기보다 가게 문 하나를 닫는 게 더 빈번했다는 말이다. 근로소득자는 소득이 늘었다는 통계에 반해서 자영업의 소득 통계는 최대치로 하락했다고 한다.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어느 지인은 한숨만 푹푹 내쉰다. 평일에는 거의 놀고 있고 그나마 주말에는 연말모임으로 주문량이 늘긴 하지만 그마저도 작년 대비 3분의 1의 매출 수준이란다.

이렇듯 근로 소득자에 비해서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심한 편이다. 누구나 부푼 꿈을 가지고 열심히 그리고 성실하게 장사해서 매출을 올리겠다는 포부로 가게를 오픈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가 않다. 과부의 심정은 과부가 가장 잘 안다고 했던가. 요식업계의 마이더스의 손, 기업인이자 요리연구가인 백종원 씨는 어떻게든 쓰러져가는 상권을 일으키기 위해서 한 방송사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을 통해 맹활약 중이다.

그는 잘 안 풀리는 음식점에 심폐소생술을 하는 구세주라고 할 만하다. 그만큼 백 씨는 메뉴 선정이나 새로운 레시피 개발에 확실한 자신이 있다. 그의 조언을 전적으로 믿고 따르면 ‘잘 풀리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가게 주인이 얼마나 개선에 의지가 있고, 성실히 개선 과제를 수행하는지 함께 지켜보며 응원을 한다. 그렇게 단순히 음식의 맛이 업그레이드되는 것뿐만 아니라 한 사람이 어떻게 다시 일어서는지를 보게 된다. 누구나 가보고 싶게 만드는 마력은 이렇게 해서 탄생하게 된다.

이 프로그램에서 최근 솔루션을 진행하고 있는 두 가게가 있는데, 하나는 ‘떡볶이집’이고 다른 하나는 ‘돈가스집’이다. 그런데 두 가게의 사장님들이 보여주는 반응이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다. 먼저 떡볶이집의 사례를 보면 장사 23년차에 접어든 사장님의 주 무기는 ‘양념장’에 있었다. 그 양념장에 들어간 재료만 하더라도 수 십 가지는 될 텐데 문제는 그만큼의 노력에 비해 팔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백씨의 솔루션대로 이 사장님은 양념장을 과감히 버렸다. 어쩌면 자신의 세월이 녹아있고, 요리의 철학이 담겼다고 할 만한 양념장이었을 텐데도, 오히려 백씨의 레시피대로 만든 떡볶이를 먹고 연신 감탄했다. “맛있네, 여즉 힘들게 장사했네...” 백 씨는 이 가게에 비장의 무기가 될 만한 전무후무한 새로운 튀김 메뉴까지 선물했다. 떡볶이는 보나마나 하루에 몇 판씩 완판을 기록했으며, 사장님은 눈물을 훔쳤다.

한편 돈가스집은 난항을 겪었다. 백씨가 제시안 솔루션을 자기 맘대로 골라다 쓰려고 했기 때문이다. 1차적으로는 찾아온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일관성이 없이 무례했고, 14년 동안 고집했던 자신만의 돈가스 소스를 버리지 못하겠다고 했다. “저의 14년 장사했던 게 완전히 물거품도 되고 마음의 상처도 굉장히 받았다.” 돈가스집 사장님은 자존심이 걸린 소스에 ‘맛없다’라는 혹평을 놓자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버린 것이다. 누군가는 아집을 버려야 한다고 했고, 쓸데없는 옹고집을 부린다고 하기도 했다.

두 가게 모두 각각 23년과 14년의 세월을 바쳐 지금까지 운영해 온 노하우가 있다. 음식을 만드는 셰프로써, 한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으로써 가지고 있는 철학과 자존심도 있다. 각각 그 가게만의 독특한 레시피를 만들어서 차별성으로 승부하고자 했던 노력을 왜 모르겠는가? 수많은 재료비가 들었을 테고, 밤잠을 설쳐가면서 제대로 쉬는 날도 없이 매출을 올리기에 힘썼을 것이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손님의 이목을 끌지 못하고 입맛을 당기지 못했다는 것은 면하기 힘든 현실일 뿐이다.

그럴 때 누군가의 조언이나 쓴 소리를 태세 전환의 기회로 삼는다면 지금의 현실을 뒤집을 수 있는 저력이 생기고 신화가 된다. 그것은 본인이 하기에 달려있다. 마음의 문을 열고 눈과 귀가 뜨여서 받아들이기만 하면 희망이 보이는 것이다. 떡볶이집과 돈가스집의 차이는 바로 거기서부터 시작한다. 눈물을 훔치며 완판을 이루는 사람과 소스를 버리지 못하겠다는 사람의 차이는 꽁꽁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데서 오는 차이란 말이다.

목회에 있어서도 그것은 마찬가지이다. 조금 더 성장하는 목회를 위하여 목회자들은 끊임없이 건강한 목회와 관련된 세미나에 참석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며칠씩 세미나에 참석해서 시간과 돈을 들여가며 강의 및 조언을 들었다고 해도, 실제 현장에 와서 적용하지 못한다면 듣지 않는 것과 다름이 없다. 실제로 세미나에 참석해서 좋은 강의를 듣고서도,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되고, 내가 하던 대로 하면서 될 만한 것만 해 보겠다!’ 라고 하는 목회자들이 대부분이다.

지금 내가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버리지 못하면, 다른 새로운 것을 손에 쥘 수 없다. 목회의 자존심이 걸려있고, 나름의 철학과 한평생이 담겨 있다는 사실도 안다. 하지만 현실을 뒤집을 수 있는 힘은 버리는데 있다. 옹고집은 다른 데서 부려도 충분하다. 지금은 자신만의 옹고집을 버리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는 과감한 태도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감리교단을 살리고, 한국교회가 다시 부흥기를 맞이하는 시작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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