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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과녁은
김학현  |  nazunj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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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년 12월 06일 (금) 09:36:38
최종편집 : 2019년 12월 06일 (금) 09:37:25 [조회수 : 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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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릴 적,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청소년기의 꿈은 파이로트가 되는 거였다. 학창시절 그것을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시골의 학교에서 공부 좀 한다는 측에 든 이유가 바로 파이로트라는 목표 때문이었다. 그러나 공부만이 다가 아니었다. 결국 항공대학 2차 시험에서 낙방하고 말았다. 그 이후의 상실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한편 내 어머니의 나를 향한 꿈, 오직 하나인 꿈은 목사가 되는 거였다. 나의 낙방은 그녀의 절호의 기회였다. 결국 나는 항복했고 지금 목사가 되어 언 40여년을 강대상에 서 있다. 지금은 내게 묻는다. 내 과녁이었던 파이로트가 되었다면 이리 행복할까.

<따듯한 이야기>에서 읽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미국의 사격선수 매슈 에먼스에게 일어났던 이야기다. 그는 일찌감치 금메달을 하나 획득한 후 2관왕을 노리는 남자 소총 50M 3자세 경기에 출전했다.

실력이 월등한 선수였기에 초반부터 2위와의 차이를 많이 벌리며 경기 막바지에 이르렀다. 남은 탄환은 오직 하나. 에먼스는 물론 많은 이들이 그가 금메달을 딸 거라 확신했다. 마지막 발에 조금 실수를 한다고 해도 무난히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에먼스는 완벽한 자세로 호흡을 가다듬고 과녁에 집중했다. 예상대로 그의 마지막 탄환은 과녁의 정중앙을 꿰뚫었다. 하지만 의례히 울려야 하는 과녁을 맞혔다는 효과음이 나지 않았다. 곧이어 전광판에 표시된 에먼스의 점수는 0점.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웅성거렸다. 에먼스 선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심판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관객은 물론 에먼스 선수도 큰 충격을 받았다. 그가 마지막으로 쏜 탄환은 자신의 과녁이 아니라 옆 선수의 과녁을 뚫고 지나간 것이다.

결국 에먼스 선수는 올림픽 2관왕을 놓치고 말았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 엄청난 실수 때문에 그는 사랑하는 아내를 만날 수 있었다. 당시 이 경기의 해설을 맡고 있던 여자 사격선수 카테리나 쿠르코바는 정확하게 과녁을 맞히고도 금메달을 놓친 에먼스 선수를 위로해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는 에먼스에게 달려갔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를 계기로 둘 사이의 관계는 사랑하는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결국 그들은 결혼했다.

만약, 만약에 말이다. 내가 항공대학에 척하니 붙었다면, 지금의 나는 아닐 것이다. 또 에먼스 선수가 실수하지 않았다면 그 사랑이 이뤄지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성공과 실패가 무엇인가. 자신이 정한 목표(과녁)를 이루는 걸 성공이라 부르고 자신의 과녁을 잘못 맞힌 걸 실패라고 흔히들 말하는 게 아닌가.

그대의 목표, 과녁, 꿈은 무엇인가. 그게 다가 아니다. 그게 당신을 행복으로 인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하라. 그대가 보는 게 다가 아니다. 그대에게는 그대가 알지 못하는 더 나은 목표가 있다. 높은 과녁이 있다. 그걸 볼 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금메달 한 개가 중요할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게 중요할까. 파이로트가 되어 하늘을 나는 게 중요할까, 목사가 되어 다른 사람들까지 영원한 하늘나라로 인도하는 게 중요할까. 답은 나온다. 그대에게도 말하고 싶다. 더 멀리 보라고.

 

   
▲ 김학현 목사(정당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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