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오늘의칼럼
사중고민과 평화로운 공존
박효숙  |  hyosook0510@g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19년 12월 05일 (목) 02:37:02
최종편집 : 2019년 12월 05일 (목) 02:38:15 [조회수 : 6298]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Q
 
우리 부모님과는 얘기가 안 통해요. 앞뒤가 꽉 막히셨어요. 엄마가 잔소리를 시작하면 틀린 말이 아닌지 알면서도 신경질이 먼저 나요. 괜히, 특히, 요즘 공부하는데 집중이 잘 안 된다 거나, 옷차림에 관심이 많아져서 쇼핑하는 거나, 거울 보는 거나 등 울 엄마는 이해 못해요. 학생은 공부만 하래요.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것도 못마땅해 하셔요. 미래의 나와 나의 존재 등에 대해 고민하느라, 또는 친구와 이야기하느라 전화하는 시간이 길어져서 밤을 지새울 때가 있어요. 지난 달엔 전화요금이 많이 나왔다고 얼마나 잔소리를 하시는 지...한 소리 또 하시고 또 하시고... 진짜 짜증나요.  그리고 이상하게 부모님께는 마음 속 비밀이 탄로 날까 봐 거짓말을 자꾸 하게 돼요. 뭔가 엉망진창으로 꼬여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언니 오빠랑도 별일 아닌 문제로 말다툼을 하고, 며칠씩 말을 안 하고 지내기도 해요. 시시콜콜히 잔소리하는 엄마는 딴 세상사람 같아요. 뭘 설명하려 해도 듣지 않고, 엄마 이야기만 자꾸 하시고, 전 또 엄마의 이해를 못 받는 것 같아 엄마에게 대항하게 되고, 자꾸 짜증을 내게 돼요. 이런 긴장감... 진짜 싫어요. 우리 부모님은 외계인이신가요?
 
사춘기소녀드림.
 
Q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말을 잘 듣던 아이가 요즘 이상해졌어요. 짜증, 늦잠, 반항, 말대꾸에다가 글쎄 며칠 전에는 “내 인생이니까 간섭하지 마세요!” 라고 소리치더군요. 내가 저를 여태까지 어떻게 키웠는데....
아직 제 마음속에는 우리 아이 태어나던 날과 방긋방긋 웃어주던 아이의 어린 시절이 들어있는데 우리 아인 그~ 마음 밖에 있는 것 같아요. 저도 혼자 있을 땐 철없이 하는 행동인데 잘 해줘야지 생각하다가도 딱 마주치면, 예상치 못했던 전혀 다른 반응이 나와 버려서 스스로도 놀랄 때가 있어요. 후회하고, 또 후회하고.. 다시 시작하고.... 어쩌지요, 잘 지내고 싶은데 좋은 방법 없나요?
 
내 나이 마흔 드림.
 
 
A
 
위와 같은 고민은 상담실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너무나 자주 듣게 되는 사춘기 자녀와 중년기 부모들의 고민입니다. 참으로 힘든 사춘기 자녀(중2병)와 중년기 부모의 공존의 현장을 목도하며, 사춘기 자녀를 키워 본 부모로서 공감과 함께 심리적인 스트레스와 상처로 지쳐 있을 부모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냅니다. 
 
자녀를 키우다 보면 부모역할 중 가장 힘든 때가 사춘기 자녀와 공존할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춘기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대개 마흔 전후의 중년입니다. 이 시기 부모는 급격한 호르몬 감소에 따른 갱년기, 즉 '사추기'를 맞고 있어서 자녀의 변화에 적절한 대응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샌드위치 세대로 사춘기 자녀와 노부모 사이에 끼어서 가족 부양의 압박을 느끼면서 책임과 의무를 다 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기 때문에 더 많은 갈등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사춘기 자녀만큼이나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에 직면해 있는 중년 부모는 인생 단계에서 자녀와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기 때문에 자주 충돌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질풍노도의 시기인 10대 자녀와 중년 부모의 평화스러운 공존은 당연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 자체가 삶에 지쳐 있고, 여유가 없다면 자녀의 혼란과 욕구를 이해할 인내심을 가지기 힘들기 때문에 갈등의 골은 점점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그 이전, 즉 자녀가 어렸을 때부터 삶의 스트레스가 해결되지 않은 채로 지내왔다면 자녀의 사춘기는 더욱 힘겨울 것이고, 부모의 반응은 더 거셀 수 있습니다. 
 
자녀에게 사춘기는 인간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시기로, 그 시기를 잘 보냈느냐 못 보냈느냐에 따라 삶의 질과 행복이 결정됩니다.

60개월(5세) 이전의 경험이 사춘기에 영향을 주고, 사춘기가 인생의 중년기와 노년기에 영향을 미칩니다. 
 
사춘기를 맞고 있는 자녀는 자아정체감이 형성되지 않아 매우 불안한 상황이며, 부모도 중년기를 맞으며 내적인 어려움 때문에 자녀, 부모 간의 많은 갈등은 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 시기는 자녀와 부모 모두에게 발달 단계에서 아주 중요한 시기로 자녀의 성장과 부모의 성숙을 위한 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삶의 전환기를 성공적으로 맞이할 수 있습니다. 
 
중년기는 인생의 발달단계에서 볼 때 30대 후반에서 60세 전후를 일컫는 기간입니다. 심리적 혼란과 고통이 어느 발달적 전환기보다 심각해서 전환기 이상의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중년기 위기’라고 하기도 합니다.

중년기에 겪는 위기를 발달적 위기의 범주에 넣어서 볼 수 있지만, 극복이 안 되었을 때 상황적 위기로 치달을 수도 있기 때문에 한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딛어야 합니다. 이 시기를 지혜롭게 보내지 아니하면 자녀나 부모 모두 인생 전체에 커다란 상처를 남기게 됩니다. 
 
마치 저 혼자 태어나서, 저 혼자 밥 먹고, 저 혼자 일어서고 자란 것처럼 독립적인 자녀에게, 그리고 곧 다시 돌아와 아무 일 없는 듯이 해맑은 미소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갈 자녀에게 모든 신경을 몰두해 에너지를 빼앗기고 전전긍긍하기보다는 그에 앞서, 자신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의미를 찾고, 자신의 내면을 풍요롭게 하는데 에너지를 쓰기를 제안합니다.

그래야 사춘기 자녀가 세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으로 돌아왔을 때 맘 놓고 기댈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녀에게 오르지도 못할 나무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거나, 생의 목표가 자녀의 희망이 아닌 부모의 요구사항이라면,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 자녀의 수준에 맞춰서 목표를 수정해야 합니다.

사춘기 자녀와 평화로운 공존은 자녀를 향한 이상적인 기대를 낮추고, 현재를 있는 그대로를 인정할 때 가능해집니다. 
 
자녀와 다툰 후에 극심한 스트레스와 갈등과 죄책감과 같은 고통에 시달리는 부모는 스스로 내면의 힘을 키워 나가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자기 자신을 소중히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바깥으로 향해 있던 관심을 모아서 스스로를 돌보아야 합니다. 자신을 충분히 사랑할 줄 알아야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자신을 가치롭게 여길 줄 알아야 다른 사람도 가치롭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중년기 부모의 문제는 사춘기 자녀의 문제로 이어지고, 중년기 부모가 어떻게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가느냐에 따라 사춘기 자녀의 혼란이 가중될 수도 있고, 잠깐 스쳐가는 환절기 감기처럼 가벼울 수도 있습니다. 
 
자녀는 주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선물입니다. 성장통을 앓고 있는 자녀를 주님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합니다. 자녀는 이해하며, 사랑하며 기도해줘야 할 대상입니다. 기도하는 부모의 자녀는 망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부모의 간절한 기도가 엉망으로 꼬인 관계를 푸는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입니다. 
 
사춘기 자녀와 중년기 부모의 공존은 이렇게 사중(사춘기+중년기)고통일 수 있습니다. 고통이 유익인 것은 사중 공존의 경우에도 해당됩니다. 고통을 통해 자녀는 성장으로, 부모는 성숙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예부터 내리사랑이라고 했습니다. 진실한 사랑의 모습을 보여줘야 우리 자녀들도 힘을 얻어 미래에 그들이 가정을 이루고 자녀들을 돌볼 때 그들의 자녀들에게 한없는 사랑을 쏟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심리적 사춘기를 겪는 중년의 부모는 그동안 쌓아온 사랑의 무게를 흔들어 재는 기간이라 생각하고, 이 시기를 잘 극복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우리 중년기 부모들은 자기 정체감을 원하는 방향으로 재구성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현재를 바라보기를 제안합니다.
 
위기가 바로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이 시기의 부모는 힘의 권위를 내려놓고 이해와 사랑으로 참된 권위를 회복하시길 소망합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당면과제인 사중 공존의 어려움이, 사중 고통의 극복을 통해 사중 공존의 평화를 되찾는다면 우리를 부모로 부르시고, 우리의 길을 예비하고 계실 주님께 참된 기쁨을 드리는, 산제사가 될 것을 믿습니다.

 

박효숙목사
청암크리스챤아카데미/목회상담학박사

   
 
박효숙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13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0 / 최대 22400바이트 (한글 11200자)
- 금지어 사용시 댓글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 [댓글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도배성, 광고성, 허위성 댓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