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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추어진 은혜와 축복
김정호  |  fumc@fum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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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년 11월 30일 (토) 01:32:48 [조회수 : 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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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교부들의 이야기 가운데 이런 제자와 스승의 대화가 있습니다. “하나님께 단 한 가지만 기도해야한다면 어떤 기도를 드려야 하나요?” 스승이 대답했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라고 해라.” 저는 새벽에 일어나면 먼저 무릎꿇고 “하나님 감사합니다.”로 시작합니다. 습관이면서 제 인생 결단입니다. 살아온 날들이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부족함에서 오는 불만의 시절도 있었습니다. 비판과 분노가 가득찼던 시간도 적지 않았습니다. 좌절과 포기의 때는 물론이고 저 역시도 남들처럼 감당해야 하는 아픔의 몫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결국에는 하박국 말씀처럼 “비록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감사의 믿음으로 살기로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만 힘들더군요. 하나님 원망하며 멀리 떠날 때면 항상 나만 손해였습니다. 그래서 하나님 은혜와 사랑 안에 감사하며 살기로 결단했습니다.

감사란 한 줌의 모래알 속에서 작은 쇳가루들을 고르는 것과 비슷합니다. 손가락으로 뒤지면 쇳가루를 찾기 불가능하지만 자석을 갖다 대면 쉽게 쇳가루들을 모을 수 있는 것 같이, 감사의 마음이 있을 때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온전히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목회도 그렇습니다. 뉴욕에 처음 올 때 안정된 교회 편안한 목회 그만두고 어려워진 교회 회복시킨다는 각오로 왔습니다. 그래서 마치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야전 개척 정신을 가진 갈렙과 같은 목사로 인정받은 것 같은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조금 지나고 보니 여기가 하나님 예비하신 은혜와 축복의 목회지였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동네도 그렇고 교회도 어려운 조건을 가진 것 같았지만, 알고 보면 목회하기에 좋은 옥토입니다. 치열하게 바쁩니다. 열심히 살지 않으면 버텨내기 어려운 삶의 현실입니다. 그러다보니 영적 갈망이 높아 교인들이 기도 생활에 열심입니다. 또한 주일 예배도 잘 지킵니다. 교회에 대한 기대도 높지만 동시에 헌신성이 높습니다. 연회도 그렇습니다. 애틀란타 연회는 교단 내에서 가장 교회가 성장하는 연회였기에 아틀란타 한인교회가 아무리 커도 더 큰 교회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그런데 뉴욕연회는 교세 감소가 큰 연회이다 보니 후러싱제일교회는 압도적으로 가장 큰 교회입니다. 그러다 보니 교회의 역할과 영향력이 큽니다.

많은 경우 어렵고 힘든 현실 속에는 하나님이 예비하시는 은혜와 축복이 숨겨져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는 기다림을 배우고 내려놓음과 마음대로 되지 않음 가운데 나 자신을 새롭게 보게 되고 하나님의 계획을 헤아리는 지혜를 깨닫기도 합니다. 가정도 교회도 그렇습니다. 어려움과 아픔의 현실로 인해 서로가 얼마나 귀한지 비로소 깨닫게 되고, 나눔과 돌봄 그리고 섬김의 역사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마더 데레사가 “문제(problems)라고 말하지 말고 선물(presents)이라고 말하세요.”라고 한 것처럼 우리 인생의 문제들이라는 것이 때로는 감추어진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저도 때로 가끔 그냥 모든 것을 놓고 훨훨 날아가고 싶다는 생각 많이 했습니다. 답답함과 부담스러움이 몰려올 때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하나님은 “이 모든 것이 은혜의 선물인 줄 알아라.”하셨습니다. 사람이 싫어질 때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하나님은 “나도 네가 싫을 때가 많았다. 모두 네게 고마운 사람들인 줄 알아라.”하셨습니다. 아직도 내 속에서 꿈틀거리는 세상적 야망이 치밀어 올라 “정말 이것이 다인가? 그냥 계속 이렇게 사는 것인가?” 철없는 불평과 불만의 소리가 나올 때 하나님은 “그래 그렇게 사는 거다. 지금 이것이 네게 가장 좋은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2 주전 시카고 부모님 산소에 들려서 묘비 주변의 풀을 정리했습니다. 가위를 준비하지못해 손으로 풀을 정리하려니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손을 놀리고 있는데 감사가 몰려왔습니다. 내가 찾아갈 수 있는 부모님 묘비가 있다는 것이 새삼 큰 은혜가 되어 몰려왔습니다. 매서운 이른 겨울바람이 불어오는 땅에 서서 나를 사랑하신 아버지 어머니가 계셨다는 것을 생각하니 그것 만으로도 큰 감사였습니다.

그냥 이렇게 살아있음이 감사하기만 합니다. 함께 살고있는 사람들이 감사하고 함께 살아왔던 사람들이 감사하고 앞으로 함께 살아갈 모든 사람들을 생각하면 감사하고 또 감사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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