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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쪼그려 앉기는 힘들어
최용우  |  9191az@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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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년 11월 23일 (토) 15:55:55
최종편집 : 2019년 11월 23일 (토) 15:57:17 [조회수 :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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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그려 앉기는 힘들어

김치냉장고가 절대로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 ‘김장김치맛’이라고 하는 글을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다. 절기상 ‘입동’에서 ‘소설’ 즈음에 만드는 김치를 ‘김장’이라고 하며, 참으로 신기하게도 딱 그때 아니면 그 맛이 안 나기 때문에 기계가 못 만든다는 것이다.
아내와 밝은이와 함께 새벽 6시30분 집에서 출발하여 처가에 갔다. 일찍 시작하여 오전에 끝내버리자고 했기 때문이다.
4가정의 김치인데 몇 포기인지는 모르겠다. 크고 작은 배추를 밭에서 뽑아낸 것이라 숫자를 센다는 것이 무의미했다. 그냥 마당에 쪼그려 앉아 각자 자기집 김치냉장고에 들어갈 만큼씩 버무려 담았다.
긴 시간 쪼그리고 앉아서인지 허리가 아팠다. 쪼그리는 것은 다리 사이에 뭔가 큰 것이 있어 방해를 하는 남자들에게는 너무 힘든 일이다. 내년에는 다이를 만들어 서서 하기로 했다.

   
 

 얘기치 않은 기쁨

운동을 하면서 공원길을 걷다보니 장미 한 송이가 빵끗 인사를 한다. 참 뜬금없는 장미 한 송이. 꽃가게에 가면 시도 때도 없이 장미가 있지만 이렇게 길가에 심겨진 장미가 10월에 피어있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해서 얼른 사진을 찍었다.
장미의 꽃잎이 참 곱다. 마치 입술같다. 어느 날 아내와 계단을 내려오다 내가 한 칸 먼저 내려오면서 문득 뒤따라오던 아내를 돌아보니 아내의 얼굴이 내 눈앞에 짠! ... 순간 가슴이 설레였다. 하마터면 나도 모르게 뽀뽀를 해버릴 뻔했다. ㅋㅋ
아내의 키가 딱 계단 한 칸 만큼 작아서 그동안 나는 아내의 머리위만 보고 살았다. 요즘은 나도 모르게 키를 살짝 낮춰 아내의 얼굴을 눈높이에 맞추는 버릇이 생겼다. 아내와 나의 입술의 높이가 비슷해졌다. 언젠가는 박치기를 할 날이 ㅎㅎㅎㅎㅎ

   
 

청설모 날강도

오솔길에서 청설모가 잣 한 송이를 앞발로 부둥켜안고 종종거리면서 도망가고 있었다. 그것을 본 이 목사님이 “얏!” 하고 소리를 치니 잣을 버리고 후다닥 바위 위로 올라가 버린다. 이 목사님이 잣이 촘촘히 박힌 잣송이를 집어 냉큼 배낭에 넣어 버렸다. 잣을 빼앗긴 청설모가 발을 동동 구르며, 두 주먹으로 사람들에게 감자를 먹이면서 뭐라 뭐라 욕을 한다. 화가 단단히 난 것 같았다.
처가에서 식사하는 중에 그 이야기를 했더니 골프장에서 알바를 하셨던 장모님이 “맞아 맞아, 나도 골프장에 있는 잣나무에서 청설모들이 잣을 따면 얏! 소리를 질러서 잣을 뺏어 온다니깨. 잣을 빼앗긴 청설모들이 정말로 짹짹거리면서 엄청 욕을 해.”
식사를 하던 가족들이 엄청 웃었다. 청설모가 사람처럼 욕을 한다는 것을 다들 믿는 분위기다. 그래서 그런가, 요즘 청설모들이 호두나무의 호두를 다 훔쳐가고 있다.

   
 

성찬식 단상

주일예배 시간에 성찬식을 했다. 예수님이 떡을 가지고 축사하셨다고 하면서 카스테라 조각(빵)을 나누었다. 예수님이 잔을 나누어 주셨다고 하면서 포도즙을 담은 조그만 컵을 나누었다. 우리교회뿐만 아니라 장로교회는 대부분 다 그렇게 한다.
1.집례자가 ‘떡’을 나눈다고 한 것은 한글 성경에 ‘떡’이라고 번역되어 있기 때문이고, 떡 대신 빵을 주는 것은 예수님이 나눈 것은 떡이 아니고 ‘빵’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럼 떡을 준다고 하면서 빵을 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떡’ 번역은 오역이다.
2.예수님은 분명 ‘포도주’가 담긴 잔(1개)을 돌렸다. 제자들은 잔 1개를 돌려가며 빵을 거기에 적셔서(찍어서) 먹었다. 그런데 성찬식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것은 각잔(개별)에다가 ‘포도즙’이다.
우리가 지금 한 것이 진짜 성찬의 재현 맞나?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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