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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묵상하다
김학현  |  nazunj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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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년 10월 31일 (목) 12:31:33
최종편집 : 2019년 10월 31일 (목) 12:32:44 [조회수 : 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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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리 고운 하늘을 보며 걸을 수 있다는 게 이리 행복한 것인지 그대는 아는가. 쌀쌀한 날씨 탓에 나의 새벽 걷기 운동 시간이 아침으로 좀 물러나긴 했지만 여전히 하늘은 곱다. 하늘이 머금은 오존 탓일까. 하늘이 뿜어내는 피톤치드 때문일까. 그게 뭣이든 어떠랴. 고운 하늘의 품에 안겨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걸.

가끔 하늘이 찌푸리며 화를 내기도 한다. 가끔 매몰찬 바람에 하늘이 찢겨나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될 때도 있다. 우레 소리 요란하고 좀처럼 하늘이 고운 얼굴을 보여주지 않고 껌껌할 때는 이러다 하늘이 다 사라지는 건 아닌지 생각할 때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하늘은 여전히 그곳에서 엷은 미소로 나를 반긴다.

“온갖 먹구름이 달려들어도, 언제 그랬냐는 듯 세상의 아름다운 색을 전부 끌어다 자신을 물들이던 하늘. 저러다 하늘이 산산조각 나는 건 아닐까 싶은 강력한 천둥 번개에도 다음 날이 되자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말끔히 털어 버리는 하늘. 면역력이 얼마나 좋은 건지 항상 고요를 되찾는 하늘. 그날, 하늘을 닮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만의 생각이 아니었다. 이민주가 <그래도 오늘은 좋았다>에서 이리 말했다. 어쩜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까. 아마 이 글을 읽는 다른 이들도 이런 생각을 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하늘을 통해 배운 이민주와 달리 나는 하늘의 은혜를 깊이 묵상한다.

하늘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한 나는 이 아래 땅에서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하늘이 곱다는 생각을 할 수 없을 때 나는 저기 바로 그 하늘에 있을 것이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이는 이 세상 사람이다. 하늘을 생각조차 안 할 사람은 저 세상 사람이다.

아, 이 얼마나 오묘한 이야기냐. 아마 세상의 모든 이치가 이럴 것이다. 느끼는 것은 일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엄마의 잔소리가 느껴진다면 엄마와 같이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이치로 하나님의 말씀이 지키기 어렵다거나 설교가 귀에 거슬린다면 말씀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저만치 있으면 느껴진다. 그러나 같이하면 느껴지지 않는다. 시험이란 느껴지는데 감동하지 않을 때 일어난다. 순종이란 느껴질 때 같이하는 것이다. 순종하다 보면 나중에는 느껴지기보다 기쁨과 행복이 다가온다.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다.

내게 하늘이 곱게 느껴진다는 것 자체가 하늘과 함께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늘이 저만치 있다고 느끼기에 내게 하늘은 저리도 곱다. 하늘의 ‘면역력’ 때문에 여전히 고운데 나는 아직 하늘의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기에 여전히 희망이 있다.

살아있다는 것은 아직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아직 소망이 있다는 것이다. 하늘과 같이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서다. 그 아름다운 품에 안길 여지가 남아서다. 아, 오늘은 하늘이 더 따스하게 다가온다.

그 희망이 내 아침운동 한 시간에 만난 하늘이 주는 무한대의 행복이다. 솔솔 부는 가을바람이 내 등을 타고 내려오는 땀방울을 식힌다. 하늘이 장차 내 것이기를 소망한다. 하늘의 품이 하나님이 허락하신 장래 내 땅이기를 소원한다. 그때는 올려보지 않고 느끼지도 않고 하늘과 하나가 되어있으려니.

 

   
▲ 김학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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