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결정하는 것이 무엇일까.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것이 무엇일까. 대부분 사실(fact)에 주목한다. 환경이 좋고 가문이 좋고 학문의 배경이 좋아야 삶의 질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성공과 실패도 그런 것에 좌우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것이 전혀 작용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배경이나 현실이 전혀 상관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차라리 어떤 환경이나 배경보다는 그것에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삶을 결정한다.

신앙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상황보다 그 상항에 대처하는 태도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교회 안에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가장 쉬운 대처법은 다른 교회로 가는 것이다. 하지만 간 교회 또한 모든 게 맘에 들 수는 없다. ‘살쾡이 피하려다 늑대 만난다’는 말도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벌어질 때마다 교회를 옮긴다면 신앙이 성장하겠는가. 이겨내는 게 가장 좋은 대처법이다. 문제는 해결하라고 있는 것이다. 피해야 할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해결하고 나가야 하는 경우다.

‘지식채널’의 <정서지능>이 두 그룹의 아이들을 실험했다. 정서지능이 높은 아이 그룹과 낮은 아이 그룹이 블록 쌓기에 대처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쌓아 올린 블록 중간에서 한 개씩 빼내면서도 쓰러뜨리지 않도록 하는 게임인데, 함께 참여한 선생님들이 아이들 몰래 쓰러뜨리는 역할을 수행했다. 블록이 쓰러질 때 아이들의 반응이 달랐다.

정서지능이 높은 아이 그룹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첫째, 실수를 이해하는 것이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둘째, 실수를 다시 만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다시 하면 잘할 수 있다며 더 빨리 손을 놀리며 참여했다. 셋째, 실수에 대한 원인을 좀 더 분석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정서지능이 낮은 아이 그룹은 부정적이었다.

첫째, 버럭 화를 냈다. 심지어 실수한 선생님이 실수를 인정하지 않자 더욱 씩씩거리며 화를 냈다. 둘째, 불운을 탓했다. 왜 우리만 이런 일이 일어나느냐는 반응이었다. 심지어 의욕을 잃어버리는 아이들도 있었다. 셋째, 실수하는 선생님을 갈아치우자고 했다.

두 그룹의 다른 점은 사실이 아니다. 사실에 반응하는 점이 다를 뿐이다. 실은 사실보다 반응이 생을 결정한다. 가나안 땅을 탐지하고 돌아 온 12명의 정탐꾼들에게 달랐던 것도 마찬가지다. 가나안 땅의 견고함과 풍성함에 대한 사실 보고는 같았다.

하지만 그 사실을 본 정탐꾼들의 반응은 달랐다. 한쪽은 올라가 싸우자는 것이었고, 한쪽은 결코 이길 수 없으니 그만 두자는 것이었다. 실은 그것이 그들의 미래를 결정했다.

신앙인은 사실이나 환경에 집착하는 이여서는 안 된다. 그런 것 배후에 하나님이 계심을 볼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모든 사실이나 환경에 대하여 믿음으로 반응해야 한다. 사실만 보는 것은 ‘무 믿음’이다. 사실에 하나님을 개입시켜 생각하는 ‘유 믿음’이 신앙인의 반응이어야 한다. 항상 반응이 문제다.

▲ 김학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