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속고 있다는 걸 아는가. 성공한 사람은 바쁘다. 높은 사람은 바쁘다. 바쁜 것은 좋은 것이다. 바쁜 사람이 돈도 많이 번다. 등등. 이런 말이 진리라고 믿는 어리석은 사람이 많다.

하지만 실은 성공과 바쁜 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돈을 잘 벌기로 말하면 남들이 모두 열심히 일하는 순간에 필드에 나가 ‘굿샷’을 날리는 회장님이 더 잘 번다. 아르바이트로 돈을 버는 사람과 몇 시간 경제와 경영을 생각하며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사람과 누가 더 성공하겠는가.

질이냐 양이냐의 논리를 들이대고 싶은 게 아니다. 바쁘게 일하라 성공할 것이다. 근면 성실이 밑천이다. 등. 우리네가 그간 가지고 내려온 역사적 가치들이 그리 모두 들어맞는 게 아니란 말이다. 차라리 그 반대일 경우가 많다. 시대가 달라졌기 때문이리라.

이런 잘못은 교회 안에도 있다. 바쁘게 목회하는 게 성공의 지름길이라 믿는 목사들도 있다. 성도들도 ‘우리 목사님은 바빠서….’라는 말로 ‘능력 있는 목사’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내심 그런 성도들의 마음속에는 ‘우리 교회는 그런(능력 있는 목사를 둔) 교회다’쯤의 씁쓸한 자만감도 자리한다.

‘펩소던트 컴퍼니’에 찰스 럭맨이 새로운 사장으로 취임했다. 많은 사람이 럭맨을 입지전적인 성공 모델로 생각했다. 그의 성공 비결을 알기 위해 많은 사람이 무수한 질문했다.

"사장님의 뛰어난 머리가 성공 비결입니까?"

"아닙니다. 제 학력은 별 볼 일 없는 수준입니다."

"그러면 물려받은 재산 같은 것이 원동력이 되었나요?"

"아니요. 저는 무일푼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실제로 찰스 럭맨은 물려받은 돈도 없고 학력도 별 볼 일 없는 평범한 남자였다. 사람들은 그가 사장이 된 것을 궁금해하며 그 비결을 물어보았다. 그는 의외의 대답을 했다.

"제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11년 전 했던 단 하나의 결심 때문입니다. 그것은 일을 중요한 순서대로 처리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어리둥절했다.

"쉽고 당연한 것 같지만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먼저 무엇이 더 중요한 일인지 결정하기도 쉽지 않았는데 그래서 매일 새벽에 일어나 오늘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이며 어떤 순서대로 일을 처리해야 하는지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더 어려웠던 것은 바로 그 계획을 실천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11년 동안 이 결심을 위해 노력했기에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과 바쁜 것, 바로 그거다. 바쁘게 산다는 것은 자신을 잃고 산다는 뜻이다. 중요한 걸 한다는 것은 자신을 찾으며 산다는 뜻이다. 신앙은 바쁜 걸 하는 게 아니고 중요한 걸 하는 것이다. 예수님도 혼자만의 묵상 시간을 가졌다는 걸 잊지 말자.

▲ 김학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