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과 교회 최고재판기구인 총회특별재판위원회에서 유죄가 확정된 윤동현 목사가 지난해 7월부터 줄기차게 중부연회재판부에 재심을 청구하고 있다. 일반재판법 1360단 제60조(재심청구)에 따라 ‘유리한 증거’가 나왔기 때문이라는 것.

그동안 윤 목사가 말하는 ‘유리한 증거’들은 그가 줄곧 주창해 왔던 교회재판의 실체적, 절차적 하자들이었으나 지난 4월 12일 중부연회 심사위원회가 중부연회 재판위원회에 제출한 ‘공소취하장’이 나오면서 한층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 공소취하장은 윤 목사를 출교에 이르도록 한 기소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재심청구인 윤동현 목사가 재심피청구인 황윤응 목사(직전회기 심사위원장)를 상대로 제기한 ‘중부연회 중재2016-05(2016총일01) 출교판결에 대한 재심 건’에 대한 심사위원회의 결의 내용으로서 황윤응 심사위워장은 공소취하장에 “2019년 4월 12일 오전 11시, 중부연회 회의실에서 모인 중부연회 심사위원회에서 중재2016-05(총회201총일01) 사건에 관하여 심사위원 5명 중에 4명의 결의로 채택된 사실확인서(의견서)를 근거로 이 사건의 모든 공소를 취하한다”고 적시했다.

공소취하장에 첨부된 ‘사실확인서(의견서)’에서 황윤응 심사위원장은 윤 목사의 출교판결에 대해 “위원들과 윤 목사의 출교판결을 면밀히 검토하고 조사한 결과 △고발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중부연회 재판위원회는 공소를 기각했어야 한다 △중부연회 재판위가 법전문위원 없이 재판을 재행하여 구성의 하자가 있었다 △당시 심사위원장인 김○○ 목사가 고발인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었음에도 증거없이 기소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윤 목사가 제출한 유리한 증거들은 무시되었다 △당시 교리와장정에는 간음범과로 출교 판결할 수 없었다”고 나열하고 “심사내용과 기소사실, 기소 절차의 부당함과 재판의 절차상, 실제상의 심각한 하자를 확인했다”고 적었다.(하단 공소취하장 전문 참조)

황윤응 목사는 지난 해 총회특별재판위원회에서 진행되었던 재심청구사건에도 심사위원장으로 출석해 위와 같은 의견을 냈지만 심사위원 전체의 의견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게감 있게 다뤄지지 않았다.

심사위원들의 이러한 의견에도 불구하고 중부연회는 재심청구를 접수조차 하지 않고 있다. 연회가 재심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는 첫째, 청구인의 소가 총특재와 대법원에서 이미 결론 내려진 사건이고, 둘째, 지난 심사위원회의 기소 결정을 후임 심사위원회가 재판이 진행되지도 않는 상태에서 뒤집을 수 없으며 셋 째, 재심이 가능하다면 청구 대상이 연회가 아닌 총회가 되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중부연회 박명홍 감독은 지난 1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심사위원회의 공소취하장에 대해 “심사위원 4명이 공소기각을 했지만 이미 지난 사건이어서 공소기각의 의미가 없고 성립이 안된다는 자문을 받았다. 이들(황윤응 외)은 윤목사를 기소한 심사위원이 아니며 지난 심사위의 결정을 현 심사위원이 다룰 수 없다고 하고 있다”며 법률자문을 근거로 별 의미를 두지 않으려 했다.

윤 목사는 이에 대해 “교리와 장정 일반재판법 1360단 제60조(재심청구)에 따르면 재심은 확정판결을 받은 후에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가 나타난 때에는 원판결의 재판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게 하고 있고 사회법에서도 재심은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은 후에, 증거에 따라 재심을 신청하게 되어 있다.”며 재심청구가 현재에도 가능하다는 것과 원판결의 재판위원회는 연회재판위원회가 되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그 근거로 윤 목사는 총회장정유권해석위원회의 해석을 들어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총회장정유권해석위원회가 지난 2019. 5. 14.자에 “재심사유가 공소기각에 해당하는 증거라면 1심(연회재판위원회)이 재심을 청구할 원판결의 재판위원회가 되는가?”하는 질문에 대해 “원판결이란 재심청구인이 재심 이유가 있다고 하여 재심청구의 대상으로 하고 있는 그 판결을 말한다”고 해석했다는 것이다.

윤목사는 위 해석을 토대로 “원판결이 어디인가 하는 점에 대해 장유위의 해석은 재심청구인이 재심 이유가 있다고 보는 재판이라고 했고 마땅히 나는 연회재판을 재심 청구의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재심청구를 받아 주는 곳은 연회재판위원회가 맞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박명홍 감독은 이에 대해서도 “법조인들의 자문을 종합해 보아도 총회재판에서 확정됐으므로 거기가 원심이 되어야 한다”고 법조인들의 자문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반박했다. 박명홍 감독은 그 법조인들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으면서도 윤 목사의 주장을 ‘법조인의 자문이 없는 자의적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그러자 윤 목사는 “감독은 이러한 재심청구사실을 일반재판법 1313단 제13조(심사의 회부)에 따라 14일 이내에 재판위원회에 알리고 소장을 전달하기만 하면 될 뿐이지 감독이 판단하여 임의반려해선 안된다”고 역시 장정유권해석을 근거로 박명홍 감독의 반려 행위를 비난했다. “재심을 받아들일지의 여부나, 심급이 맞는지의 여부 등은 모두 장정에 따라 재판위원회가 결정 할 일인데 감독이 직권을 남용하여 재판위원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총회장정유권해석위원회는 지난 5월, 감독의 임의반려에 대해 어떤 판단 없이 “일반 범과나 행정재판은 고소, 고발장을 접수하였을 때, 의회의 장(감독, 감독회장 등)이 14일 이내에 심사에 회부해야 한다”는 장정 조항만을 답변으로 제시한 바 있다.

본지와의 통화에서 박명홍 감독은 윤 목사의 재심청구를 받아들이는 순간 재판이 다시 성립되는 것을 우려하는 듯 했다. 종료된 사건이 다시 수면위로 올라오게 되면서 벌어질 연회 내 잡음이 부담되는 것이다. 한편 재심청원을 거듭 거부하는 데 따른 부담도 느끼는 듯 했다. 인터뷰 말미에 윤 목사의 요구대로 어떤 판단이 나오던 심급이 맞지 않는다면 연회재판위원회가 그리 판단해 주면  되지 않겠는가 하는 질문에 박명홍 감독은 연회에서의 재심수용을 다시 자문 받아 보겠다고 했다.

▲ 윤동현 목사의 아내가 남편의 무죄와 재심 재개를 호소하며 중부연회본부에서 145일째(6. 14. 현재)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듯 재심을 둘러싼 공방이 지난한 가운데 윤 목사의 아내가 중부연회 본부에서 6월 14일 현재 145일간 농성을 이어가며 남편의 무죄 주장과 재심재개를 호소하고 있다.

윤목사의 아내 ○○○ 사모는 “저희 목사님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 지금도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지리라 확신하기에 지치지 않고 함께 하고 있는 것”이라며 남편의 무죄를 확신 했다. 남편과의 간음을 증언했다는 상대 여인에 대해서는 “상식적으로 자기가 간음을 했다고 당당하게 사람들과 함께 와서 얘기 한다는 게 이해가 되는가? 물증이 없는 사건이고 진술도 10번 이상 번복됐다면 합리적 의심을 해봐야 하는데 처음부터 판을 짜놓고 끝까지 모두가 그렇게 움직인 것”이라고 음모론을 주장했다.

윤 목사는 줄기차게 재심을 청구하는 이유를 ‘명예 회복’에 두었다. 자신의 명예가 회복되면 “재산분할이나 다른 요구 없이 자신을 믿어주는 교인들과 함께 떠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