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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된다는 것’의 의미
박경양  |  kmpeace@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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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년 05월 23일 (목) 23:58:45 [조회수 : 4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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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 장애인 공동체인<라르슈 (L'arche)>의 설립자이며 헨리 나웬의 친구이자 영적 스승으로 알려져 있는 장 바니에(Jean Vanier) 신부가 “하느님은 착한 분이시니 무슨 일이 일어나도 최선입니다! 저는 행복하니 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그대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제 가장 깊은 사랑을 드립니다!"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지난 7일 선종했다는 소식입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장 바니에는 “가장 가난한 이들, 가장 버림받은 이들, 사형을 선고받은 이들을 위해 일했다”며 그를 교회의 위인이라고 추모했습니다. 또 프랑스 가톨릭 주교회의는 “연민과 사랑은 바니에 삶의 동력이었으며 그는 우리가 있는 그대로 사랑받는다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주었다”며 “우리 중에 가장 약한 이들과 함께하는 것을 몸소 증언한 장 바니에에게 감사를 표한다.”는 추모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장 바니에는 해군 장교로 캐나다 총독을 지낸 조지 바니에의 아들로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해군장교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습니다. 장 바니에는 2차 세계대전 와중에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 등에서 수감자들의 귀환을 돕는 일을 하며 “상처 입은 인류”를 보고 큰 충격을 경험합니다. 이후 장 바니에는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르라는 사랑의 초대”를 받았다며 군 생활을 정리하고 신학수업을 시작해 성직자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신부 서품을 받은 후 장 바니에는 평생을 가난한 사람, 버림받은 사람, 사회의 주변으로 밀려난 사람들과 함께 살았습니다.

장 바니에는 그의 책 <인간되기>에서 “인간이 된다는 것은 우리의 인간성과 현실을 서로 잇는 것을 의미한다. 즉 꿈•환상•이념•현실의 위협에서 폐쇄적인 외로움을 떨쳐버리는 것을 의미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향해 나아가는 선택을 의미한다. 인간이 된다는 것은 우리의 과거와 함께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고, 타인의 관계를 향해 나아가는 선택을 의미한다. 인간이 된다는 것은 역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고, 두려움 없이 자신을 더 개방하고, 더 많이 이해하고 타인을 더 많이 사랑하기 위해 일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이 된다는 것은 현실에 부딪쳐 나약해지거나 그 실체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다.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현실에 억지로 모양을 짜 맞추는 것 또한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하나의 개인으로, 또 하나의 종으로서 모든 이의 선을 위해 진화해야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주님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셔서, 가난한 사람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셔서, 포로 된 사람들에게 해방을 선포하고, 눈먼 사람들에게 눈 뜸을 선포하고, 억눌린 사람들을 풀어 주고, 주님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누가복음 4:18-19) 예수의 이 말씀은 예수의 제자를 자임하며 예수 따르기를 결심한 기독교 신자들이 살아가야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장 바니에는 아마도 누가가 전하는 예수의 삶을 충실하게 따라 살기를 꿈꾸었던 듯싶습니다. 또 <인간되기>에서 말했던 것처럼 스스로 인간이 되기를 꿈꾸었던 듯한 장 바니에의 삶은 인간다움이나 인간의 가치는 그가 가진 소유나 지식의 크기 혹은 권력이나 명예의 높고 낮음이 결정하는 것이 아님을 웅변적으로 말해 줍니다. 그것은 평생을 추구했던 가치와 일상에서 드러내는 삶이 결정한다는 말입니다. 그의 선종 소식을 접하고 장 바니에의 삶과 예수의 말씀을 묵상하며, ‘인간이 된다는 것’에 나는 얼마나 가까이 서있는지를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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