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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야기...벌깨덩굴
류은경  |  rek19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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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년 05월 14일 (화) 00:56:06
최종편집 : 2019년 05월 14일 (화) 00:59:57 [조회수 : 3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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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햇살이 눈부십니다. 사각 회색 틀에만 갇혀있다는 것은 계절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습니다. 숲속의 햇살은 더욱 맑고 밝습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주고 헹구어 말려주고 넉넉하게 다독여주기까지 할 것입니다. 푸르른 녹색으로 한창 물들어가는 그 숲에서 보랏빛 ‘벌깨덩굴’을 만났습니다.

이처럼 단순하고 기억하기 쉽고 특징을 잘 나타내주는 이름도 보기 드물지요. (벌)..이 많이 달려들 만큼 꿀이 많습니다. 밀원식물로도 이용하고요. (깨)..들깻잎을 닮았고 향도 비슷합니다. (덩굴)..꽃이 질 무렵부터 덩굴을 뻗기 시작해 줄기마다 뿌리를 내리고 번식에 들어갑니다. 참 마음에 쏘옥 드는 작명법입니다. 꿀풀과 식물답게 줄기가 네모지고 방아잎을 닮아 줄방아나물이라 부르며 어린 순을 나물로도 먹습니다.

벌깨덩굴은 전체적인 모양과 살고 있는 곳을 중요시해 꽃과 거리를 두는 제 사진태도에 딴지를 걸어 왔습니다. 마치 입을 벌리고 있는 모양에다가 부숭거리는 하얀 털이 보입니다. 다섯 갈래로 갈라진 꽃잎 중 얼룩무늬가 있는 아랫부분 가운데 꽃잎이 유난히 돋보이더군요. 더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들여다보니 수술 두 개가 유난하게 길고 암술은 끝이 두 갈래로 갈라져 있네요.

얼룩무늬는 매개곤충들에게 내걸은 간판입니다. 꿀이 있으니 어서오라는 환영 현수막이자 레드카펫이지요. 색, 향기, 모양.. 꽃들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수정이 잘 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었습니다. 헤아릴 수 없는 그 본능과 욕망을 이리 가까이서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더욱 놀랍습니다. 움직이지 못하지만 결코 ‘식물’에 머물러있지는 않는 것이지요. ‘녹색동물’이라는 다큐를 보며 섬뜩해 소름 돋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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