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염에 큰 공격을 당했다. 첨탑이 불길에 휩싸여 타오르는 장면을 목격한 파리 시민들은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마치 든든한 지원군이 순식간에 힘을 잃고 사라지는 것 마냥 그들의 마음 한편에 올라오는 슬픔을 막을 수 없었을 것이다. 파리의 중심이며 기준이자 역사적으로도 살아있는 증인이며, 건축사와 미술사를 한 몸에 품고 있던 대성당의 화재는 전 세계인들에게도 역시나 충격이었다. 어쩌다 화재가 일어났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피해는 얼마이며 복원은 가능한 것인지 모두의 걱정과 염려가 집중되기도 했다. 이번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가 결코 남의 일 같지 않은 것은 숭례문이 불길에 휩싸였을 때의 안타까운 심정이 겹쳐져서 일 것이다. 온전하게 있을 때는 잘 몰랐지만, 사라지고 나면 느끼게 되는 마음의 허전함은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것은 화재에 ‘초기 대응’이 빨랐다는 점이다. 거대한 불길이 노트르담 대성당 전면부의 주요 구조물인 두 종탑의 지지대에 번지지 않도록 했기 때문에 건물이 완전 붕괴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목재로 된 지지대까지 다 타버렸다면 종탑을 잃는 순간부터 성당 전체를 잃을 뻔 했던 위급한 상황가운데 신속히 대처한 소방관이 눈길을 끈다. 그야말로 응급상황에서 골든타임을 지켜 낸 ‘응급 구조대’처럼 노트르담 대성당의 생사여부를 가른 용기 있는 대처였다.

이들이 큰 화재 앞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초기 대응에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던 이유가 있다. 평소에 반복된 훈련으로 다져진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구조를 익히고 종탑에 나선형 계단을 수천 번 오르내리면서 훈련했다고 한다. 바로 그러한 몸에 익은 훈련을 통해 어떠한 화재라도 진압할 수 있는 준비된 상태였던 것이다. 심지어 노트르담 대성당에 화재가 일어났다는 정보도 미리 듣지 못한 채 출동했다고 한다. 출동한 그곳에서 눈앞에 벌어진 광경에도 당황하지 않고 특수 장비를 메고 첨탑까지 올라서 거센 화염을 초기에 진압할 수 있었던 힘은 계단 개수까지 파악할 정도의 훈련뿐이었다.

이번 대성당 화재에서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내부에 있던 귀중한 유물들을 안전하게 옮겨 냈다는 것이다. 불길의 위협에도 무릅쓰고 ‘인간사슬’을 만들어서 ‘가시면류관’ 등의 중요한 가치가 있는 주요 유물을 신속하게 지켜냈다. 이는 위급한 상황에서 유물을 보호하기 위해서 번호를 매겨놓고 먼저 보호해야 할 우선순위의 매뉴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파리의 주요 부처와 기관들이 문제가 발생한 즉시 한 자리에 모여서 ‘어떻게 화재를 진압할 것인가?’를 논의한 것, 노트르담 대성당 곳곳에 구멍을 뚫어놓아서 화재 진압에 유익하도록 한 점 등이 더 큰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고 한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로 인하여 역사적 가치가 뛰어난 성당 일부가 손실되었고, 파리 시민들의 상실감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는 동시에 대성당을 얼마나 소중한 가치로 여기고 얼마나 많은 대비를 기울였는지는 적극적으로 배울만한 일이다. 평소 꾸준하게 훈련된 소방관들의 자세를 비롯하여 어떠한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우선순위의 매뉴얼까지 문화재와 유물을 향한 그들의 태도를 보며 앞으로 복구에도 심혈을 기울일 것은 분명하다.

어떠한 문제 앞에서 당황하며 우왕좌왕하지 않으려면 평소에 훈련된 매뉴얼이 잘 정착되어야 한다. 잘 정리 된 매뉴얼을 가지고 발생할 수 있는 문제나 위기에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그리하여 적절한 초기대응을 통해 문제를 최소화하고, 그 과정이나 절차를 통해서 또 다른 귀감이 되고 영향력을 줄 수 있어야 하겠다. 이제 곧 있으면 각 연회별로 모이게 된다. 이 모임을 통해서, 지난 1년간의 사역을 정리하고 앞으로 1년간의 계획을 세우게 될 것이다. 이 자리에서는 정리해야 할 것은 정리하고, 개선해야 할 것은 개선해서 모두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도 필요하다. 그리하여 정리된 ‘매뉴얼’이 교회의 문제나 위기에 가장 발 빠른 대응책이 되어야 한다. 가장 기본이 되는 연회의 매뉴얼을 잘 지키고 기억하는 것, 바로 그것이 우리 모두가 감리교회를 영향력 있는 교회로 탄탄하게 세워가는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