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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화 원리와 기독교의 하나님 이해
장준식  |  junsikch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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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년 04월 10일 (수) 12:04:14 [조회수 : 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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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의 <개별화의 원리 (principle of individuation>를 바탕으로 이런 생각을 해 볼 수 있겠다.

실체는 질료와 형상의 결합물이다. 그러나 질료와 형상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할 때, 우리는 질료와 형상을 실체로부터 분리해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실체로부터 질료와 형상을 분리할 수 있을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추상에 의해 개념적으로만'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문제는, 개념은 본성상 보편적이기 때문에 개념 안에 개별자의 개별성(thisness)을 담아내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질료와 형상이 가지고 있는 개별성을 알 수 없다.

여기에서 인간 이성의 한계성이 드러나는 것 같다. 이성은 개념화되지 않은 실체에 대해서는 인식하지 못한다. 인간이 이성을 통하여 어떠한 사물을 인식할 수 있는 이유는 보편적인 개념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물은 100도에서 끓는다'는 것은 개념이지 개별성이 아니다. 실제로 물은 100도에서 끓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은 개념화된 형태로 물이 어느 정도 온도에 도달하면 끓는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인간의 학문이란 질료와 형상의 개별성을 파악하는 일이 아니라, 인간 이성이 어떠한 실체를 인식할 수 있도록 실체를 개념화시키는 작업이다. 우리가 신(God)에 대해서 학문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인간에게 이성이 있기 때문에, 그때 우리가 파악하는 신(God)은 개념화된 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성을 통해서 개념화된 신을 인식했다고 해서 우리가 그 개별성(thisness), 즉 신 자체의 본질(nature)을 완전히 알게 되었다고 절대로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태고적부터 신 존재를 증명하려고 했던 사람들의 노력은 늘 헛수고로 돌아갔으며, 결국 신을 경험할 수 있는 길은 이성의 길이 아니라 신비의 길, 즉 신(God)이 자기 자신을 계시(revelation)하는 방법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독교의 신 이해는 매우 독특할 수밖에 없다. 기독교의 신 이해는 개념적이나 형이상학적이 아니라, 인간이 된 신(incarnation)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신(God)이 한 실체로, 질료와 형상의 개별성을 모두 드러낸 형태로 우리의 감각이 경험할 수 있게 세상에 왔다는 것 자체가 헬라철학의 범주 안에 있었던 사람들에게는 이해되지 않는, 또는 기괴한, 미련한 생각인 것이다.

* 질료(matter) – 가능태(dynamis)
* 형상(form) – 현실태(energeia)
* 질료는 형상이 될 수 있는 가능태이며, 형상은 질료의 현실태이다.

장준식
(미국 북가주 실리콘밸리) 세화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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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222.100.38.174)
2019-04-10 23:41:49
아리스토텔레스는 異端이었으나, 토마스 아퀴나스에 의해 復權
1. 아리스토텔레스는 異端

1210년 파리 종교회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철학’ 및 그에 대한 주석을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가르치는 것을 금지시켰다.

보편적인 관념은 인간의 감각세계를 초월하여 실재하는 것이라고 한다. 인간의 감각에 나타나는 개체로서의 사물은 이러한 관념의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實在論, 플라톤 계열의 주장>. 신은 그 이상 위대한 것을 생각할 수 없는 존재이고 그만큼 완전하기 때문에 관념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도 존재해야 한다.<實在論의 지지자, Anselmus의 주장>

보편적 관념은 인간이 만들어낸 단순한 명칭에 불과하며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는 것이라고 한다.<名目論, 아리스토텔레스 계열의 주장>. 성부와 성자, 성령이 각각 셋인 것이며, 셋이 하나라는 것은 명목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즉 셋이 하나라고 상상할 수는 있지만, 상상할 수 있다고 해서 반드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名目論 지지자, Roscellinus의 주장>

명목론은 정통 기독교 교리에 위협을 줄 수 있는 것이었다. 먼저 아우구스티누스 이후로 중세 신학의 출발점이었던 原罪說에 대한 부정으로 나아갈 수 있는 논리였다. 명목론에 따르면 원죄라는 것이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관념상의 것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예수를 하나님과 같은 존재로 설정함으로써 과거 유대교와 구별정립을 가능케 한 삼위일체론 역시 부정될 수밖에 없었다. 나아가서는 교부철학에 의해 형성된, 신이 이 세상에 관여하고 또한 인간이 구원으로 나아가는 통로로서 교회 자체, 즉 보편적인 교회라는 개념이 부정될 수 있었다.

2.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異端 취급은 토마스 아퀴나스가 否定

아우구스티누스가 플라톤을 기독교화 시켰듯, 토마스 아퀴나스가 아리스토텔레스를 기독교화 시키는 작업을 했다. 主流인 실재론(플라톤)에 非主流인 명목론(아리스토텔레스)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아퀴나스의 存在論은 아리스토텔레스의 개념과 범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전개된다. 아퀴나스는 구체적 실체는 질료와 형상으로 이루어지는 개별적 합성체이며 물질적 세계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를 수용한다. 그는 존재란 물질적인 실체나 비물질적인 실체를 현실적으로 존재자이게 하는 것으로 규정한다. 본질은 이러한 존재와 합성하여 구체적 존재자이게 한다. 즉 존재자는 존재와 본질의 합성이라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개념을 활용하여 존재가 現實態라면 본질은 可能態에 해당된다.

아퀴나스는 영혼은 신체와의 결합을 통해서만 존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전통적인 신학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영혼이 소멸할 수 있는 질료와 결합되어 있는 것이라면 靈魂不滅設이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신학의 입장에서는 영혼이 육체가 죽어도 사라지지 않는 독립된 실체로서 존재해야 영혼을 통해 죽음 이후에 신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점을 의식해서인지 그는 영혼은 육체의 본질적이고 유일한 형상으로서 존재하며 육체에 직접적으로 결합된 지성이라고 이해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인간 영혼의 불멸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아퀴나스는 각각의 인간은 영혼 안에 자신의 고유한 지성을 소유하며, 그 영혼은 파괴되거나 소멸할 수 없는 영원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의 영혼이 신체와 결합된 것이라는 아퀴나스의 관점은 인간의 지식에 대해서도 플라톤이나 아우구스티누스와는 다른 결론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는 인간의 영혼을 신비적이거나 신적인 어떤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것으로 끌어내렸다.

아퀴나스는 어떻게 하면 신학의 본질이나 본성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철학을 신앙에 도입할 것인가에 몰두하였다. 이성과 철학을 통해서 기독교의 교리를 설명해야 한다고 믿었다. 먼저 그는 신학을 학문으로 규정한다.

인간의 모든 죄가 원죄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면 인간이 죄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게 된다. 아우구스티누스의 논리대로 신의 은총만이 필요할 뿐이다. 하지만 아퀴나스처럼 인간 스스로에 의한 죄가 별도로 있다는 논리는 인간의 의지에 의해 스스로 죄에서 벗어나는 영역이 부분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되고, 그만큼 인간 자유의지의 필요성을 인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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