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루에도 수 없이 많은 말들을 내뱉고 산다. 그리고 반대로 수 없이 많은 말들을 들으며 ‘말의 홍수’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한 말들에는 듣기 좋은 말도 있고 ‘왜 저렇게 말을 하지?’라고 느끼는 불쾌한 말도 많다. 그런데 듣기 거북한 말에는 나쁜 의도가 있었을 수도 있고 정말 의도치 않은 실수에서 비롯된 말도 있다. 무슨 동기와 이유였던 간에 모두에게 질타를 받는 말을 내뱉는 사람은 그에 대한 책임도 질 줄 알아야 한다. 상대방을 해하기 위해서 말을 칼로 삼으면 도리어 나에게 해가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하는 것이다.

요즘 뉴스 1면을 보면 ‘도대체 저 말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하는 사건들이 우리를 피로하게 만든다.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모 의원은 당 대표를 향해서 ‘찌질하다’는 말로 저격했다. 곧 있을 4.3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 대표로써 전력을 다하려는 움직임에 대하여 ‘볼멘소리’를 날린 것이다. 문제를 일으킨 의원은 당원들로부터 윤리 위원회에 제소를 당한 상태이다. ‘해당행위’, 즉 당원이 소속 정당에 해를 입히는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당 의원을 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신이 내뱉은 말 한마디로 일촉즉발의 위기에 몰리게 되었는데도 여전히 ‘할 말은 했다’는 입장이다.

찌질하다는 문제의 발언을 들은 당사자는 ‘대답할 아무런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라고 했다. 말이라는 가면을 쓴 칼을 똑같이 칼로 대항할 이유가 없어서였을 것이다. 당내의 단합을 이루고 좋은 경선 결과를 내야하는 상황에서 당대표를 향한 저격수의 비난은 한쪽이 져주는 모양새를 이루지 않으면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 분명하다. 필요 이상의 말로 서로를 공격하고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면 자신들은 물론이고 한 공동체의 운명도 좌우할 만한 위험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부정적이고 비난과 공격으로 내뱉은 말 한마디가 가져올 파장은 크다. 개인은 물론이고 공동체까지도 혼란에 빠뜨리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말이라는 것의 중요성과 영향력을 생각해보게 된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 라는 널리 알려진 속담이 있다. 누구나 알고 있어서 흔한 속담이지만 정작 실생활에서 자주 간과하게 되는 속담이기도 하다. 엽전이 열 푼 모이면 한 돈이 되고, 한 돈이 열 개 모이면 한 냥이 된다. 한 냥이 천 개가 모여야 ‘천 냥’이 되는 셈이니, 천 냥이라는 돈을 쌓아놓고 보면 어마어마한 돈이고, 요즘으로 치면 억대를 호가하는 금액이라고 한다. 그런데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을 수 있다니, 아무리 어렵고 불가능한 일도 말을 칼로 삼지만 않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놀라운 힘을 지닌 것이 말이다.

그러니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더욱 더 말 한마디를 조심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한 순간에 천 냥을 변제 받을 수도 있고, 천 냥에 천 냥을 더하게 되는 더 어려운 상황으로 빠질 수도 있다. 이와 같이 긍정적인 말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고, 부정적인 말은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데 더 나아가서는 사람을 잃게 되는 비극을 낳기도 한다. 종종 유명인들 가운데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말 한마디의 실수로 인하여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볼 수 있다.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았든지 간에 경솔한 말 한마디는 칼과 같은 흉기가 되어서 상대방의 마음에 흠집을 내고 다시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몰고 간다.

여러 성도들을 대하는 목회자도 공인이라면 공인일 것이다. 나 한 사람을 통해서 많은 이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으니 말이다. 영적인 리더로써 목회자들을 향한 성도들의 기대는 상상 이상으로 크다. 우리의 말 한 마디로 귀중한 한 영혼을 살릴 수도, 반대로 잃게 할 수도 있다. 물론 ‘목회자도 사람이니까’라는 이해를 구할 수도 있지만 그러한 이해를 구하기 이전에 나 자신에게는 철저하고 엄중하여 말로 칼을 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한 마디를 하더라도 상대방의 입장에서 배려하고 공감하는 것이 우선이다. 나의 말 한마디가 어떤 이에게는 날카로운 칼과 같이 변하여 상처를 줄 수도 있음을 간과하지 말자. 상대를 향한 진실 된 말 한마디가 죽어가는 공동체를 살리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야훼여, 이 입에 문지기를 세워주시고 이 말문에 파수꾼을 세워주소서!”(시편 141:3, 공동번역 개정판) 내 입술에 파수꾼을 세우시고 입술의 문을 잘 지키도록 간구하는 리더가 가장 어려운 때에 가장 빛나게 될 것은 틀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