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과 한국감리교회의 역할

 서 영 석(협성대학교 교수)

I. 들어가는 말

3·1운동은 독립 만세운동으로서 1919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봉기한 항일 독립운동이었다. 3·1운동은 온 민족이 하나 되어 일제에 항거하며 민족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전국적으로 총 궐기한 운동이었다. 1919년 3월1일 서울의 태화관에서 독립선언서가 낭독되는 동안 파고다공원에서는 학생과 시민들이 모여 독립선언식을 갖고 만세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또한 평양 진남포 안주 선천 의주 원산 등 전국 9개 지역에서 같은 일이 일어났다 그 후로 1년여 동안 전국 311개 지역과 만주 연해주 등에서 항일 민족독립운동이 펼쳐졌다.

이렇게 전국적으로 전개된 3·1 독립 만세운동은 종교적인 측면에서 민족 저항운동으로 나타날 정도로 큰 의의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이 운동의 이념적 근거와 조직 형성, 운동의 전개와 확산 과정에서 종교인들의 역할이 결정적이고 주도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3·1운동의 방법은 폭력을 동원하는 무장봉기가 아니라 일본 제국주의의 살인적인 진압 앞에서 총과 칼 대신에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친 것이었다. 3·1운동이 이처럼 비폭력 평화주의로 전개된 것은 강포와 무력을 멀리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기독교정신에 의거했던 것이다. 민족의 고난 앞에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신앙과 민족의 문제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었다. 그러므로 한국 기독교는 3·1운동에 적극적인 참여를 하게 된 것이다. 3·1운동은 또한 나라와 민족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되었다. 이 글에서 3·1운동의 전개과정과 그 의의, 특히 감리교회의 역할에 대한 다루고자 한다.

II. 3·1운동의 준비

기독교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기독교측에서는 1919년 1월 말에 선우혁이 국내로 잠입하여 양전백, 이승훈, 평양의 기독교 지도자들과 독립운동에 대하여 논의한 것이 계기가 되어 평북과 평남의 지도자들이 중심이 되어 독립운동을 전개하고자 준비하였다. 같은 시기에 서울에서 YMCA의 간사인 박희도, 세브란스 병원의 직원인 이갑성, 강기덕 등도 독립운동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렇게 독립운동을 준비하고 있던 과정에서 2월 8일 천도교측에서 제휴의 손길을 내밀었고, 이승훈이 상경하여 천도교측과 논의하면서 연합이 추진되었다. 이렇게 천도교와 기독교가 연합하는 과정에서 기독교 내에서는 두 가지 논의가 있었다. 하나는 목회자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가능한가? 라는 논의와 또 하나는 교리가 다른 천도교와 상호 연합하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논의였다. 에를 들어 감리교회의 박희도와 정춘수는 기독교가 천도교와 교리상으로 부합할 수 없고 지금까지 교류가 없어 행동통일이 힘들기에 위험하다는 생각으로 반대하였다. 그러나 결국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는 상호 종교 간의 차이도 극복하고, 독립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이해하게 되면서 서로 함께 힘을 모아 독립운동을 전개하게 되었다.

미감리회의 경우 서울 기독교청년회 간사를 맡고 있던 박희도가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되었다. 박희도는 이미 1919년 1월 초부터 일본 도쿄에서 한인 기독교 청년회를 중심으로 진행 중인 독립운동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고 외신을 통해 파리 강화회담이나 윌슨의 민족자결주의 원칙에 대해서도 정보를 들었다. 1919년 1월 20일 경기도 이천읍교회에서 동석기 목사와 박희도 전도사가 만났다. 하와이 이민으로 미국에 갔다가 개렛신학교에서 공부하고 돌아와 내리교회를 거쳐 남양교회에서 목회하고 있던 동석기 목사는 국제 정세를 잘 알고 있었다. 서울 중앙교회 전도사이자 기독교청년회(YMCA) 회우부 간사로 있던 박희도 역시 도쿄 한인기독교청년회를 통해 국제 정세를 파악하고 있었다. 1919년 2월 16일 주일 저녁, 서울 종교교회에서 오화영과 정춘수가 만나고 있었다. 오화영은 종교교회 담임이었고 원산에서 목회하던 정춘수는 그날 초빙 강사로 설교를 하였다. 같은 남감리회 소속 목회자들인 두 사람도 ‘민족 자결주의󰡑와 ‘고종 인산󰡑을 화재로 대화를 나누던 중 자연스럽게 󰡒이젠 뭔가를 해야 할 때가 되었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둘은 󰡒기독교청년회의 박희도가 뭔가를 꾸미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있던 터라 이튿날 박희도를 찾아갔다. 이내 셋은 뜻을 모았다. 이로써 미감리회와 남감리회 민족운동 세력의 연대가 이루어졌다. 이들은 즉시 동지를 모았다. 정춘수와 오화영은 ‘남감리회󰡑 구역을 맡아 서울 수표교교회 목사 신석구와 뜻을 같이 했고 개성의 김지환, 원산의 이가순 등도 가세했다. 그리고 박희도는 ‘미감리회󰡑 구역을 맡아 정동교회 전도사이자 <기독신보> 주필로 있던 박동완과 중앙교회 전도사 김창준, 해주읍교회 목사 최성모, 수원 삼일학교 교사 김세환 등과 연락하여 뜻을 같이했다. 그리고 배재학교 졸업하는 아들 문제로 서울에 올라와 있던 최성모는 숙소를 제공해 준 친구인 정동교회 목사 이필주를 만나 운동에 참여하기로 했다. 한편 3·1운동과 신홍식을 살펴보게 되면 먼저 신홍식 목사의 3·1 독립운동 참여와 관련하여 와전된 일화가 전해져 오고 있다. 동아일보를 통해서 보도된 재판 과정에서의 그의 3·1 독립운동 참여는 손정도 목사를 통해서 이승훈 장로를 만난 것이 계기가 되었는데, 신홍식 목사가 평양 기홀병원에 입원한 이승훈 장로를 찾아가 단 둘이 만나게 되었을 때 이승훈 장로의 권유가 있기 이전에 먼저 신홍식 목사가 자발적인 참여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이후 신홍식은 상당히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3·1독립운동에 참여하게 된다.

박희도는 기독교청년회와 영신학교에서 근무하였기에 타 교파나 인물들과 교류하고 함께 독립운동을 모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연대하여 거사를 계획하려던 감리회나 북장로회 인사들은 박희도의 기독교청년회와 협성학교 사무실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다. 당시 서울에 올라와 있던 평양 남산현교회 목사 신홍식은 박희도를 만났고 정주 오산학교 설립자였던 이승훈, 상해에서 파송된 선우혁, 선천북교회 목사 양전백, 의주동교회 목사 유여대, 정주 덕흥교회 장로 이명룡, 정주읍교회 목사 김병조 등과 󰡒국장을 기해 만세운동을 벌이기로󰡓뜻을 모았다. 그리하여 이승훈 장로가 서울로 상경한 직후 서울에 상경한 신홍식 목사는 이승훈과 박희도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였으며, 서울에서의 몇 차례 회합을 통해 평안도에서 동지를 모집하는 책임을 맡기도 하였다. 2월 19일에 이갑성의 집에서 감리교측의 박희도, 신홍식, 오화영, 현순 목사와 장로교측의 이승훈, 함태영, 이갑성, 안세환 등의 지도자들이 모여 천도교측과 함께 독립운동을 추진하기로 결정하였다. 2월 24일에 이승훈은 천도교의 최린을 만나 기독교가 천도교와 합동으로 만세운동을 전개하기로 최종 결정하였다.

결국 이승훈은 북쪽에서 장로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일을 알렸고 박희도는 남쪽에서 감리교를 중심으로 진행된 결과를 알렸다. 이날 박희도와 이승훈의 만남으로 북장로회와 미감리회, 북쪽과 남쪽의 민족운동 세력이 연결되었다. 2월 26일 기독교측 인사들이 정동교회 이필주목사 사무실에 모여 기독교측 민족대표 최종명단을 확정하고 최남선이 작성한 독립성언서와 독립청원서의 초안에 대해 검토하고 동의하였다. 이로써 <독립선언서>에 서명할 민족 대표로 미감리회(이필주, 박희도, 김창준, 최성모, 박동완, 신홍식), 남감리회(정춘수, 오화영, 신석구), 그리고 북장로회(이승훈, 길선주, 양전백, 이명룡, 김병조, 유여대, 이갑성) 소속 목회자와 평신도들이 구성되었다. 그리고 이승훈을 통해 천도교(손병희 외 15명)와 불교(한용운 외 1명) 대표들과 연대하게 되었으니 3. 1 <독립선언서>에 참여한 민족 대표들이 종교계 대표들로 구성되었다.

남감리회에서는 원산 상리교회의 정춘수목사와 서울의 종교교회의 오화영목사, 수표교교회의 신석구목사 등 3명이 처음에 참여하였다. 2월 16일 종교교회에서 정춘수목사가 설교부탁을 받고 서울에 와서 박희도를 만나 서울에서 진행 중인 독립운동 상황을 파악하였고 그 정보를 오화영 목사에게 전했던 것이다. 오화영목사는 이 일에 즉시 찬동하였고 남감리회에서는 오화영 목사를 중심으로 해서 미감리회, 장로회, 천도교 대표들과 회합하여 독립운동을 전개해 나갔다. 서울에 소재한 감리교회는 3·1운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장소가 되었다. 남감리회 소속의 종교교회는 담임자인 오화영목사와 정춘수목사가 3·1독립운동을 논의하는 곳이 되었고, 미감리회 정동교회는 담임자였던 손정도목사가 최성모목사와 박동완 전도사 등과 회합하는 미감리회 목사들의 독립운동 논의 장소였으며 장로교의 인사들과도 함께 모여 기독교계 세력을 모으는 장소의 역할을 담당하였다. 3월 1일 독립선언식이 거행된 태화관에서 지리적으로 가까웠던 중앙교회도 이 교회 소속 박희도전도사와 김창준 전도사가 민족대표로 참석하였다.

장로교의 경우, 서북지역과 서울지역이 주요 거점지역이었는데 이 두 지역이 미국 북장로회 선교부의 선교구역이었기 때문에 비교적 지도자들이 자주왕래하며 운동을 도모할 수 있었다. 1919년 2월 초 중국 상해에 있던 민족운동단체인 신한청년단에서 파견된 선우혁은 선천과 정주, 평양 등지를 돌며 과거 105인 사건의 옥중 동지인 서울의 이승훈, 양전백 등을 찾아가 독립운동 방안을 협의한 뒤 평양 선천 정주 등의 서북지역 기독교 세력을 중심으로 조직화작업에 들어갔다. 서울에서는 황성기독교청년회의 박희도, 세브란스병원 제약주임 이갑성 등이 전문학교 학생대표들과 독립운동 방안을 논의하고 있었다. 두 운동세력은 오산학교 설립자인 이승훈의 제의에 따라 천도교 등과 연합하게 됐다. 이승훈은 송진우를 통해 천도교측의 운동 준비 상황을 듣고 선천으로 내려가 노회에 참석 중인 양전백, 유여대, 김명조, 이명룡 등과 접촉하였다. 그리고 평양에 내려가 손정도목사를 통해 남산현교회의 신홍식목사와 장대현교회의 길선주 목사를 소개받아 접촉하였다. 이후 2월 17일 서울에 상경하여 함태영 이갑성 등 장로교측 인사들과 박희도, 오화영 등 감리교측 인사들과 접촉을 갖고 기독교 대표진을 구성하였다. 이어 기독교측을 대표하여 최린과 최남선 등과 접촉하여 천도교 및 불교계와 연대하는 작업을 추진하였다. 1919년 3월1일 전국의 기독지도자들은 각 지역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했다. 33인 가운데 한 사람인 유여대목사의 경우 서울 선언식에 불참한 채 의주지역의 만세운동을 이끌었다.

3·1운동이 민족의 거족적인 행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종교적인 영향력이 적지 않았음을 볼 수 있다. 3. 1운동을 준비하던 민족 운동가들은 처음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서울로 몰려 들 것으로 예상되는 고종의 인산(因山, 장례) 날인 3월 3일을 시위 날짜로 잡았다. 그러나 아직 봉건적 사회 분위기가 가시지 않았던 때라 장례 날 소동을 벌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겨 하루 당겨 3월 2일로 잡았는데, 공교롭게도 그날은 주일이었다. 그러자 민족 대표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던 목사, 전도사, 장로들이 반대했다. 그래서 하루 더 당겼다. 그리하여 3월 1일 토요일로 날짜가 정해졌다. 그만큼 3. 1운동은 민족 대표 구성 과정 뿐 아니라 거사 일정을 잡는 데서도 종교적인 요인을 고려하여 추진되었다. 또한 3·1 운동에 참여한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 운동을 거족적인 민족운동 차원에서 정치, 사회운동으로만 인식하지 않았고 종교적인 측면에서 참여하였다. 평양 남산현교회의 신홍식 목사도 재판 과정에서 민족 독립이 하나님의 뜻임을 당당하게 밝혔다. 서울 중앙교회의 김창준 전도사 역시, 민족 대표로 서명한 이유가 기도하면서 확신한 하늘의 뜻에 따른 것임을 밝혔다. 또한 민족대표였던 이필주목사는 다수의 기독교 인사들이 변절의 길을 걸을 때에도 지조와 절개를 잃지 않았고 신앙에 근거한 나라사랑과 이웃사랑을 실천하였다. 신석구는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기독교인 중에 처음엔 교리와 신조가 다른 천도교인 및 불교인과 연대하는 것에 대해 신앙적 갈등을 느꼈지만 종교적 체험을 통해 이것을 극복하고 참여한 인물이다. 신석구목사 역시 3년 투옥 생활을 비롯해 일제 강점기와 해방 후 분단의 아픔을 경험하며 20세기 우리 역사의 암울한 질곡의 가시밭길을 걸어가면서도 올곧은 목회자의 자세를 가지고 변절하거나 타협하지 않고 순교하기까지 민족과 교회에 희망을 준 신앙인이었다. 이와 같이 3·1 운동은 한국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독립을 위한 민족운동인 동시에 신앙의 신념에서 나오는 종교행위이기도 하였다.

III. 만세 시위 확산과 감리교회의 수난

3·1운동은 민족대표 33인의 태화관에서의 독립선언서 낭독과 파고다 공원에서의 학생들의 시위로 시작되었다. 서울에서 만세 시위가 진행될 때 평안남북도, 황해도, 함경남북도 등 이북 5도의 중요 도시에서도 서울과 거의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전개되었다. 민족대표를 중심으로 구축된 연락망을 기반으로 하여 만세 시위가 지방으로 확산되었다. 이 시기 교회 조직이 운동 연락망으로 활용되었다. 당시 한국기독교교계의 큰 조직인 장로교의 경우 총회-노회-시찰회를 통해, 감리교의 경우는 연회-지방회-구역회의 조직으로 연결될 수 있었다. 나아가 이러한 조직은 지방내 교회간, 혹은 지방과 지방간 기독교인들의 연락 체계를 구축하여 <독립선언서> 전달을 용이하게 하였고, 정보를 교환하고 시위 대중을 동원하는 연락망이 되었다. 평양과 의주를 비롯하여 정주, 해주, 옹진, 사리원, 황주, 서흥, 연백, 수안, 원산, 영흥 등의 도시에서 만세시위가 벌어졌다. 이들 지역이 서울과 동시에 만세시위가 진행된 것은 경의, 경원선 철로 변에 위치하고 있어 연락이 용이하였고, 3·1운동의 민족 대표 중 기독교 대표들의 다수가 이 지방 출신이었고, 평안남북도 지역에서는 기독교뿐만 아니라 천도교 세력도 상당했기 때문이었다. 이미 <독립선언서> 서명 대표자 규합과정에서 선천에서 열린 평북노회와 이천에서 열린 감리교 지방사경회, 감리교 선교백주년기념대회 같은 교회 집회와 조직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서울과 지방의 교회 조직을 통해 시위운동 정보가 사전에 전달되어 짧은 기간에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인 시위가 일어날 수 있었다. 평양에서는 3월 1일 오후 1시에 장로교의 장대현 교회와 감리교의 남산현 교회에 1800여명이 모여 독립선언식을 거행하고 시가행진을 하였다. 진남포에서는 오후 2시에 감리교회당에서 시작되었으며, 안주에서는 김화식 집사가 독립선언서를 인쇄하여 준비하여 5시에 3, 4백 명이 모여 독립 연설회를 개최했다. 의주에서는 2시에 도청에 선언서를 투입하였고, 교회당에서 3백명 내외의 군중이 시위에 들어가서 오후 8시경에 2-3천명으로 늘어났다. 선천에서는 신성학교에서 오후 3시 경에서 조선독립단 이란 깃발을 내걸고 만세를 시작하였다. 이승훈의 출신지인 정주에서는 경찰이 사전에 발각하여 만세에 이르지 못했고, 원산에서는 정춘수가 2월 말에 선언서를 가지고 와 계획하여 3월 1일 원산 장날에 만세운동을 거행하였다.

3월 1일 서울에서 <독립선언서>가 발표되고 학생들의 시위가 시작된 후, 민족대표를 중심으로 구축된 연락망을 기반으로 하여 만세 시위가 지방으로 확산되었다. 독립선언서가 발표된 뒤 기독교 지도자들은 조직적인 활동을 시작하였는데 각 지역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하고 독립선언을 후원하는 글을 발표했다. 이 시기 기독교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먼저 교회 조직이 운동 연락망으로 활용되었다. 감리교의 경우 연회, 지방회, 구역회 조직이 구축되어 있어서 서로 다른 지역이나 교회와의 연락 체계를 구축하여 <독립선언서> 전달과 정보 교환 및 시위 대중 동원 연락망이 되었다. 이미 <독립선언서> 서명 대표자 규합과정에서 교회 집회와 조직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서울과 지방의 교회 조직을 통해 시위운동 정보가 사전에 전달되어 짧은 기간에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인 시위가 일어날 수 있었다. 결국 전국 조직망은 삼일운동 때 빠른 시일에 만세운동의 지방 확산을 가능케 해준 결정적 배경이 되었다. 기독교청년회 조직과 교회 여성들의 지방 연락망을 갖춘 감리교의 여선교회나 장로교의 여전도회 조직은 만세 시위 확산의 큰 역할을 하였다. 특히 지방 여행이 비교적 자유로웠던 매서인과 전도부인 등 토착 전도인들을 통해 독립운동 유인물과 정보가 도시와 지방에 전파되었다. 그리고 전국에 설립된 기독교계통 사립학교들도 시위 과정에서 중요한 연락망이 되었다. 이들 학교 학생들은 지역교회 교인들과 연대하여 만세운동을 전개하였다. 특히 시위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휴교령으로 지방 고향으로 흩어지면서 지방 시위의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 결과 삼일운동 당시 만세시위가 벌어진 곳이 선교부나 교회 또는 기독교계 학교가 설립된 곳과 일치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것은 기독교인들이 그만큼 삼일운동에 적극 참여하였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또한 교회가 시위운동의 주요 장소가 되기도 하였다. 교인들이 교회 주일예배를 마치고 시위를 벌이는 경우나, 수요일 저녁 예배를 마치고 야간 시위를 벌이는 등 교회의 종교 집회가 시위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았다. 구체적으로 나라와 민족의 자유를 위해 기도를 드리거나 예배와 같은 기독교의 종교 의식을 통해 일제에 저항을 하기도 했다. 1919년 3월 3일에 발표된 통고문에는 기독교인들의 행동지침이 명시되어 있다. “우리 존경하고 고귀한 독립단 여러분이여, 어떤 일이든지 일본인을 모욕하지 말고, 돌을 던지지 말며, 주먹으로 때리지 말라. 이는 야만인이 하는 바니, 독립의 주의를 손상할 뿐이니 행여 각각 주의할지며, 신자는 매일 세 때 기도하되 일요일은 금식하며 매일 성경을 읽되 월요일은 이사야 10장, 화요일은 예레미야 12장, 수요일은 신명기 28장, 목요일은 야고보서 5장, 금요일은 이사야 59장, 토요일은 로마서 8장을 돌아가며 다 읽을 것이라.” 시위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날을 기해 장터에 미리 잠입한 기독교인들이 시위를 시작하는 일이나, 교회의 타종을 신호로 시위가 시작하는 경우도 있었다. 나아가 기독교인들이 시위를 시작하여 군중 시위로 연결되는 형태로 발전하기도 하였다. 한편 교회가 3․1운동 이념 형성 및 확산의 매개가 되었다. 대중 투쟁단계에서 주요 도구로 작용한 것이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비롯한 각종 격문과 선언서, 지하신문의 보급이었다. 대중투쟁 단계에서 기독교인들은 교회와 학교를 중심으로 태극기와 독립선언서 제작 및 보급에 참여하였다.

이와 같이 3월 1일 서울에서 시작된 만세 시위는 순식간에 전국으로 확산되어 전개되었다. 기독교 지도자들과 교인들은 일제에 대항하여 적극적으로 운동에 참여하였다. 일본 총독부의 통계에 따르면 3월 초순과 중순에는 하루 평균 12-13개 처소였으나, 3월 하순과 4월 초순에는 25개 처소 내외로 거의 배증하고 있다. 만세 시위가 가장 절정에 이른 시기는 3월 말에서 4월 초였으며, 3월 31일 27개처, 4월 1일 52개처, 2일 37개처, 3일 43개처, 4일 34개처였다. 전국적인 통계를 보면 3.1-14일까지 276회의 만세 시위가 일어났는데, 평안남도가 71건으로 가장 많이 일어났고, 3.15-28일까지 360회가 일어났는데 경기도가 97건으로 가장 치열하게 만세 운동이 일어났으며, 3.29-4.11까지 504회가 일어났는데, 역시 경기도가 107회로 가장 많았고, 황해도 68건, 평북 58건, 경남 54건, 충남 53건, 강원 52건 등이었다. 4.12-30일까지는 40건으로 거의 소강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기독교가 들어간 지역에서는 예외 없이 만세 시위가 일어났고 그로 인한 교인들의 피해도 컸다. 3·1운동의 준비 및 거사에 대한 참여로 인해 기독교가 인명과 물질의 피해를 입었다. 3·1운동으로 투옥된 기독교인은 타 종교인을 합친 것보다 더 많았으며, 파괴된 교회당의 수만도 40동이 넘었다. 3·1운동을 계기로 해서 일어난 기독교의 민족운동과 독립운동은 천도교보다도 기독교가 동원력에 있어 매우 컸다. 초기에 체포된 1만 9천여명 중 기독교인은 3천3백73명(17%)이었다. 참여수는 1천 2백회 중 3백40회(주동세력이 뚜렷한 경우), 기독교는 78지역서, 천도교는 66지역서, 양자 공동으로 42지역서 주도됐다. 당시 기독교인이 전체 인구의 1.3%으로 추산한다면, 기독교의 영향력이 얼마나 컷는 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이처럼 기독교는 만세운동을 주도한 탓에 피해도 컸다. 1919년 10월 3·1운동으로 인해 한달 늦게 열린 제8회 장로교 총회에서는 3·1운동으로 사망한 교인이 52명, 체포된 교인이 3천8백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해 11월 열린 감리교 연회에서도 목사와 전도사 등 직분자 1백60여명이 투옥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체 목사 28명 가운데 14명이 체포，구금됐다. 일본 헌병대의 조사 결과 목사를 포함한 교역자 2백44명이 체포되어 그 수가 천도교나 불교의 두 배에 달했다. 특히 여성 구금자 4백71명 중 3백9명이 기독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만세 시위로 인해 피해를 입은 대표적인 사건이 제암리교회 사건이다. 제암리 3·1운동은 서울과 마찬가지로 천도교와 감리교가 연합으로 시위를 주도한 점이 특징이다. 3월 중순부터 시작된 수원지방의 만세운동은 장날에 확대됐다. 3월 16일 수원에서 시작된 수원지방 3. 1운동은 화성군 각 지역으로 확산되었는데 3월 21일 오산 시위, 3월 23일 사강 시위, 3월 29일 오산 2차 시위, 3월 31일 발안에서 수천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대적인 시위로 이어졌다. 3월 31일 발안 시위 때 일본군 헌병들의 발포로 부상자가 나자 흥분한 군중들은 주재소와 면사무소, 일본인 소학교에 불을 놓았다. 4월2일 수요 저녁예배를 마친 후 교인들은 인근 산에 올라가 만세시위를 벌였다. 4월 3일 화수리 시위 때도 발포하자 군중이 주재소를 공격하여 일본인 순사를 때려 죽였다. 상황이 이처럼 격화되자 일제는 헌병, 순사 혼성부대를 편성하여 화성지역 주동자 검거에 나섰다. 2차에 걸쳐서 오산, 사강, 남양, 팔탄, 발안, 수촌, 화수 등 시위가 일어난 지역을 돌면서 진압 작전을 벌이며 시위 주동자들을 체포, 사살하였고 그 과정에서 화수리와 수촌리 마을과 예배당이 불탔다. 일본군 진압작전의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제암리에서였다. 홍원식 권사를 중심으로 구국동지회 활동을 하고 있던 제암리 사람들은 3월 31일 발안 장날 시위를 실질적으로 주도했고 그 후 밤마다 산에 올라 야간 봉홧불 시위를 벌였다. 일본군은 진압 부대를 끌고 제암리로 들어와 마을을 포위하고 󰡒열다섯 살 이상 된 남자들은 예배당으로 모이라󰡓고 지시했다. 그렇게 해서 모인 22명을 예배당 안에 가두고 문을 잠근 다음 창문으로 총을 난사한 후 예배당에 불을 질렀다. 북새통에 두 명이 탈출하였는데 그 중 한 사람은 도망치다 사살되었고 한 사람만 살아남았다. 밭에서 일하다가 예배당에 불이 난 것을 보고 달려왔던 부인 두 명이 현장에서 사살되었다. 이리하여 수원 발안과 제암리 만세 시위를 주도한 안종후, 홍원식 권사와 안진순 속장 등 제암리교회 교인 10여 명을 포함하여 예배당 안에서 20명, 예배당 밖에서 3명, 모두 23명이 일본군의 예배당 방화로 희생되었다. 군인들이 지른 불은 편서풍 바람을 타고 제암리 초가 마을 전체를 살라 버렸다. 이들은 가까운 고주리 마을로 가서 그곳 천도교 지도자 일가족 6명을 살해하였다.

이처럼 일제의 탄압으로 교회와 기독교인들의 피해가 나타났는데 3·1운동이 일어난 뒤 6개월간은 모든 집회가 금지되었고 교회의 집회도 저녁집회 없이 일요일 낮에만 허락되는 어려움에 처했다. 또한 교회의 담임목사를 비롯한 전도사, 장로 등 주요 인물들이 체포되어 어떤 교회에서는 예배를 인도할 사람이 없어 기도만 하고 흩어질 정도로 교회의 타격은 컷다. 1919년 11월 6일에 제 12차 미감리회 조선연회가 서울 정동교회에서 개최되었다. 연회에서 연회원 중 만세운동으로 수감된 목회자와 그 가족을 구휼하기로 결의하고 현황을 조사하기로 하였다. 또한 일본 경찰 당국의 삼엄한 감시 속에 진행된 연회에서 3·1운동으로 인한 피해와 아픔을 토로하였다. 예를 들어 몇 지방 감리사 보고를 살펴보려 한다. 감리사 보고 시간에 우선, 경성지방 감리사 최병헌 목사의 보고는 다음과 같다.

󰡒금년 3월 1일 조선독립운동으로 인하야 교역자 중에서 피수(被囚)되여 고초를 당함으로 교회 사업이 건둔하오며 간신히 후보자로 대리하면 오래지 않아 또 피촉되고 청년 학생들은 탐정의 기찰과 수색의 심함을 인내치 못하야 어디로 도망하였는지 알지 못하며 강도자(講道者)가 없으니 실로 답답한 사정인대 엇던 교회에서는 주일 예배에 인도자가 없음으로 교우들이 기도만 하고 폐회한 일도 있으며 정동교회에 이르러는 3월 1일에 이필주 목사와 박동완 전도사가 피수되고 그 후에는 정동교회에 동량(棟梁)과 같은 김진호 정득성 양씨가 피촉되었으며 배재학당 생도들과 이화학당 교사와 생도들이 다수 피수됨으로 교우는 흩어지고 인심은 험악하야 봄부터 가을까지 저녁 집회를 정지하였으며 종로교회는 김창준 박희도 양씨가 체포된 이후로 직원들은 다른 곳으로 피하였고 청년 교우는 사방으로 흩어졌으며 교회 서류를 기록할 자가 없음으로 계삭회 때에 여학생으로 서기를 대리케 한 일도 있나이다.󰡓

이어서 수원지방 감리사 노블 목사의 보고는 다음과 같다.

󰡒3월 1일부터 조선독립운동이 시작된 후로 교회를 심방하기에 불가능한 것은 선교사들이 회당을 심방한 후에는 순사가 더욱 심함으로 9월 1일까지 교회 시찰하기가 곤란하였습니다. 목사 5인과 인도자 13인이 수감되었고 교인 13인이 일병에게 피살되었습니다. 그럼으로 교역자 52인이 없어졌습니다. 그 중 목사 3인은 놓여났고 1인은 보석으로 나왔습니다. 남양과 제암과 오산 구역에 7개 예배당이 일병에게 파괴당하였고 그 근방에 329처 가옥이 불탔고 1600인이 거처할 곳이 없게 되었고 그 지경에 참사자 수를 분명히 알기 어려우나 신용할 만한 통지에 의하면 신자와 불신자를 합하여 82인이라 합니다.󰡓

다음으로 평양지방 감리사 무어 목사 보고는 극심한 피해와 고통이 담겨 있었다.

󰡒본 지방회를 개회하려고 할 때에 조선인 목사 중 1인이 말하기를 금년 지방회는 감옥에서 개회하면 좋겠다 하다. 이렇게 말한 까닭은 금번 조선 독립운동으로 인하여 감옥에 있는 목사, 전도사, 권사, 속장, 학교 교사, 주일학교 교사 합수가 160인이라. 3월 1일에 이 운동이 시작된 후로 지금까지 그 영향이 있다. 각 교회 형편을 2부로 나눌 수 있으니 1은 운동 전이요 2는 운동 후라. 본래 목사의 수가 28인인대 그중 14인은 구속되고 4인은 사직하다. 고로 남은 이가 불과 10인이라. 집사 성품 받은 목사 10인 중 8인은 구속되고 1인은 신병으로 휴직하니 연회 연말에는 2인만 남었나이다. 평양 성내 5처 교회당에서 담임목사 6인이 구속되니 그 후로는 여러 회당이 본처전도인 1인과 교회직원이 합력하야 교회 사무를 처리하여 나가다가 지금은 신임 본처전도인들이 각 구역을 담임하고 그 중 1구역만 목사가 담임하다가 이 구역에 전도사 1인을 파송하였더니 사무를 시작한지 1주일이 못되여 또 금고(禁錮)되었다. 엇던 교회는 일주로 4삭간 예배를 정지하는 지경에 잇슬지라도 하느님의 나라 일은 실패되지 아니하엿나이다.󰡓

평양 지역에서 3·1독립운동으로 말미암아 천도교나 장로교회가 입은 피해도 막심했지만 감리교회가 입은 피해는 더 막심하였다. 3·1독립운동 직후 평양 지방회가 개최되었을 때 한국인 목사 한명이 감옥에 있는 목회자가 많아 차라리 감옥에서 지방회를 개최하자는 의견까지 개진될 정도였다. 평양 남산현교회가 평양 지역 독립운동을 의논하는 중심 역할을 하였다. 서울에서의 회합을 통해 평안도 동지 모집 책임을 맡은 신홍식 목사는 민족대표에 서명할 동지를 얻기 위해 이향리 아펜젤러기념교회 김찬흥 목사, 이문리교회 주기원 목사, 신양리교회 김홍식 목사 등과 접촉하였다. 이들은 독립선언서에 민족대표로서 서명하지는 않았지만 이들이 평양지역 감리교회의 3·1독립 운동을 주도하게 되었다. 또한 신홍식 목사는 숭의여학교 교사였던 박현숙을 통해서 평양 지역 3·1독립운동에 사용할 태극기를 제작하도록 하였다. 비록 그는 민족대표 33인으로서 서울에 상경하여 평양에 없었지만 평양 지역에서 3월 1일 오후 1시 천도교는 벽암리 천도교당에서, 장로교회는 장대현교회 옆 숭덕학교 교정에서, 그리고 감리교회는 남산현교회에서 고종황제의 봉도회에 이어 독립선언식을 행하였다. 다시 3·1독립만세 운동이 재현될 것을 우려하여 감옥에서 풀려나온 신홍식 목사에 대한 공식적인 환영회를 하지 말하고 평양 경찰서에서 평양 교계 목회자들을 불러 주의할 정도면 얼마나 그가 평양을 대표하는 민족대표로서 얼마나 영향력이 컷고 평양시민들이 독립운동의 열기가 강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평양지역 감리교회에서 수난당한 목회자와 평신도들이 많이 있지만, 특히 평양 지역 3·1독립운동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여 평양 경찰서에 수감되었다가 평양 남산현교회의 부담임이었던 박석훈 목사가 옥중 순국하였다.

강화에서는 평신도에 의해 만세운동이 벌어졌다. 은 세공업자인 유봉진을 비롯한 기독인들이 3월18일 강화읍 장날에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인원이 1만명을 넘었다. 또한 '아오내의 잔다크' 유관순의 저항과 순국은 3·1운동의 중요한 활동 중의 하나이다. 이어 1920년 3·1운동 1주년을 맞아 유관순과 함께 서대문 형무소 안에서 '옥중 만세 시위'를 전개하였던 어윤희, 신관빈, 권애라, 심명철 등 감리교 여성들의 투쟁도 있었다.

IV. 기독교계학교와 여성들의 활동

3·1운동에 있어서 감리교회는 학생들이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 만세운동을 배재학교, 이화학교, 배화학교, 송도고보 등 많은 감리교 계통 학교들이 주동이 되어서 전개하였다. 교회 조직 외에도 도시와 지방에 설립된 기독교계통 사립학교들도 시위 과정에서 중요한 연락망이 되었다. 특히 시위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휴교령으로 지방 고향으로 흩어지면서 지방 시위의 촉진제가 되었다. 이외에 모의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기독교청년회 조직과 교회 여성들의 지방 연락망을 갖춘 여선교회(감리교)와 여전도회(장로교)의 조직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감리교회는 여성들의 활동이 특이하게 나타났습니다. 서울, 평양 등지에서의 독립운동 단체에는 우리 감리교 여선교회 회원들이 대거 참여하여 그 지도적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방을 순회하며 자유롭게 전도활동을 벌이고 있던 매서인과 전도부인 조직도 정보 전달 및 시위 확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특히 3·1만세운동에 있어서 주목해야 할 점은 기독교인 시위 참가자 중 남성들에 비교해서 여성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이는 당시 남성 지배체제에서의 억압의 굴레에 갇혀 있던 여성들이 자신의 해방뿐만 아니라 민족해방에 관여했다는 점이다. 특히 감리교 운영의 여학교들에는 민족운동 성향이 강한 단체들이 설립되어 있었고 민족의식이 투철한 교사들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었다. 또한 교회의 여성들도 선교회 조직을 통해 중앙과 지역 연락망을 가지고 있어 민족운동의 중요한 세력이 되었다. 이들은 교회의 정기적인 예배 외에도 사경회, 기도회, 부흥회, 선교회모임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만나 정보를 교환하거나 비밀 연락망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연락망과 조직이 3·1운동 때 여성 만세 시위의 근간이 되었다. 서울에서 수천명, 전국에서 1만 여명의 여학생들이 3·1만세운동에 참여했다. 그리고 기생을 비롯한 기독여성들이 만세운동에 적극 참여해 희생을 당했다.

3월 1일을 기해 서울과 전국 지방에서 일제히 만세 시위운동이 전개되었다. 이때 감리교 계통학교와 교회를 중심으로 여성들의 시위투쟁이 전개되었다. 3월 5일에 열린 서울 지역 학생연합 시위에 이화학당 여학생들이 만세 시위에 참여하였다. 3월 10일에 학교 휴교령으로 휴교 기간 중에 학생들은 고향에 돌아가 만세 시위를 주도하여 독립운동에 지방에 까지 확산되는 상황으로 전개되었다. 국내에서 삼일운동이 일어난 후 짧은 기간에 서울과 지방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교회여성들의 만세시위가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1900-1910년대 보호여회나 여전도회, 여선교회 같은 교회여성단체들이 조직되어 지방과 교회를 연결하는 연락망은 갖추어져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처럼 서울과 지방을 연결하는 조직 연락망에서 전도부인들의 역할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선교사들이나 남성 목회자들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까지 들어가 복음을 전하던 전도부인들이 전국 각 지방, 교회 단위로 활동하고 있어 연결이 가능했다.

삼일운동 당시 전도부인들도 역할에 대한 예를 들어보면 삼일운동 때 강화읍교회 전도부인으로 활동하던 김유의는 경찰 감시망을 뚫고 강화 남부 온수리에서 제작된 독립운동 유인물을 거사 직전에 강화읍으로 운반, 배포함으로 3월 18일 강화읍 만세시위가 이루어지도록 지원하였고 이 일로 체포되어 6개월 옥고를 치렀다. 서울과 지방 도시의 기독교계 여학교 학생들도 삼일 만세운동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서울의 이화학당과 배화여학교, 정신여학교를 비롯하여 평양 숭의여학교와 정의여학교, 개성 호수돈여학교와 미리흠여학교, 광주 수피아여학교, 전주 기전여학교, 목포 정명여학교, 부산 일신여학교, 마산 의신여학교, 해주 의정여학교, 선천 보성여학교, 원산 루씨여학교, 함흥 영생여학교, 수원 매향여학교, 공주 영명여학교, 대구 신명여학교, 천안 양대(광명)여학교 등 기독교계통 학교에 재학 중이던 여학생들이 삼일독립만세 운동에 적극 참여하였다. 그리고 학생들은 총독부 당국의 휴교령으로 수업을 할 수 없게 되자 지방 고향으로 내려가 고향교회 교인들을 규합하여 만세운동을 벌였다. 4월 1일 천안 아우내 장터 시위를 이끌었던 유관순이 대표적인 예다. 기독교 학교 학생들을 통해 만세운동의 지방 확산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처럼 전도부인과 기독교학교 여학생, 교회여성 등 기독여성들은 삼일운동에 적극 참여하였고 그로 인해 체포되어 남성보다 더한 수난을 겪었다.

또 다른 서울의 감리교 여학교인 배화학당에서도 만세 시위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미 1910년부터 남궁억이 교사로 있으면서 학생들에게 민족의식을 고취시켰다. 1919년 3·1운동 당시에도 기숙사 사감 차미리사를 비롯한 민족의식이 강한 교사들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었고 학생들이 만세 시위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휴교령으로 인해 조기 귀가한 학생들과 교사들이 만세운동에 참가하지 못하다가 1920년 3월 1일에 배화학당 학생들 40여명이 필운대에 모여 만세 시위를 하였고 일경에 24명이 체포되어 재판에 회부되었다.

V. 3·1운동의 의의와 감리교회의 역할

1. 3·1운동을 통해 애국애족의 교회임을 선포함

한국교회가 3·1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목적은 단순히 종교의 자유나 교회 자치권의 획득만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당시 한국감리교회는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애국애족의 교회였다. 일본제국주의 하에서 기독교가 독립운동가를 가장 많이 배출할 수 있었던 것도 이에 힘입었던 것이다. 당시 한국교회가 애국애족의 교회라는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애국애족 그 자체가 성경에서 발견할 수 있는 기독교의 정신이기 때문이다. 성경의 가르침대로 당시 한국교회가 일제의 총칼에 굴하지 않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분연히 일어선 것은 나라사랑 민족사랑의 기독교정신으로 말미암았던 것이다. 한국감리교회는 나라와 민족이 위기에 처했을 때 대담하게 역사에 참여해서 나라와 민족을 구하기 위해 싸웠다. 우리 감리교회는 개인의 구원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구원을 적극적으로 힘쓰는 역사적인 감리교회였다.

한국의 기독교 민족운동은 한말부터 시작되었는데 감리교회와의 관계를 보면 도미하여 활동하다 귀국하여 배재학당에서 교사로 있던 서재필, 정동교회의 목사이며 배재학당의 교장인 아펜젤러, 남감리교인 윤치호 등이 토론단체인 협성회도 조직하고 독립신문, 협성회, 독립협회를 만들고 신사상을 가르쳤다. 여기에 이상재, 정 교, 윤치호, 남궁억, 이승만, 안창호, 신흥우 등이 참여하고 후에 여러 애국지사들이 합세하였는데 이들의 대부분은 감리교인들이었다. 또한 1900년대에는 상동교회 목사 전덕기가 중심이 된 엡웟청년회와 ‘상동파’가 있었다. 상동파의 핵심은 상동청년회였는데 이 모임은 1897년 상동교회에 조직된 엡윗청년회를 뜻한다. 1900년대 초 전덕기가 회장을 맡으면서 청년들이 늘어나고 민족문제에 상당히 관심을 갖았다. 독립협회사건으로 투옥된 애국지사들이 감옥에서 나오면서 전덕기가 있는 상동교회로 대거 모이기 시작했다. 또한 1904년에는 상동청년학원을 세워 기독교에 입각한 근대교육을 시키면서 애국청년을 양성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1905년 일제가 을사늑약을 맺으려 하자 전면적인 항일운동에 나섰다. 이해 11월 상동교회에서 열린 청년들이 모인 기도회가 열려지고 비상대책회의에는 김구를 비롯한 청년대표들이 모여 을사늑약에 반대하는 가두투쟁와 상소운동을 벌였다. 1906년 국내에서 결성된 항일 조직인 신민회 서울조직의 주축은 바로 전덕기를 비롯한 상동파였다. 그러므로 상동파는 강력한 항일조직으로서 국내외에서 활발히 항일독립운동을 펼쳤으며, 지역과 노선, 계층을 따지지 않고 여러 인물들이 모여 있었으니, 상동파야말로 한국독립운동의 주축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한국독립운동의 주요 맥락을 보면 ‘독립협회→상동청년회→상동청년학원 내지 신민회→신흥무관학교 내지는 상동망명자들의 해외독립운동으로 연결된다. 이들은 특히 일제강점기 이후 다시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벌였다.

상동파의 독립운동은 전덕기목사가 죽은 1914년 이후에도 여전하였다. 3·1운동의 계획과 전개 과정에 기독교인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거나, 상해임시정부를 비롯한 해외 독립운동단체의 요인 중 기독교인들 특히 상동파가 많았다는 점만 보아도 그것을 넉넉히 짐작할 수 있다. 나아가 3·1운동의 계획과 전개 과정에 기독교인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거나, 상해임시정부를 비롯한 해외 독립운동단체의 요인 중 기독교인이 많았다는 점은 당시 상동파의 영향력이 컷음을 넉넉히 짐작할 수 있다. 상동파 중 상당수가 1905년 을사늑약과 1910년 경술국치 이후 미국이나 중국, 만주로 망명하여 독립운동을 계속하였는데, 상해임시정부 요인 중에도 상동파가 많다. 김구·이동령·이동휘·이시영·현순 등이 있고, 만주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로 김창환·여준·윤태훈·이관직·정순만·조성환·정재면 등이 있다. 또 미주에서 활동한 상동파로는 박용만·이승만·현순 등을 꼽을 수 있다.

한편 국내에 남아 상동파의 대표적인 인물은 김진호·이필주·최성모 등의 인물들은 상동교회에 입교하여 모두 목사가 된 분들이고 후에 3·1운동 때 전덕기 목사의 민족정신을 계승하여 3·1운동 계획과 그 참가에 앞장섰던 인물들이다. 이필주와 최성모는 민족대표 33인으로 활약했으며, 김진호는 배재학당 학생들의 동원과 외국공사관에 독립선언서를 전달하는 등 활동을 벌였다. 이 때문에 이들 모두는 혹독한 옥고를 치렀다. 이들은 목회의 일선에 나서서 목회와 민족운동을 하나로 연결시키면서 활약했다. 앞에서 언급한 감리교 애국지사들의 항일민족운동의 흐름이 3·1운동을 연결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3·1운동에 참여한 기독교인들의 신앙적인 행동에서 그들은 신앙과 민족사랑을 일치시키려고 노력했다. 기독교인들은 성경에 나오는 모세·삼손·다윗·다니엘의 내용 등을 통하여 이스라엘 민족의 고난의 역사를 우리 민족의 역사와 동일시 하면서 민족문제를 하나님 앞에서 고민할 수 있게 되었다. 기독교가 한국에 전래된 이후 줄곧 기독교인들은 애국심을 신앙의 실천으로 여겨왔다. 이는 성경의 가르침에 따른 것으로, 성경은 기독신자는 마땅히 자신의 국가와 민족을 사랑해야 할 것을 교훈했다. 기독교인의 하나님나라 중심은 애국심과 민족애, 더 나아가 전 인류애로 승화되는 바탕이 된다는 믿음이었다. 여기서 민족운동을, 신앙고백 위에서, 신앙운동과 함께 진행시킨, 민족과 신앙을 일치시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결국 한말 이래 기독교인들의 민족의식·민족운동의 전통이 3·1운동으로 발전해 갔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점으로 보아 3·1운동을 통해 한국감리교회는 민족교회로서도 조금도 손색이 없는 애국적인 교회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2. 3·1운동을 통해 기독교적 가치를 드러냄

한국감리교회는 희생 속에서도 우리 민족의 자유 독립의 의지를 전 세계에 분명하게 표명하였다. 또한 3·1운동은 우리 민족 전체에게 굉장한 용기를 주었다. 또한 3·1운동은 자유, 정의, 정직 등 기독교 본질을 통해 기독교인들이 취해야 할 신앙적 자세를 확립하게 해주었다. 진정한 평화를 위해 기독교인의 신앙을 근거로 한 저항의식을 심어 주는 계기가 되었다. 우선 성서적 신앙으로 만세시위를 했고 교회는 만세 운동 중에 3시 기도, 주일금식, 매일 성경읽기 등 지킬 수칙을 정했다. 나아가 3·1운동은 평화적 독립운동의 기폭제가 되었다. 3·1독립선언서는 제국주의와 패권주의의 잘못을 지적하고, 인도주의를 내세워 인류가 평화공존의 사회를 추구해야 한다는 방향을 내세웠다. 3·1운동에서 나타난 비폭력 평화 정신은 우리 민족이 역사적으로 언제나 다른 나라를 침략하지 않고 평화를 사랑했던 정신에서 나왔을 뿐만 아니라 기독교의 핵심가치였다. 3·1운동을 전후한 기독교계의 선언서가 14종인데, 이를 분석해 보면 비폭력·무저항·평화운동 노선의 확립에는 기독교가 영향을 미친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독립선언서는 민족의 자주독립 정신을 여러 면에서 구현하였는데, 민족자존성, 조국사상, 자유주의, 대세계의 의무, 세계평화의 확립 등을 이유로 삼았다. 이러한 선포의 정신적인 근거는 민족자존과 정의의 정신이다. 이 민족자존의 정신은 일제의 폭력적인 진압에도 꺽이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낸 정신적 원동력이었다. 이 민족자존의 정신은 그러나 배타적인 정신으로 분출하지 않고 정의와 평화의 정신과 연결되어 나타났다. 이 정신은 결국 기독교의 가르침이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개항 이후 기독교가 한국에 들어오고 협성회나 독립협회의 민권·국권운동으로 애국계몽기를 거치는 동안 한국사회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다. 이어 상동청년학원 등 민족계 기독교 학교들이 설립되어 신앙심은 물론 국가와 민족에 대한 사랑의 정신을 심어주었다. 이어 을사늑약 반대투쟁운동 및 신민회의 비밀결사 운동, 나아가 만주에 신흥무관학교 설립 등에 이르는 일련의 민족운동을 이끌어간 중추 인사들도 대부분 기독교인이었다. 3·1운동 당시 기독교 교세는 전 인구 1,700만명 중 2%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러한 적은 교세를 가지고도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기독교측 인사가 16인이나 참여했다는 사실은 교회가 얼마나 신실한 지도자들을 품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할 것이다. 특히 감리교회는 개화 초기부터 천부인권 사상을 가르쳤고, 나라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 주었다. 또한 기독교인들은 일찍이 일제의 침탈에 맞서 자주독립을 쟁취해야 함을 배웠고 구국 기도회를 전개하거나 국권회복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는 3·1독립운동에 감리교회가 기꺼이 참여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던 것이다.

3. 3·1운동을 통해 민주운동사상 중요한 계기를 마련함

3·1운동을 통해 기독교지도자들은 민주운동사상 중요한 이념을 제시하였다. 즉 백성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민주공화정' 이념을 제시한 것이다. '민주공화정'을 3·1운동이 추구한 국가적인 이상으로 제시하였는데, 이것은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손병희, 이승훈에게서 나타나고 있다. 3·1운동의 지도자들은 일본 재판장의 심문에서 분명하게 “백성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세우겠다”고 소신을 밝혔던 것이다. 결국 3·1운동에서 ‘독립을 선언’한 지도자들은 그 다음 단계인 국가 수립의 단계에서 봉건국가를 넘어서 민주공화정 국가를 세우려고 했던 것이다. 바로 이 이념이 뒷날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헌법에 '민주공화정'으로 정착하였다. 그러므로 3·1운동은 “백성이 주인이 되는 정부를 건립하자!”는 운동이 된 것이고 바로 이 이념이 상해임시정부의 헌법에 '민주공화정'으로 정착하였다. 3·1운동은 나라의 주체가 국민이라는 것을 깨닫게 만들었고, 따라서 왕정을 벗어나고 근대적인 민주공화제 정부를 탄생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3·1운동은 한국사회의 내부적인 모순인 봉건제도를 극복하여 민주공화제를 세우는 토대를 놓은 근대적 개혁운동이었다. 3·1운동은 우리 역사에서 군주나 양반이 아닌,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분명하게 드러낸 사건이다. 그 이유는 3·1운동 과정에서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많은 국민들이 직접적으로 참여하여 나라의 독립을 주장하였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3‧1독립선언은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여 자주독립국가임을 국제적으로 천명한데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독립국’이라 선언하고 ‘자주민’이라 밝혔으니 거기에 맞는 정부수립과 자주적 주권행사는 당연한 실천항목이었다. 3·1운동은 대한민국의 주역이 국민이라는 사실을 가장 명확하게 드러냈다. 3·1운동이 거족적인 전국민의 운동으로 전개되었을 때, 국민은 나라의 주인이라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따라서 3·1운동 이후에 민주공화제라는 정치체제를 채택하게 되었다. 이러한 민주주의의 도입에는 기독교의 가치가 서구의 민주주의사상을 바탕으로 하는 자유와 평등의 이념이며, 독립을 통하여 조선의 주권을 회복하는 동시에 자유와 평등의 이념이 실현될 수 있는 민주주의사회를 건설하고자 하는데 있다는 것이다.

4. 3·1운동을 통해 연합운동을 일으킨 감리교회

3·1운동의 민족사적 의의는 거족적 민족운동이었다는 점이다. 전 국민의 각계각층이 참여하였는데 이는 특히 종교간 협력이 3·1운동은 당시 민중의 참여를 이끌어 내었다. 3·1운동은 개신교와 천도교, 불교의 합작품이었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감리교와 장로교의 연합은 각 교단의 중심지인 평양과 서울을 잇는 가교가 됐다. 이런 협력으로 민중의 대규모 참여가 가능했는데 당시 인원을 모으고 자금을 동원할 곳은 전국 조직을 갖췄던 종교계뿐이었다. 결국 종교계의 조건 없는 협력이 거사를 가능하게 한 힘이라고 볼 수 있다. 감리교의 신홍식 목사와 장로교의 길선주 목사를 만나 만세운동을 전개하기로 하고 이들은 결국 민족대표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감리교와 장로교 지도자들의 협력이 있고 결국 민족대표엔 장로교인 7명, 감리교인 9명이 참여했습니다. 여기에 청년단체인 YMCA까지 참여하면서 세대를 초월한 민족 대연합을 이루었다. 그러므로 3·1운동은 자연히 에큐메니컬 운동으로 전개되면서 민족사에 영향을 미쳤다. 이전의 전덕기와 상동파의 활약 및 신민회의 정신과 활동을 통해 연합하여 민족운동을 전개한 부분을 재현해 낸 것이다.

5. 3·1운동 후 해외 독립운동 단체를 통한 민족운동 전개

3·1운동 이후 기독교의 독립적인 활동보다는 해외 독립운동 단체와 연계된 강력한 민족운동으로 전개되었다. 3·1운동 발발 이후에 우리민족의 독립정신이 고양되고 민족역량이 강화되었다. 한성 및 블라디보스토크를 비롯해 상해에서는 대한민국임시정부가 1919년 4월 11일 세워져 일제에 항거하여 민족독립을 추진할 수 있는 거족적인 구심점이 형성되었다. 또한 동삼성을 비롯한 시베리아, 상해, 미주 등 등지로 독립운동가들이 몰려들었고, 이들을 중심으로 많은 무장독립운동 단체들이 많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들은 평화적 만세 시위운동이 민족의 희생만 더할 뿐이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보다 조직적이고 무력적인 성격을 가진 무장단체들을 조직하게 되었다. 그러한 결과로 북간도 및 서간도 지방에서 대한국민회, 북로군정서, 대한독립군, 군무 도독부, 서로 군정서, 대한 독립단, 광복군 총영 등 여러 개의 항일단체 및 독립군단 등이 등장하게 되었다. 특히 3․1운동에 참여한 기독교인들은 해외로 망명하여 상해 임시정부와 만주 지역 독립운동단체에 참여했고 이들 중 일부 기독교인들이 밀입국하여 군자금 모금운동, 독립군 지원자 모집운동을 벌였다. 이들과 연결된 국내 비밀 지하 조직이 결성되어 국내외를 연계하는 독립운동이 전개되었고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는데 교회 조직이 이용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의미의 무장 테러를 통한 저항운동에 참여한 기독교인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국감리교회는 해외활동에서도 특이하게 참가하였다. 상해 임시정부의 현 순, 손정도 목사님을 비롯하여 미주에서의 감리교인의 활동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었다.

VI. 나가는 말

3·1운동은 비폭력 무저항의 평화적인 독립만세운동이었다. 이러한 3·1운동은 전 국민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따라서 3·1운동은 일본 제국주의의 무력적인 침략에 맞서 우리나라의 주권을 회복하여 독립을 얻으려는 반제국주의의 운동이었다. 3·1운동에서 기독교가 들어간 지역에서는 예외 없이 만세 시위가 일어났고 그로 인한 교인들의 피해도 컸다. 특히 감리교회와 지도자 및 교인들은 큰 고통을 당했다. 3·1운동을 통해 감리교회는 애국애족의 교회임을 선포하였다. 감리교회는 3·1운동을 통해 우리나라와 민족이 위기에 처했을 때 대담하게 역사에 참여해서 나라와 민족을 구하기 위해 싸웠다. 우리 감리교회는 개인의 구원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구원을 적극적으로 힘쓰는 역사적인 감리교회였다. 또한 3·1운동은 자유, 정의, 정직 등 기독교 본질을 통해 기독교인들이 취해야 할 신앙적 자세를 확립하게 해주었다. 나아가 3·1운동을 통해 기독교지도자들은 백성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민주공화정' 이념을 제시하였다. 3·1운동 과정에서 한국감리교회는 연합운동을 일으켜 함께 선한일을 도모하는 역할을 하였다. 뿐만 아니라 3·1운동 이후 3·1운동의 열기가 해외 독립운동 단체와 연계된 강력한 민족운동으로 전개되어 뻗어나갔다. 결국 한국감리교회는 전 국민이 동참하면서 우리민족의 독립정신을 고취시키고 민족역량을 강화시키는데 앞서 나아간 교회로서의 모습을 보였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3·1운동의 이러한 고귀한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나라가 현재 안고 있는 현안들을 해결해야 하겠다. 우리나라는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분단체제 하에서 아직도 평화통일의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3·1운동의 평화 정신을 오늘의 현실에 맞게 창조적으로 계승 발전시켜 남북의 평화통일, 동북아의 평화체제 구축에 기여해야 하겠다. 그와 동시에 우리나라 사회 내부의 이념갈등과 빈부격차의 문제, 사회통합의 문제, 반기독교정서 극복, 이기주의 내지는 물질만능사상의 극복을 비롯한 다양한 문제들을 3·1운동의 유산으로 세워진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특히 감리교회 신앙인과 지도자들이 해결해 나가고 발전시켜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