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 경기연회가 주최하고 경기연회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위원회가 주관한 <3·1 운동 100주년 기념 학술 심포지움>이 25일 오후 2시 경기도 화성의 제암교회(최용 목사)에서 개최됐다.

제암교회는 3.1 만세운동이 한창이던 1919년 4월 15일, 일본군이 마을 주민 20여명을 교회에 몰아넣고 출입문과 창문을 모두 잠근 채 무차별 집중 사격을 가하고 불을 질러 숨지게 한 아픔의 장소다. 제암리 사건은 스코필드 선교사가 현장을 찾아 참상을 사진으로 찍고, 목격자의 증언을 수록한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내외에 알려졌다.

경기연회의 이번 심포지움은 3.1운동의 자유정신, 정의와 인권실현, 평화와 인도주의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3.1운동의 정신을 새기고자 하는 목적에서 개최됐다. 경기연회는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오는 3월 1일(금) 오후 2시에 3.1운동 100주년 기념예배를 제암교회에서 드리고, 제암교회 옛터를 출발하여 발안 만세시장까지 왕복 2.2km를 오가며 <만세길 걷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심포지움에 앞서 김학중 감독(경기연회)은 “특별히 3·1운동의 과정을 보면, 감리교회, 그 중에서도 경기연회 지역의 교회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분노하는 군중들을 독려하며 끝까지 평화적인 운동이 되도록 이끌었고, 두려워하는 군중들을 이끌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역할을 했다.”면서 “그래서 3·1운동은 우리 사회가 교회를 신뢰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경기연회의 기념사업위원장인 곽일석 목사도 “제암교회 학살 사건이 말해주듯이, 경기연회 지역의 감리교인들과 기독교인들은 3·1운동에 적극 참여했다”고 알리고 “경기연회 지역 기독교 3·1독립운동의 신앙정신과 민족의식을 재구성하여, 그 의미와 가치를 해석해 내고, 경기연회 기독교 3·1독립운동의 빛이 현대 경기지역 기독교의 도약과 발전의 길을 밝혀주는 희망과 미래의 지평과 방향을 찾아내고자 한다”고 심포지엄의 개최 이유를 밝혔다.

이날 심포지움에는 “3·1운동 100주년, 평화생명의 미래로 날다!”라는 주제로 서영석 박사, 성백걸 박사, 홍승표 박사가 패널로 참여해 발제했다. 서영석 박사(협성대 교수)는 “3·1  운동과 한국감리교회의 역할”에 대해, 홍승표 박사(감신대 외래교수)는 “경기연회지역 감리교회를 중심으로 한 3·1운동의 특성과 그 의미”에 대해, 성백걸 박사(백석대 교수)는 “3·1운동의 신앙정신과 그 현대적 의미”에 대해 각각 논문을 발표했다.

발표에 앞서 기조 발제자인 강인태 목사(둔대교회, 케노시스 영성원 원장)는 “3·1운동은 식민지배를 받던 나라는 물론이고 식민제국열강들에게도 충격 그 자체였다.”고 의미를 두었다. 발발직후부터 서양의 기자들이 대서특필했고 그 해에 단행본들이 영문으로 출간되기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서양의 여러 학자들이 3·1운동을 대상으로 박사논문들을 썼으며, 지금도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3·1운동이 이렇듯 전 세계에 충격을 준 이유에 대해 강목사는 △비폭력저항운동의 효시 △전세계 2/3에 해당되는 식민지 국가들을 대표해 식민제국들에게 정면으로 맞서게 하였으며 △이를 위하여 전국에서 남녀노소, 각계각층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총 궐기 한 사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국민의 1.5%에 불과한 23만여 명의 기독교인들이 주축이 되었었기에 제암교회 사건에서 보듯 교인들이 심한 박해를 받은 이유가 됐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학술토론회가 “우리의 잃어버린 역사를 다시 찾고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을 이룩하며, 한국의 시대를 열어가는 출발이 되기를”, 그리고 “더불어 3·1운동 당시 중심에 섰던 경기연회가 이 큰 일에 다시 앞장서기를 기대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 발제 1 서영석 박사 “3·1운동과 한국감리교회의 역할”

3·1운동과 한국감리교회의 역할 / 서영석 교수(협성대학교)

서영석 교수는 감리교회가 3·1운동을 ‘비폭력 평화운동’으로 이끌게 영향을 끼쳤다고 짚었다. 그리고 그 이유를 “강포와 무력을 멀리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기독교정신에 의거했던 것이자 민족의 고난 앞에 신앙과 민족의 문제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기독교가 들어간 지역에서는 예외 없이 만세 시위가 일어났고 그로 인한 교인들의 피해도 컸다는 것이다.

전국에서 일어난 만세운동이 교회, 특히 여성을 중심으로 했음을 하나하나 살핀 서교수는 3·1운동을 통해 감리교회가 한 역할에 대해 △애국애족의 교회임을 선포하고 △기독교적 가치를 드러냈으며 △민주운동사상 중요한 계기를 마련을 뿐 아니라 △연합운동을 일으킨 계기가 됐으며 △3·1운동 후 해외 독립운동 단체를 통한 민족운동을 전개했다고 평가했다.

▲ 발제 2 홍승표 박사 “경기연회 지역 감리교와 3·1운동” -그 현황과 의미를 중심으로

경기연회 지역 감리교와 3·1운동 현황과 의미 / 홍승표 박사(감리교신학대학교 외래교수)

홍승표 박사는 3월 1일 이후 두 달 간 벌어진 전국의서 만세운동 1,180건 가운데 가장 많은 거사가 일어났던 경기도(218건)를 조명했다. 특히 광명, 의왕, 수원, 화성, 안성, 이천 지역의 만세운동을 예로 들어 자세히 설명했다. 이들 경기 남부지역 3·1만세시위가 타 지역에 비해 열정적이고 격렬하게 진행된 이유는 일제의 인적, 물적 수탈이 타 지역에 비하여 더욱 심하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연회지역 3·1운동의 기독교적 성격에 대해 “일제강점과 무단통치의 현실 속에서 민족의 해방과 구원을 위한 행동과 실천에 가장 앞장섰으며, 그로 인한 수난과 십자가의 길을 가장 선봉에서 감내했던 역사를 몸소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외래종교로서 인식되어 일반 사회와 민중으로부터 경계와 의심을 받아온 기독교가 비로소 민족과 민중의 신뢰를 얻고 민족교회, 민중종교로서의 새롭게 인식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3·1운동은 우리 민족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가치관, 역사관, 시대정신을 공동으로 품어내고 당당히 선포한 집단적 회개 사건이며, 혁명 사건이었다”고 의미를 새겼다.

▲ 발제3 성백걸 박사 “3·1운동의 신앙정신과 그 현대적 의미” -한국감리교인은 누구인가?

3·1운동의 신앙정신과 그 현대적 의미 / 성백걸 교수(백석대 /감리교역사와 신학연구소)

“지금 우리나라 삼천리 넓은 땅에 이천만 생령들의 코고는 소리 천지를 진동하여 삼천년 깊이 든 잠을 뉘라서 깨어볼까”

성백걸 교수는 당시 암울한 민족현실과 겨레의 갑갑한 상황을 삼천년이나 영혼의 잠이 깊이 든 상태로 진단한 전덕기의 말을 빌려 “당시 한국감리교인들의 개화와 독립운동은 적어도 이 삼천년간 잠든 겨레의 정신을 흔들어 깨워서 새로운 생명의 역사를 열겠다는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고 보았다. 동시에 전덕기가 자신의 전도활동이나 민족운동을 단지 인간만의 일이나 이 세상의 이치를 구현하는 차원에서 파악하지 않고 하늘의 이치(법도, 섭리, 도리)와 성령의 기운을 체화하며 실현하는 성령운동으로서 자각한 점을 들어 “현재 대한민국과 한국인의 자기 정체성이 육적인 눈에 보이는 시공물질의 차원을 넘어 영적인 눈에 보이는 영성의 영원한 세계에 심원하게 뿌리를 내릴 것”을 주문했다.

이어 망국기와 일제 식민지 시대에 사랑과 정의와 평화의 불꽃으로 타올랐던 손정도 목사의 복음신앙운동과 독립운동과 선교운동을 성찰하면서 동북아시아의 평화 질서를 세우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실현하기를, 종교전쟁과 지배 이데올로기의 우상과 망상과 허상을 깨고 인류의 평화와 사랑의 세계를 여는 예수 생명화의 복음선교를 실천하기를 간절히 외치고 있는 손정도의 민족사적이고 인류 보편사적인 의미와 가치를 찾아보려 했다.

또 역사현실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고, 어떤 각오로 독립운동에 임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는 민족대표 33인 중의 1분인 신석구 목사의 신앙고백을 들려주며 “오늘날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한국감리교인들이란 바로 우리 민족의 평화통일의 씨를 피땀 흘려 심는 사람들”이어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 사회 : 곽일석 목사(경기연회 3·1운동 100주년 사업 위원장)

▲ 기도 : 고정석 장로(화성문화원장)

▲ 격려사: 김학중 감독(경기연회)

▲ 인사 : 화성시장

▲ 기조 발제 : 강인태 목사 (둔대교회) “3·1운동 100주년 기념 학술토론회를 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