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
고 김복동 할머니가 남긴 역사의 십자가1일 천안 망향의동산에 잠들어....한국 교회 향한 호소 기억하라
이활  |  luke.wycliff@g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19년 02월 03일 (일) 16:28:14
최종편집 : 2019년 02월 09일 (토) 20:38:10 [조회수 : 60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 고 김복동 할머니의 유해가 1일 천안 망향의동산에 안치됐다 ⓒ 이활

고 김복동 할머니가 천안 망향의동산에서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1일 오후 망향의동산 장미묘역에서는 고 김 할머니의 하관식이 열렸다.

하관식엔 윤미향 정대협 대표, 고 김 할머니의 동료이자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주인공 이용수 할머니, 그리고 천안지역 시민단체와 일반 시민 2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고 김 할머니에게 작별을 고하며, 슬픈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한 번 태어나면 언젠가는 세상을 떠나는 게 우리네 인생이다. 창조주 하느님께서도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라”(창 3:19)고 하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고 김 할머니와의 이별은 깊은 상실감을 안겨준다.

   
▲ 고 김복동 할머니의 유해가 1일 천안 망향의동산에 안치됐다 ⓒ 이활
   
▲ 고 김복동 할머니의 유해가 1일 천안 망향의동산에 안치됐다 ⓒ 이활

생전에 고 김 할머니는 일본인에겐 관대했다. 지진피해를 당한 일본인에게 구호 성금을 내놓았고, 사죄하겠다며 찾아온 일본인 교수에게 "일본인은 죄가 없다"고 달랬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만큼은 단호했다.

유감스럽지만 고 김 할머니는 일본 정부의 사과를 끝내 받아내지 못했다. 지금 일본은 어떤가? 아베 정권 집권 이후 일본은 '전쟁할 수 있는 보통국가'를 호시탐탐 넘본다. 이와 함께 과거사 지우기 공작도 착착 진행중이다. 지난 달엔 초계기 근접비행으로 군사갈등까지 일으켰다.

그러나 이 모든 책임을 일본에게만 물을 수 있는가? 역대 한국 정부는 고 김 할머니의 죽음 앞에 책임이 없는가?

1965년 국교 정상화 하면서 일본에게 과거사에 대한 책임 있는 사과와 배상은 유야무야 넘기지 않았던가? 또 정확히 반세기 뒤인 2015년 위안부 동원의 불법성, 그리고 불법의 주체가 일본임을 규정하지 않은 채 12.28 위안부 합의를 밀어 붙이지 않았던가?

한국 교회, 특히 ‘정통’과 ‘주류’임을 자처하는 보수 교회 역시 고 김 할머니의 죽음 앞에 책임이 없는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에 공감하기보다, 위안부 합의를 이끈 박근혜 전 정권을 찬양했지 않았던가? 박근혜가 몰락하고 새정권이 들어선 뒤 처음 맞는 광복절에 '우리는 일제의 만행을 용서할 때도 되었다'는, 값싼 용서의 복음을 설파하지 않았던가?

일본 정부의 후안무치, 그리고 한국 정부의 직무유기 와중에 고 김 할머니는 눈을 감았다. 실로 통탄스러운 일이다.

생전에 고 김 할머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교단장들의 방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이때가 위안부 합의 다음 해인 2016년 3월이었다.

당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위안부 합의에 반대해 정의기억재단 설립을 추진 중이었다. 고 김 할머니는 회원 교단장들에게 이렇게 호소했다.

"더러운 일본 돈 받기 싫어 정의기억재단을 만들고 있다. (국민들이 나서서) 서로가 재단을 만들겠다고 한다. 믿을 데라곤 교회 밖에 없다. 교단장님들께서 협조해 줘야 우리가 살아나갈 수 있다. 교회가 우리들을 살려 달라."

교회를 향해 ‘살려달라’던 고 김 할머니의 외침은 이제 한국교회가 짊어져야 할 역사의 십자가로 남았다. 교회의 어깨가 실로 무겁다.

 

   
▲ 1일 천안 망향의동산에서 열린 고 김복동 할머니 하관식에 참석한 조문객이 고 김 할머니를 애도하고 있다. ⓒ 이활

 

이활  luke.wycliff@gmail.com

<저작권자 © M 뉴스앤조이>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30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0 / 최대 22400바이트 (한글 11200자)
- 금지어 사용시 댓글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 [댓글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도배성, 광고성, 허위성 댓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