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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에게
박평일  |  BPARK7@COX.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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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년 01월 14일 (월) 23:12:39 [조회수 : 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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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에게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내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더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정호승-

 

'수선화꽃 하면 워즈워즈의 대표적인 시로
알려진 '수선화' 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워즈워즈의 수선화 시를 영어로, 한국어로
외운고 있는 한 선배는. 나를 만날때마다
 한번쯤은 읊조리고 넘어가곤 한다. 또
봄이되면 수선화 꽃밭을 찾아다니며
몇시간씩 혼자서 보낸다고 한다. 75세가
넘은 나이에도 청춘의 가슴을 가지고
낭만을 즐길줄 아는 분입니다
나는 그분이 워즈워즈의 시에 감동을 받아서
수선화를 좋아하게 되었는지, 아니면
수선화꽃을 좋아해서 그 시에 감동을 받았는지
알지 못한다

사실 나는 수선화애 대한.특별한 추억은
없다. 우리농네에 가장 많이 피는 꽃이
수선화다. 생존력과 번식력이 어찌나 강한지
심고 가꾸지 않아도 이른 봄만 되면 정원
곳곳을 독점하고 피어난다. 욕심이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이들어 몇년간은
솎아내고 했었지만 다음해 봄에는 더
많은 곳을 점유하고 더 많이 피어나곤 한다.

어떤 사람이 정원 잔디밭을 망치는 민들래꽃의 악착같은 번식력에 지쳐
두손을 들고  정원사를 찾아갔더니 "어떨수 없으면
민들래꽃을 그냥 즐기세요" 하는 충고를
해서 맘을 바꾸어 먹었더니 그 다음부터
민들래꽃이 그렇게 아름답게 보였다고
한다. 나도 몇년전부터는 샛노란 수선화꽃들을
무척 즐기고 있다. 봄이면 아직 수선화들의
침략을 받지 못한 곳들에 수선화꽃을
옮겨심기도 하면서.

시인들은 외로운 천성을 가지고 태어났다
외로움이 시를 쓰게 한다. 시심의 깊이는 시인의 외로움
깊이에 비례한다
워즈워즈나 정호승이나 깊은 시심을 가지고
있는 시인들이다. 그들의 외로움도 그만큼
깊을 것이리라.

그러나 수선화을 바라보는 그들의 감상은
서로 다르다..워즈워즈의 눈에 비친 수선화는
기쁨에 넘쳐 춤을 추고 있고, 정호승의
눈에 비친 수선화는 눈물을 흘리고 있다.

기뻐서 춤을 추던, 슬퍼서 눈물을 흘리던
살아있는 생명체들은 모두 외롭다.
그 외로움으로 성장, 성숙해진다
아침에 눈을 뜨니 숲 속에 햐햔
눈들이 수북히 쌓여있다
하늘도 어제밤에 무척 외로웠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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