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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네리노
김진양  |  pastorjin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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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년 01월 10일 (목) 23:10:18
최종편집 : 2019년 01월 10일 (목) 23:16:22 [조회수 : 4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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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연초 긴 연휴 기간 자연스럽게 아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가족 여행도 다녀왔고 집 앞 공원에서 공차기도 했다. 책장에서 “까만 네리노”라는 책을 꺼내 아들에게 읽어주었다. 디자이너이며 영화 에니메이션 분야에서 폭넓은 활약을 한 오스트리아 출생 헬가 갈러의 첫번째 그림책이다.  1968년 오스트리아 어린이 그림책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까만 네리노 가족은 엄마와 아빠 그리고 형이 넷이다. 엄마와 아빠는 매일 먹을 것을 찾아다니느라 바쁘고, 알록달록 예쁜 몸을 가진 형들은 네리노가 까맣다는 이유로 놀아주지 않는다. 네리노는 늘 쓸쓸하게 혼자다. 그러던 어느 날, 각기 다른색을 가진 예쁜 형들은 그만 새장에 갇히게 된다. 까만 네리노는 깜깜한 밤에 형들을 구하고 형들은 네리노의 도움으로 새로운 세계를 맞이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헬가 갈러는 까만 네리노 이야기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한 것일까? 한국에서 우리집을 방문한 20대 초반의 지인이 그림책 까만 네리노의 내용을 듣고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열등감이나 문제가 있는 사람은 부단한 노력을 통해서만 남에게 인정을 받기에 검은색의 네리노가 새장에 갇힌 형형색색의 형들을 구출하고서야 형들에게 인정받고 가까워 졌다는 것이었다. 그의 말에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8살 아들에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잘 모르겠다고 대답한다. 아이의 혼동을 막기 위해 그림책의 의미를 설명했다. 까만 네리노 이야기는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들에게 각각 다른 재능을 주셨기 때문에 단지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설명을 다 듣고 어떤 생각이 떠 올랐는지 아들이 질문한다. 자기반에 나이지리아에서 온 친구가 있는데 다른 친구들이 피부색이 검다고 놀린다는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친구가 검은 피부색으로 인해 차별받고 놀림받는 것이 못내 못마땅한 모양이다.

1968년의 까만 네리노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한다. 인종이나 피부색이 다르다고 아이들이 노래를 만들어 부르며 왕따를 당하는 네리노가 있고, 성 정체성이나 신체적, 정신적 장애로 인해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하는 네리노가 우리 사회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까만 네리노라고 한국어로 번역된 독일어 원본 제목은 사실 “작은 네리노”다(Der kleine Nerino). 까만 네리노라는 원색적인 제목보다는 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아이들이 사랑과 포용으로 무럭무럭 자라기를 바라는 작가의 소망을 담고 있는 듯하다.

그림책 까만 네리노는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존귀한 존재이기에 어느 누구도 겉모습으로 차별이나 소외를 당해서는 안된다는 기독교 신앙을 반영하고 있다. 인종, 성, 언어, 종교, 정치적 성향, 사회적 위치에 상관없이 인간의 존엄성은 존중되어야 한다. 바울은 세상의 모든 사람을 그리스도안에서 만들어 가는 “하나님의 가족”이라고 했다: “이방 사람과 유대 사람 양쪽 모두, 그리스도를 통하여 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여러분은 외국 사람이나 나그네가 아니요, 성도들과 함께 시민이며 하나님의 가족입니다.” (에베소서 2:18-19,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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