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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빈 목사님 추도사
송병구  |  sbkboch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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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년 01월 10일 (목) 00:12:14 [조회수 : 4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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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빈 목사님 추도사(2019.1.10.)


고 이영빈 목사님 영전에 올립니다.

목사님! 먼저 목사님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한 것을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독일에서 귀국하던 2002년 10월에 처음 약속한 이후 몇 차례 만나 뵐 때마다 다짐한 약속이었습니다.

세상일은 다 헤아릴 수 없군요.
사랑하는 저의 어머니가 1월 3일에 소천 하셔서 제가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어머니의 죽음은 이미 예견된 일이기에 목사님의 부음을 듣고도 먼 독일 여행을 장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짧은 편지나마 제 추모의 인사를 드리려고 합니다. 부디 제 심정을 이해하시길 바랍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이영빈 목사님!
목사님은 평생 경계인으로 살아오셨는데, 이제 마지막 경계선인 삶과 죽음을 넘으셨군요. 목사님과 관계는 꽤 오래되었습니다. 1992년 5월 어느 밤, 둘째 아드님과 함께 욧사로 찾아 뵌 것이 엊그제 같습니다. 꼭 26년 전 일입니다. 두고두고 반갑게 회고하셨지요.
   
“정년 은퇴 후에 이젠 노년을 보내야겠다고 시골로 숨었는데 송 목사가 우리를 찾아냈어요.”

첫 만남과 밤새 이어진 인터뷰 내용을 정리해 당시 고난모임 소식지를 비롯해 한국사회에 이영빈-김순환 두 분의 존재를 널리 알린 것이 그 시작입니다.
우리 사회의 양심을 간섭해 온 국가보안법에도 불구하고 두 분을 알리는 일은 통일운동의 사명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두 분의 평생 삶을 정리한 <통일과 기독교>와 자서전 <경계선>의 편집자 역할을 한 것은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다만 한국교회가 해외에 있는 통일운동 선구자들의 헌신에 대해 평가가 인색한 것은 뼈아픈 분단의 상처와 해묵은 반공주의 때문인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그럼에도 두 분을 마음껏 자랑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제가 독일에서 목회할 때 늘 의식하던 것이지만, 한인동포 공동체에도 또 교회 안에도 분단의 경계선은 있었습니다. 이민사회임에도 사람의 마음마다 분단의식은 항상 존재하였습니다. 독일한인사회의 첫 목회자이셨기에 더욱 무거운 멍에를 지셔야 했음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복흠에 머물며 8년 반 동안 한인목회자로서 일하면서 이 목사님 내외분과 동지처럼, 가족처럼 지낼 수 있었던 것은 저와 우리 가족에게 큰 행복이었습니다. 작년 가을에 마지막 뵌 일이나, 올해로 30주년을 맞는 고난모임에 유언처럼 영상을 보낸 주신 일을 생각하면 그나마 다행한 일입니다.

목사님의 영전에 약속드립니다.
비록 목사님의 얼굴을 다시 뵙지 못하나, 이영빈-김순환 두 분이 하신 통일운동의 개척자로서 삶, 고난, 눈물, 명예 그리고 유산을 더욱 널리 기억하고, 기념하는 일에 앞으로 고난모임과 함께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돌아보면 목사님은 우리 시대에 ‘복 있는 사람’(시편 1:1)이며, 의인입니다. 비록 몸은 이국 땅 프랑크푸르트에 묻히지만, 부디 남과 북 사이에 화해와 평화를 일궈온 목사님의 삶은 영원한 고향인 우리 민족의 가슴에 묻혀 희망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조만간 김순환 사모님을 찾아뵙고 위로의 정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하나님의 넉넉하신 품에서 고이 쉬시길 바랍니다. 목사님의 사랑과 은혜를 늘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2019년 1월 10일

색동교회 목사, 송병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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