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예수님이 보여 주신 이웃사랑과 사회정의의 영성형성을 위한 영적독서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사실 이웃 사랑과 사회 정의는 동전의 양면과 같이 분리되지 않는다. 어느 사회이든 불의, 불공평, 그리고 압제가 있다. 그런데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진정한 이웃 사랑이란 결국 이러한 사회적 악과도 맞서야 한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이다.

먼저, 20세기의 순교자로 추앙되는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는 『신도의 공동생활』이라는 저서에서 기독교적 이웃 사랑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기록한다.

“하나님 자신이 친히 나서서 형제 사랑을 가르치셨다. 거기에 덧붙여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이러한 하나님의 교훈을 상기시켜서 더욱더 힘쓰라고 권면하는 것 밖에 없다. 하나님께서 먼저 자비를 베푸셨고 하나님께서 먼저 사랑하심으로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으셨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우리의 가르침의 출발이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셨을 때 우리는 형제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을 배웠다. 우리가 하나님의 심판 대신에 용서를 받았을 때 우리는 형제들을 용서할 준비를 갖추게 되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행하신 일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행해야 할 책임이 있다. 더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주어야 한다. 형제에 대한 우리의 사랑이 약하면 약할수록 우리에 대한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이 그만큼 적어진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대한 것처럼 형제들을 대하라고 가르쳐 주셨다.”

본회퍼는 신자들이 왜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지 신학적 당위성을 잘 설명하고 있다.

한편, 역사적으로 퀘이커교도들이 노예제도를 거부하도록 영감을 불어 넣었던 존 울먼(John Woolman)의 연설문을 통해 사회정의의 영성형성에 대해 묵상해 보자.

“나의 마음은 종종 하나님의 존재의 성결함과 그의 심판의 공의를 상고하게 됩니다. 그럴 때면 나의 영혼이 경외심으로 휩싸이게 됩니다. 이 땅에 있는 많은 노예들이 억압을 받고 있습니다. 그들의 부르짖음이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귀에 상달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심판의 성결함과 확실성은 너무도 명백해서 하나님이 우리 편을 들어 치우치실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무한하신 사랑과 선하심으로 시시각각 우리의 지각을 열어 이 노예들에 대한 우리의 의무를 촉구하시기 때문에 지금은 지체할 때가 아닙니다. 만일 우리가 지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을 알면서도, 몇몇 사람들의 사사로운 이익을 고려한다거나 불변의 기초 위에 서 있지 아니한 일부 교우 관계에 대한 배려 때문에 우리의 의무를 확실하고도 꾸준하게 행하기를 소홀히 하면서 여전히 어떤 특별한 다른 수단을 통해 그들이 구원받기를 기다린다면, 하나님께서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에게 응답하시되 그 의로우심으로 인해 무서운 일들로 응답하실 것입니다.“

울먼의 이러한 호소에 감동 받은 퀘이커교도들은 노예 해방을 실천하였는데 특별히 노스 캐롤라이나의 일부 퀘이커교도들은 자신의 노예들에게 일년치의 임금을 지불하고 해방하였다. 그리고 미국 남부의 일부 퀘이커교도들은 노예 해방으로 파산하여 북부로 이주하기도 하였다.

소외된 이웃들이 우리의 발걸음을 기다리는 계절이다. 그런데 여러 가지 이유로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모금이 갈수록 어려워진다고 해 참으로 안타깝다. 정말 돈이 없어서 그런 것일까? 재물은 없어도 우리의 마음은 언제나 풍요로워야 하지 않을까? 송년 모임등 여러 가지 일들로 분주한 연말이지만, 이웃사랑의 영성을 형성하는 독서를 통해 우리 안에 사랑이 배양되는 것을 갈망해 보는 계절이 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