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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중인 산재 노동자에게 일 강요
김달성  |  kdal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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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년 11월 29일 (목) 10:25:31
최종편집 : 2018년 11월 29일 (목) 19:54:44 [조회수 :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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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중인 산재 노동자에게 일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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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말리(29세 가명)와 함께 근로복지공단에 갔다. 한국말을 거의 못하는 그와 간 이유는 진단을 받기 위해서였다. 그 공단에 소속된 의사가 산재 당한 손을 보고 치료 연장 여부를 판정한다. 말리가 치료 받고 있는 병원 담당의사가 치료가 더 필요하다는 진단을 이미 내렸지만 공단에서 또 확인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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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의사는 앞으로 최소 한 달 이상 치료가 더 필요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다음 달까지 치료를 받으면 말리는 6개월 동안 치료를 받게 되는 거다. 취업비자를 갖고 봄에 방글라데시에서 온 그는 지난 6월 산재를 당했다. 안전장치도 없는 기계를 다루며 밤샘노동을 하다 그만 왼손을 다쳤다. 손바닥이 움푹 패이는 부상을 입으면서 손가락 뼈 3개가 부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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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사고를 당한 날부터 우리 센터와 함께 한 말리. 그가 한 달 전부터 고통을 호소하는 게 있다. 몸을 다친 것보다 더 마음 고통이 심하다. 회사가 치료 중인 그에게 일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이제 일을 하라고 윽박지르며 다그친다. 은근히 압력을 넣으며 협박도 한다. 매일 통원치료를 받으며 공장의 콘테이너 기숙사에 머무르고 있는 그에게 반장을 비롯한 여러 관리 직원들이 그렇게 하는 거다. 병원 주치의나 복지공단이 치료가 더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을 강요하는 거다. 바쁘다며 압박을 한다. 이 기업은 말리의 산재신고를 기피하다 마지못해 했다. 하면서 거짓 서류를 만들어 보고하기도 했었다. 본인이 졸다가 사고가 난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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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허가제'에 의해 고용주에게 노예처럼 매여 사는 이주노동자로서 그의 심리적 고통이 크다. 혹시 사장에게 찍히지 않을까, 회사에서 왕따 당하지 않을까, 폭행당하지 않을까, 해고 되지 않을까, 비자 연장 못 받지 않을까, 강제 추방당하지 않을까 등 불안하기 짝이 없다. 회사의 요구대로 치료를 포기하고 일을 하려고 한 적도 있으나 그도 못할 짓이었다. 한 손이 완전히 병신 되는 게 두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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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의 회사는 잘 나간다는 소리를 듣는 중소기업이다. 포천만이 아니라 전국 여기저기에 회사가 더 있다. 그런 기업의 이면 생리를 들여다보니, 이윤 -착취의 극대화를 위해 생명을 마구 갉아먹는 거다. 노동권은 고사하고 인간의 기본권, 인권마저 무시하고 오로지 착취에만 몰두한다. 기업의 이런 행태는 폭력이다. 폭력을 기초로 삼은 기업의 경영이 시퍼렇게 작동하고 있는 거다. 언어폭력부터 시작해 제도나 법적 폭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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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야 재발왕국인 한국-악성 국가독점자본주의사회는 폭력 없이는 하루도 돌아가지 않는다. 직장인의 80%가 갑질을 경험하는 사회다. 인구의 10%가 나라 전체 자산의 60% 이상을 독점하고 또 해마다 나라 전체 수익의 50% 이상을 그 10% 인간들이 가로채 독식하는 구조는 폭력적 장치 없이는 유지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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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0% 재벌 대기업들이 나라 전체 기업 이익의 90%를 매년 쓸어가는 약육강식 구조도 각종 폭력 없이는 결코 불가능하다. 가령 삼성의 세습이나 무노조경영이나 분식회계 등은 국가(행정,입법,사법부 등)까지 요리하며 이용하는 거대한 독점자본의 폭력 없이는 불가능한 짓이다. 삼성전체 주식의 5%도 갖지 않은 이씨 일가가 그 그룹 전체를 맘대로 주무르는 짓도 각종 폭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국가폭력의 도움 없이는 결코 가능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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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으로 돌아가는 사회를 우리는 언제까지 수용할 것인가.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폭력으로 굴러가는 폭력사회에서의 삶을 우리는 언제까지 긍정할 것인가.
언어폭력, 물리적 폭력, 구조적 폭력 등으로 쌓은 바벨탑사회에 언제까지 잘 적응하려고 몸부림칠 건가.
수령주의 폭력사회 못지 않은 이 사회에 언제까지 길들여져 살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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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는 오늘도 강요하는 노동을 거부하고 있다. 공장 마당에 있는 콘테이너 박스 안에 머무르며 외로운 싸움을 싸우고 있다. 따가운 눈총들을 받으며.

 

김달성목사

포천이주노동자상담센터(평안교회 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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