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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롬[6] 빛과 소금
이승칠  |  gooneye7805@m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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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09월 15일 (금) 00:00:00 [조회수 : 3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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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에 핀 들꽃은 냄새도 맡아보기도 하고 슬쩍 나의 것으로 소유를 할 수가 있고, 자기 집 앞을 지나간다고 짖어대는 개에게는 약도 올려 줄 수가 있는 것은 상대가 제한된 공간에 갇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상대가 자유공간에서 움직이는 경우는 좀 다른 작전이 필요합니다.

마주보며 스쳐가는 도로에서 10m 전방에 매력적인 상대(배꼽 없는 여자, 유모차에 탄 애기, 외출한 개)를 보면, 나의 걸음은 더 느려지나 두뇌는 활발하게 움직여 머리부터 발끝까지 살핍니다. 정말 매력적이면 길을 묻는 척하면서 눈에 현미경을 대고 코로 냄새도 맡아보지요.

저야 치한 기질이 다분히 있지만, 사물을 진정한 눈과 깨끗한 마음으로 보는 자가 詩라는 도구로 표현하는 시인이란 생각이 듭니다. 시는 너무 짧아 아쉬운 느낌이 들지만 되씹을수록 칡뿌리처럼 단맛이 나기에 반복하여 읽게 됩니다. 성경에는 빛과 소금에 대한 말씀이 많이 등장하며 여러가지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를 잘 표현한 시 한편을 소개 합니다. 



수차
           - 김중식 -

아무리 내딛고 올려 밟아도 제자리이지만

평생 그 걸음으로

수차를 밟는 염부

등을 뚫고 소금이 맺힐 때까지

염전은 자기 살을 태운다

아픈 시늉도 없이

수차 또한 삐걱이며 돌고 또 돌고 돌아

전라(全裸)인 바닷물이 여름 내내 땡볕에 피말려 소금을 만들어내는

아, 쓰라림의 환희

번쩍이는 건 발 밑에 있다

놀라워라, 있다

죽을 때까지 그 걸음으로 내딛는 염부와

고통의 제자리걸음 밑에서 아픈

시늉도 없이 돌고 도는 수차 밑에

땡볕이.

오직 하나의 바퀴로 달려도 달려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차가 있다. 대신 어느 날 제 길이 빛나기 시작한다. 끝까지 가는 차가 아니라 빛날 때까지 가는 차다. 평생 가서 ‘제자리’를 만난다면 염부의 길이 아니라 성자의 길일 것이다. 예전에 인천 앞바다에 염전들 많았다. 남향한 소금 창고들이 중세의 낡은 성당들 같았다. 왜 다르랴. ‘소금’창고였으니.

             장석남.시인/ 2006.9.13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란 속담은 제 자리걸음만 하는 융통성 없는 사람을 뜻하지만, 인생이란 운명의 쳇바퀴를 도는 것이 사람인가 봅니다. 그러나 액체인 바닷물을 고체인 소금으로 만드는 융통성 없이 보이는 목사님의 행마는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듭니다.

죽은 줄 알았던 감리신학대학생들이 김준우 교수님의 해고에 강력한 항의를 하는 모습에 단지 잠을 자고 있었다는 생각으로 힘이 납니다. 어려움 속에서 소망을 가진 성도들을 소금으로 탄생시키려고 작은 교회를 지키는 목사님들은 진정한 땡볕을 보는 영광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바다는 속세의 모든 더러운 것이 모이는 장소인 동시에 그 속에서 소금처럼 멋진 물질을 만들어내는 곳입니다. 헌법재판소장 임명권 문제로 전효숙씨가 곤경에 빠져 있으나 헌법재판소장이 될 자가 헌법을 위반하면 상식에 어긋난 일 입니다.

김홍도 목사가 교회법을 위반하였는데 편법으로 위기를 돌파하려기에 먹사라 불리게 되는 것입니다. 억울한 점이 있더라도 기본에 충실하여 머리를 숙이며 깨끗하게 사퇴를 하시면 소금이 되어 땡볕을 볼 수가 있다는 시인의 따뜻한 충고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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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의 수차(네이버 이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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