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제10차 수표교포럼 “교회에서 본 한반도 통일과 평화”

대전환의 한반도, 급격한 변화 속에 한반도 통일과 평화를
선교의 관점에서 논의하는 학술포럼이 열립니다.
이 포럼은 창립 109주년을 맞는 수표교교회의
수표교포럼위원회에서 준비한 10차 포럼입니다.

1. 수표교교회(담임목사 김진홍)에서는 2018년 11월 18일 “교회에서 본 한반도 통일과 평화” 제목의 포럼을 개최합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수표교 포럼은 기독교 교단이나 신학대학이 아닌, 개별 교회에서 평신도를 중심으로 진행해 온 학술포럼으로서, 한국교회와 민족이 직면한 문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토론의 장을 만들어 온 매우 특별한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 이번 포럼에서는 북한 주민의 삶의 변화, 한반도를 둘러싼 평화의 전망, 민족 복음화의 관점에서 본 통일문제 등에 천착해온 국내 최고의 농업경제학자, 사회학자, 신학자가 패널리스트로 나서서 발제와 토론을 진행합니다.

오랜 기간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하여 직접 농업지원사업을 시행해 왔고, 정부와 민간 지원단체에 대해 자문했으며, 북한 학자들과 꾸준히 학술교류를 해 온 권태진 박사 (GS&J institute 북한·동북아연구원장),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을 설립하고 10년간 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대표적인 통일문제 연구기관으로 발전시켜온 박명규 박사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그리고 선교적 관점에서 통일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박영환 박사(서울신학대 북한선교연구소장)가 패널리스트로 참석합니다.

3. 권태진 원장은 “북한 주민 삶의 변화”라는 제목의 발제문에서 남북한이 분단되지 70년을 넘어서면서 서로가 사용하는 말과 글이 달라졌고 살아가는 모습과 생각도 달라졌으며, 남북한이 통일을 이루고자 하는 이유는 서로 다를지 몰라도 통일에 대한 열망과 목표에는 차이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1980년대 말 사회주의 동맹권이 붕괴하면서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은 북한은 30년이 된 오늘날까지도 그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특권층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주민이 비단 먹는 문제뿐만 아니라 입는 문제, 주거 문제 등 의식주 전반에 걸쳐 큰 어려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상황이 약간 나아지기는 했지만, 삶의 질이 개선됐다고 할 정도의 변화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시장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주민들은 정부가 배급을 잘 주려고 애쓰지 말고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가장 좋은 경제정책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북한은 핵을 버리고 경제를 선택하려 하며, 북한 주민들은 남북협력이 북한 경제를 일으키는 지름길임을 깊이 인식하고 있고, 주민들은 남한의 문화에 대해서도 매우 친밀감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전통적이고 조직적인 선교의 틀을 빌리지 않더라도 사람과 사람으로 이어지는 선교는 현재도 가능하고 앞으로도 얼마든지 확산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지금은 북한이 핵무기를 버리고 개방의 길로 나와 경제를 발전시키고자 남북한 사이에 협력의 틀을 구상하는 시점이며, 한국 기독교는 이 기회를 살려 서두르지 말고 한 걸음씩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북한 주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행동에 나설 때라고 권태진 박사는 주장합니다.

3. 박명규 교수는 2018년 한반도에서 거대한 변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라고 진단합니다. 그는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은 참여정부의 맥을 잇는다는 점에서는 연속적이지만, 1) 정치, 군사적 적대관계 완화를 평화의 선차적 관계로 중시한다는 점, 2) ‘운전자론’으로 표상되는 남북미 3자 간 적절한 공조방식을 추구한다는 점, 3) 궁극적으로 북한 문제의 총체적 해결을 지향해야 한다는 ‘복합적 관여정책’을 표방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정책을 지향한다고 지적합니다.

박교수는 2018년에 들어서 한반도는 1948년 이래 70년간 지속한 적대적 체제가 변화의 징후들을 보인다고 진단합니다. 즉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간 적대관계 청산은 동전의 양면처럼 연관되어 있으며, 설사 남북관계의 속도조절론이 요구되곤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한반도 분단체제의 질적 전환이라는 큰 흐름은 분명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점들이 숙고하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즉, 1) 전쟁위기 해소보다는 적대적 분단구조가 평화공존의 구조로 바뀌는 한반도 분단체제의 전환, 2) 남북미 3국 지도자 개인의 차원을 넘는 가시적인 정책프로그램으로의 발전, 3) 평화-비핵화 간, 국제협력-남북협력 간, 군사합의-사회경제교류 간, 평화-통일 간, 특수한 민족내 관계-국가 간 외교 행위 간 동적 균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국내정치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즉, 남북관계를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민주주의의 성숙함, 국회를 통한 국민적 합의, 화해와 포용의 정신을 확대해나갈 수 있는 교회의 통합적이고 구심력을 강화할 수 있는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합니다.

4. 박영환 교수는 2018년에 남북 정상 간 가진 수차례 만남과 북미정상회담을 거치면서 한반도는 대립과 적대에서 대화와 화해로 가며 통일의 길을 가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그러나 남한 사회는 가일 층 진·보수의 대립과 갈등으로 비화하고, 교계에선 교회와 목회자들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어, 차제에 북한선교의 관점에서 한반도 통일을 어떻게 보고, 무엇을 통일의 과제로 삼아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박영환 박사는 통일시대에 접어든 이 시기에 남한의 성도와 교회가 해야 할 시급한 과제는 북한선교, 즉 북한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남한 기독교는 북한선교를 위해서 가장 우선 남한 성도끼리 한마음으로 하나 되어야 하고, 그다음으로 ‘원수를 사랑하라’라는 성경 말씀과 같은 방식으로 북한선교와 통일을 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박영환 박사는 남한 사회 내 북한선교를 오해하거나 혹은 방해하는 이들을 예수의 복음으로 설득하며 이해시키고 그들의 상한 마음을 치유해야 하며, 동시에 북한 사회 핵심계층의 사람들이 가진 상한 마음도 치유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남한 사회에서 북한선교의 이해가 절실한 부류는 월남한 목회자들과 성도, 탈북자 그리고 젊은이들인데, 이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품고 화해해야만 북한선교와 통일을 하나로 볼 수 있고 한반도의 미래를 창조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1) 북한선교와 통일을 남북 간 공통분모인 민족의 개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2) 북한을 주적, 즉 반공의 대상이 아닌 선교의 대상으로 봐야 하고, 3) 국제적 협력을 통하여 엉킨 남북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실천적 대안으로 그는 다음과 같은 것으로 세 가지 듭니다. 즉, 1) 남북한 양 진영 모두 복음적 치유와 화해가 필요하며, 2) 둘째, 성경적 실천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3) 북한선교 대신 ‘민족 복음화’란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5. 수표교교회는 그동안 한국 기독교 역사의 영광과 고난을 함께 하며 성장했습니다. 1909년 9월 9일에 창립된 수표교교회는 1919년 3.1운동 당시 담임목사였던 신석구 목사 등 역대 담임목사 중 3인이 민족대표 33인의 일원으로 활동하였으며, 일제 강점기하에서와 해방 후 공산 치하에서 신앙을 지키기 위해 순교한 4인의 목회자를 배출한 유서 깊은 교회입니다. 1984년에 청계천에서 현재의 서초동으로 이전하였으며 “대형교회”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모범적인 교회”를 위한 신앙을 추구해 왔습니다. 수표교교회의 이러한 역할은 “세상을 잇는 다리”이자, 시대 상황을 반영하는 “수표(watermark)"의 사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