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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엄마아빠들과 함께한 11일 여행(15) "에필로그(사막의 샘들)"
박인환  |  gojumo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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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년 11월 04일 (일) 00:41:39
최종편집 : 2018년 11월 08일 (목) 22:20:34 [조회수 :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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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엄마.아빠들과 미국여행을 다녀온 지 벌써 5달이나 지났다. 5달이면 긴 시간이지만 아직도 미국여행 중 우리를 환대하고 호스트해주고 안내해주신 분들의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쌩 떽쥐베리는 그의 책 ‘어린왕자’에서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 속에 샘이 감추어져 있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10박11일의 여행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조직해주었으며, JFK공항까지 나와서 2시간 넘게 기다렸다가 우리를 맞이하여주고 돌아오는 날까지 9명 일행을 정성으로 돌보아주신 후러싱제일교회 김정호목사님, 뉴욕에서의 크고 작은 일을 모두 도와주고 안내해준 후러싱제일교회의 부목사들과 전도사님들, 뉴욕-보스톤-뉴욕-필라델피아-워싱턴-뉴욕으로 이어진 길고도 먼 여행길을 운전해 준 김찬국목사님과 사모님(우리를 위해 운전하려고 위스컨신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다). 이 분들이 아니었더면 이번 여행은 불가능하였다.

우리에게 미국에서의 첫 식사를 대접하여 주신 이민자보호교회 박동규변호사님, 최영수변호사님, 강창훈목사님, 조원제목사님, 손태환목사님, 김원재목사님, 세월호 엄마.아빠들의 숙식을 모두 책임지셨던 하금숙권사님과 하장로님, 불편한 몸이지만 기꺼이 나오셔서 일식 부폐를 사 주신 송학삼집사님, 이른 아침 커피와 도시락을 배달해주신 뉴욕UMC한인여선교회연합회장 김순덕님과 한인UMC여선교회총무 김명례님, 시찬이 아빠의 건강을 위해 큰 힘이 되어주신 닥터 최, 세월호 엄마.아빠들을 환대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아픔에 깊은 공감을 보여준 부루더호프공동체의 형제들, 세월호유족간담회와 예배를 위해 문을 열어준 보스턴 하나비전교회의 홍종옥목사님, 보스턴집회를 인도한 안신영목사님(당신이 시무하는 교회의 주차장에 세월호희생자 304명의 이름을 쓴 리본을 걸어두고 매 주말마다 하버드대 앞에서 세월호켐페인을 하고 있는), 보스턴에서의 일정을 총괄해준 장위현 감리사님, 보스턴 세사모 회원들, 필라델피아 세사모 회원들, 어려운 중에서도 세월호 가족들을 호스트해 준 형제와 자매 두 분, 뉴욕세사모회원들, 워싱턴 들꽃교회 홍덕진목사님과 성도들, 워싱턴세사모회원들, 8명 일행을 호스트해 준 서혁교.심영주내외분, 그리고 기꺼이 하루 휴가들을 얻어 우리의 워싱턴관광을 도와주신 워싱턴의 형제자매들... 모두 사막에 감추어져 있는 샘들이다. 이 세상을 아름답게 해주는 보석과 같은 이들이다. 아, 또 있다. 미국여행경비에 보태라고 성금을 보내주신 교회들과 개인, 그리고 감리교 6개 연회.

세월호참사 이후 4년이 훨씬 더 지났지만 유족들은 아직까지 황량한 사막을 걷고 있다. 햇볕은 뜨겁고 목은 마른데 아직 도착지는 보이지 않는다. 언제 사나운 들짐승이 공격할지, 어느 틈새를 비집고 독충이 몸을 물어버릴지 몰라 불안하기도 하다.

세월호 유족들이 바라는 것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 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다. 그러나 아직 진상규명은 시작도 되지 않았다. 세월호참사와 관련하여 처벌받은 사람은 세월호선장과 해경123정 정장 정도이다. 아직도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세력이 준동하고 있다. 있었던 사실을 그대로 밝히자는데 무엇이 그리 두려운 일이란 말인가?
둘 째는 세월호안전공원건립이다. 그런데 “세월호 안전공원은 만든다”는 선언만 했지 아직 첫 삽도 뜨지 않고 있다. 한 때는 아파트 재개발조합을 중심으로 반대하더니 이제는 연립주택 촌에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은 지 오래 된 연립주택이 언젠가 재개발에 들어갈 될 터인데 안전공원 때문에 집값 떨어진다는 것이 이유이다.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안전공원을 잘 만들면 세계적인 명소가 될 수도 있는 일인데 그 주변 집값이 떨어질 일이 있을까?

그보다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안산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어느 날 갑자기 고등학생 250명이 사라져버린 것인데, 그들은 모두 아침마다 인사하며 마주보고 웃어주던 이웃집 아이들이 아닌가? 그 아이들을 잊지 말자고 하는 것이 혐오스러운 일인가? 안산이 그들을 기억하지 않는다면 누가 그 아이들을 기억한단 말인가?...

한나 아렌트는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무능력도 악”이라고 하였다. 오늘 우리 사회가 그러한 악에 빠져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자기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유족들을 괴롭히며 깊은 상처를 주고 있다.

세월호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도, 세월호를 대하는 안산시민의 태도도 아직 싸늘하게만 느껴진다. 아니 황량한 사막에 부는 사나운 모래바람과 같이 느껴진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서도 세월호를 기억하는 국민들, 세월호유족의 아픔에 공감하는 안산시민들이 있기에 유족들은 작은 위로나마 받고 있다.

세월호 유족들은 4년 동안 어처구니없고 억울한 일을 수도 없이 겪었다. 그러던 중에 10박 11일의 미국여행은 마치 사막에서 샘을 만나는 것과 같은 여행이었다. 세월호유족들이 바라는 작은 꿈이 이루어지는 날이 사막 저편의 젖과 꿀이 흐르는 동네에 안착하는 날일 것이다.

지금, 미국을 방문했던 416희망목공협동조합 엄마.아빠들은 목공소에서 모여 열심히 일하고 있다. 미국에 가기 전과 갔다 온 후가 달라졌다. 극심한 갈증으로 고생하다가 좋은 샘물을 마시고 돌아왔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되고 아름다운 여행이었다.

세월호 엄마.아빠들과 함께하였던 10박11일의 여행이 무슨 대단한 일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여행기를 기록하고 공개한 것은, 우리 국민 몇 사람이라도 더 세월호의 아픔을 잊지 않게 하려는 뜻이었다. 기억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래도 기억해야 하는 것은, 기억해야 같은 불행이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잊혀 지면 끝난다. 세월호참사의 원인규명도, 왜 구조하지 않았는지 그 이유도, 책임자처벌도 마치 아침안개와 같이 사라지고 말 것이다. 여행기를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한다. 그리고 한 가지 부탁을 드린다. 잊지 말고 무언가 작은 행동이라도 해 주실 것을. 세월호유족을 위해서. 아니 자신과 자신의 후손들을 위해서.

‘세월호 엄마.아빠들과 함께 한 10박 11일의 여정’을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존경의 마음을 담아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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