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참 우아합니다. 그저 어여쁘다, 곱다 라는 말로는 부족하지요.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가지에 하나씩 매달린 꽃송이는 가련해 보이기도 하고 차가운 하늘빛과 따스한 분홍빛을 같이 품고 있어 묘한 세련미도 풍깁니다. 가느다란 줄기가 바람결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지만 몸놀림이 결코 가벼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하늘거리는 바깥쪽 조금 큰꽃과 촘촘하게 모여 있는 안쪽 작은꽃은 묘한 꽃빛에 풍성한 입체감까지 더합니다.

남쪽에서는 볼 수 없습니다. 산에서 만나는 체꽃에는 체꽃과 솔체꽃, 조금 더 높이 사는 구름체꽃이 있는데 잎사귀로 구별합니다. 솔체꽃은 뿌리에서 올라와 자라던 수북한 잎들이 꽃이 필 때 쯤이면 사라지지요. 작은 줄기잎들만 듬성듬성 달려 있으니 가는 줄기가 더 가늘어 보입니다. 줄기에 비해 큰 꽃송이가 힘에 겨울 만도 하건만 하늘을 보고 핍니다.

눈에 들어오고 입으로 솔체다,, 말하는 순간 목이 메입니다. 마치 멀리 시집간 딸이름을  부르는 어미의 마음 같습니다. 청보라빛 꽃송이마다 지난 시간이 촘촘히 박혀있고 삐죽이 내민 가녀린 수술은 몰래몰래 숨죽여 밀어올린 그리움이라 믿으렵니다. 차마 꺼내지 못한 말은 하늘하늘한 꽃잎 뒤에 숨겨 놓았구요. 그렇게 기다림이 전부인 날들이 쌓이고 달이 차 어느 새 시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