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회본부 선교국과 감리회세계선교협의회가 주최한 <2018 감리교회 세계선교정책협의회>가 21일 일영의 제1연수원에서 개최되어 한국선교역사를 돌아보고 현재와 미래의 선교전략을 점검했다.

감리회세계선교협의회(이하 세선협)회장 김철한 목사는 “이번 주제가 한국감리교회 세계선교의 과거, 현재, 미래로 되어 있어 해외 선교를 시작한 때가 언제이며 누가 그 주역이었는지를 찾고, 덧붙여 새 시대에 맞는 선교정립을 새롭게 하고 미래적으로 한국 감리교회의 선교정책과 세계선교의 방안에 대한 좋은 길을 세워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세미나에 거는 기대를 밝혔다.

세미나는 두 개의 강의로 진행됐다. 하나는 협성대 서영석 교수가 <한국감리교회의 초기 해외선교활동(1902~1937)>에 대해서, 또하나는 감신대 장성배 교수가 <한국감리교회 해외 선교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각각 오전과 오후로 나눠 발표했다.

한국감리교회의 초기 해외선교활동(1902~1937)

1900년대에 들어 인적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실정임에도 한국교회는 미국 하와이, 중국과 만주, 시베리아, 몽고, 일본 등 해외선교에 관심을 가졌다. 그 시작은 1902년 12월 22일, 103명의 한국인 노동자들이 하와이에 첫 노동 이민을 떠날 때 내리교회의 홍승하 전도사가 한인 최초의 미국 선교사로 파송을 받고 동승하면서다. 이들은 이듬해인 1903년 호눌룰루에 도착하여 ‘한인감리교회선교회’를 조직했다.

▲ 한국감리교회의 초기 해외선교활동(1902~1937) - 서영석 교수(협성대 교회사)

1.하와이 미국이민과 해외선교

1903년 103명, 1904년에 3,434명, 1905년에 2,659명의 한인 노동자들이 하와이에 왔으며 이들 가운데 이미 기독교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400여명이었고 한인 노동자들이 배치된 농장마다 예배처가 세워졌다. 한국교회는 홍승하를 비롯해 김이제, 안정수, 우병길, 현순, 홍치범, 민찬호, 임정수, 이경직 등 한국인 목회자를 파송해 목회하게 했다. 1910년 하와이에 한인교회가 35개 처가 되었고 미국 본토에도 한인교회가 확산되었다.

하와이에 세워진 한인교회들은 하와이 선교와 민족운동의 구심점이 되었다. 1905년 ‘하와이 한인기독교보’, ‘시사신보’ 등의 언론매체가 발행되며 민족의식을 고취하고 1907년 하와이 각 섬에 24개의 한인 단체들이 ‘한인합성협회’와 1909년 미국 본토의 ‘한인공립협회’와 연합해 ‘대한인국민회’를 결성한다.

미국 본토에서도 하와이에서 이주해간 한국인들을 중심으로 한 교회설립이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 서부로 시작해 점차 중부 동북부로 옮겨졌고 1910년 이후에는 동북부에서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한인교회가 설립됐다. 하와이의 목회자들도 본토로 옮겨 갔지만 양주삼, 방화중, 신흥우, 황사용, 임종순 등 한국에서 직접 온 목회자들도 있었다. 이렇게 세워져간 한인교회들은 한인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공립협회’, ‘흥사단’, ‘동지회’ 등 한인 민족운동 단체들의 결성 기반이자 활동 영역이 됐다.

서영석 교수는 “이처럼 한민족 해외 선교역사는 디아스포라(흩어진 민족)의 선교로 시작되었고 이민역사의 출발은 기독교 역사와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특히 미주에 세워진 한인사회와 한인교회는 민족운동을 지원하는 항일 독립운동의 거점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 한인 이민자들이 하와이 오아후섬 사탕수수밭에서 일하는 모습

2. 멕시코와 쿠바 이민

하와이 이민의 실상이 한국에 알려지며 더 이상 하와이 이민이 줄자 1905년에 멕시코 이민이 시작됐다. 이 때도 역시 한인선교가 이뤄져 1908년 교회를 설립했다. 그러나 영국인 마이어즈와 일본인 다이쇼가 꾸민 사기 이민사업과 노동착취로 많은 한인들이 고난을 겪으면서 멕시코 이민 역시 중단되고 1920년 8월 288명의 교포들이 쿠바 사탕수수 농장으로 이주했다. 이들 중에 감리교인과 안식교인이 많았다고 한다. 이들이 이듬해인 1921년에 한인선교회를 조직하고 1926년에 쿠바 한인감리교회를 세웠다.

▲ 멕시코 쿠바 이민 이동경로 출처 : http://news.donga.com/Inter/more29/3/all/20041231/8144986/1

3. 일본선교

일본에서의 한인 신앙공동체는 1883년 이수정이 개종한 이후 동경에 있던 한국인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조직되고 전개됐다. 그러나 이 성경공부 모임은 교회로 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증가하는 유학생들로 인해 1906년 6월 기독청년회가 조직된 것이 모체가 되어 1911년 한인교회가 세워진다. 특징이라면 감리교회와 장로교의 연합하여 세웠다는 것으로서 교회명칭도 ‘재일본 동경조선예수교연합교회’였다. 한국에서도 ‘장감연합공의회’에서 교대로 목회자를 파송하는 형태를 띠었다.

서영석 교수는 “일본 선교는 이처럼 도쿄의 유학생을 중심한 한인교회로 발전되었으며 이들 지식인들은 1919년 2.8독립선언의 주역으로 참가할 만큼 민족운동에도 적극 참여하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3.1운동 이후에는 유학생들이 교회보다 사회주의 사상에 매력을 느끼고 반기독교적 성향을 띄게 됨으로 한인교회가 크게 위축되었다. 반면 3.1운동 어간에 칸사이 지방(오사카 고베, 교토)에 한국인 유학생과 공장 노동자 이주가 늘어나면서 한인교회도 함께 설립되어 노동자 빈민 계층을 중심한 민중선교 형태로 이뤄졌다.

4. 남감리교회의 만주 시베리아 선교

일제의 토시 수탈정책과 흉년, 학정에 시달린 한인들이 구한말부터 만주로 이주해 들어갔다. 이들중에는 일제의 침탈에 맞서서 구국을 위해 망명한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의 숫자는 1900년에 7만5천, 1910년 10만5천, 1920년에 46만, 행방당시에 200만 명이나 되었다.

하지만 만주는 혹한에 황무지였고 중국의 학정과 탄압, 거기에 마적떼까지 들끓어 고달픈 삶이었다. 교회는 이들에 대한 목회적 돌봄으로 시작된다.

남감리회는 1908년 이화춘 전도사를 북간도에 파송하였고 매서인 이응현, 함주익과 함께 용정에서 9개의 교회와 500명의 교인을 얻는다. 그런데 1909년 장로회와 맺은 선교구역 분할협정에 따라 간도지역이 캐나다 장로회 선교부에 이양되면서 이화춘 일행은 아쉽게 간도선교를 접고 귀국한다. 간도선교는 3.1운동 이후 만주와 시베리아 이민이 급증하면서 10년만에 재개됐는데 이민자들 중에 타 교파가 아닌 감리회에 속하려 한 교인들 때문이었다.

이듬해 1920년 5월 남감리회 선교부는 만주 및 시베리아 선교 사업을 정식 가결하고 크램선교사, 양주삼, 정재덕을 파송했다. 이들의 헌신적인 사역으로 1921년 8월 로령 니콜로스크에서 ‘시베리아 만주선교연회’를 조직하였고 1922년에는 블라디보스톡, 연추, 니콜스크, 길림, 북간도 등 5개 지역에 17개 구역회가 형성되었다. 그러나 이 역시 미감리회, 캐나다 장로회 등과의 선교구역 협정에 따라 길림과 북간도를 이양하고 남감리회는 시베리아에 선교에 치중한다. 이때 도인권, 신광현, 이호빈 등이 합류하였고 1922년 여선교회의 최나오미, 김영학 등이 들어온다.

▲ 김영학 목사

1925년에 시베리아 지역에 129개 교회에 교인수 6,873명으로 늘었으며 여선교회 13개와 회원 109명이 있었다. 그러나 1917년에 있었던 볼세비키 혁명 이후 계속되는 교회탄압으로 결국 남감리회는 시베리아에서 손을 떼고 간도지방 선교에 주력한다. 하지만 ‘성도를 두고 갈 수 없다’며 끝까지 시베리아에 남아 선교하던 김영학 목사는 공산당에 체포되어 1933년 11월에 순교한다.

서영석 교수는 한국 감리교회의 초기 선교에 대해 “복음수용과 전도활동에 있어서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모습을 보이며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해외선교의 특징에 대해서도 “하와이 선교로부터 시작하여 한말 시대적 상황에서 고향을 떠난 이민자들에 대한 디아스포라 선교에 집중했고 국외의 한인교회는 해외 한인 민족운동 거점으로 자리 잡아 미주지역은 물론 일본, 만주, 시베리아 지역의 한인들을 대상으로 전개되었다는 특징이 있다”고 짚었다.

한국감리교회 해외 선교의 현재와 미래

감신대에서 선교학을 가르치는 장성배 교수는 “1200명 가량의 선교사를 해외에 파송한 감리회는 모든 나라와 민족을 회복하는 일을 놓고 볼 때 해외선교사의 수가 부족하다”고 했다. 해외선교에 더 많은 교회가 동참해야 하지만 여력을 보아 그 수를 현격하게 높이는 것 또한 쉽지 않다는 진단이다.

그러면서 “해외 선교의 접근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선교사를 파송하는 기존 정책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NGO라던가 비즈니스 등의 공적 조직을 적극 활용하고 전문인 선교사의 자비량 선교를 감리회 선교의 한 축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기존 목회자 중심의 선교훈련이나 인준과정의 변화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 한국감리교회 해외 선교의 현재와 미래 - 장성배 교수(감신대 선교학)

이처럼 해외에 나가는 선교정책도 중요하지만 장성배 교수는 이미 한국에 들어 와 있는 외국인 근로자, 다문화 가정, 새터민, 외국인 유학생들에 주목할 것을 제시했다. 이른바 ‘국내 땅끝 선교’의 장이 이미 한국에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장교수는 한국에 들어 와 있는 외국인들의 숫자가 2005년에 74만 명, 2007년에 106만 명, 현재 210만 명이고 2020년이면 300만 명으로 점점 증가하여 한국이 다문화 사회로 바뀌어 가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 감리교회가 한국사회 현실에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선교전략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 국내 거주 외국인이 200만명을 넘었다. 2020년이면 300만 시대를 맞게되는 때에 이들에 대한 선교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200만 명의 외국인중 외국인 근로자가 100만으로 추산되고 다문화 가정이 50만, 유학생이 10만 정도로 집계된다고 밝힌 장 교수는 특히 외국인 유학생에 주목했다. 2014년 통계로만 보아도 외국인 유학생이 연세대에 4,609명, 경희대 3,663명, 고대 3,116명, 한양대 2,930명, 이화여대 1,462명 등이고 2020년이면 합계 2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어 이들을 선교자로 훈련시키면 현지에서 선교하는 것보다 효과가 크다고 보는 것이다. 이들은 또 해당 국가의 우수한 인력이어서 장차 해당 국가의 주요한 선교자원이 될 수 있고 외국인 근로자보다 전도에 용이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무엇보다 해외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것에 비해 비용과 접근성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장점이 크다고 강조했다. 원양을 나가지 않고 앞마당에서 낚시하는 격이랄까? 비자가 필요 없고, 비용면에서 한 해외 선교사 가정을 지원하는 것 보다 수월하며 해당 국가의 문화를 익히거나 외국어를 배우지 않아도 선교가 가능하다. 오히려 유학생이 한국어를 배우려 하고 한국 문화를 배우려 하는 국내토양은 분명 장점이 있다. 공산국가나 이슬람 문화권의 위협에 직면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국내의 외국인들을 위한 선교는 선교사역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이들을 위한 전문적 사역이 그 필요성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개체교회의 사역으로 치부하는 현실이다. 이 부분에서 보다 전문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이날 참가자들 사이에서 공유됐다.

감리회내의 에서도 지난 장정개정 과정에서 다문화 사역을 위한 국내선교사제도가 논의됐지만 선교는 해외에서만 가능하다는 인식의 부족으로 입법화가 되지 못한 점을 아쉽게 여겼다. 한 참석자는 “‘지구의 미전도 종족은 담임목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면서 개체교회의 목회자의 선교마인드가 변해야 할 것을 역설했다.

물론 참석자들은 전통적인 해외선교사 파송이 중요하다는 점도 간과하지 않았다. 다만 장 교수는 “세계관이나 가치관이 바뀌면서 가족, 직업, 생태계, 사회구조 등도 급변하는 21세기 지구촌과 한국의 변화를 한국교회가 분명하게 파악해야 할 필요”를 주문하면서 “지금까지의 선교방법을 변화시켜서라도 새로운 시대에 맞는 선교 전략을 짜야하고 선교국 산하에 다음세대 선교를 연구하는 전문 연구팀을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일례로 선교사가 전 세계와 소통하는 통로를 다변화 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했다. 일순간에 수십억명의 지구촌 사람들과 소통하는 인터넷시대이고, 한류라는 우호적인 인프라가 세계에 이미 구축되어 있으며 코이카, 월드비전, 굿네이버스 등 세계로 뻗어 있는 NGO를 통해 선교공간을 넓혀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 비즈니스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세계는 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흐름을 탄 글로벌 시대다.

이렇듯 새로운 선교 이슈들이 범람하는 시대에 선교의 방향도 달라져 이젠 지역적 선교를 넘어 총체적이고 글로컬한 선교로 나가야 한다. 그 시작은 가정으로 시작되어 교회, 일터, 지역사회, 그리고 대한민국과 세계로 뻗어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장교수는 한 사회 안에서 ‘종교’가 미치는 영향의 지대함을 강조하면서도 “나라는 종교, 가정, 교육, 비즈니스, 미디어, 예술과 오락, 과학, 정부 등의 8개 기둥위에 세워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우리의 선교전략이 한 나라의 종교를 바꾸려고 하는데 그치지 말고 위 “8가지의 기둥이 바뀌는 것이 온전한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것”이란 인식하에 이 8가지 기둥의 전문가들을 네트워킹하고, 그들을 전체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장기적이고 총체적인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총체적 하나님의 선교를 감당할 수 있는 단위체는 많다. 우선 교회가 선교적 교회가 되어야 겠고 미래의 지도자가 될 신학생들이 글로벌 선교비전으로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지역교회에 사장되고 있는 평신도 전문인들과 비즈니스맨들도 훌륭한 선교자원으로 헌신할 수 있고 은퇴한 실버들이야 말고 여생을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 헌신할 가능성이 가장 큰 사람들이다.

또한 선교사 자녀(MK)들은 가까운 장래의 가장 훌륭한 선교자원이며 NGO나 봉사단체, 심지어 경제인 단체를 통해서도 선교네트워킹이 가능하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디아스포라 교회들은 최전선에 뿌리내린 전투기지와 같다.

장 교수는 이렇게 “이렇게 전 지구적으로 동원된 단체들은 글로벌 네트워크 안에서 새로운 협력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며 선교 방법을 진화시켜 나가야 할 것을 주문했다.

▲ 세계선교협의회 회장 김철한 목사의 인사

▲ 1부 강의 사회- 이민준 목사

▲ 2부 강의 사회 : 오일영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