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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 흰 구름가을은 열정 가운에 여유를 갖고 기도하는 계절
김홍섭  |  ihom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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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년 09월 07일 (금) 12:23:35
최종편집 : 2018년 09월 07일 (금) 12:58:20 [조회수 :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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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칼호

가을 하늘 흰 구름

 

파아란 가을 하늘이 빛난다. 뭉게 구름, 새털구름, 양떼구름들이 여유로이 가을 캔버스에 멋진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가을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 온다. 머리카락이 바람과 손을 잡는 듯 가벼이 흩날린다.

들꽃들도 햇살에 말갛게 피어나고 있다.

지난 여름의 더위를 잊은 듯 거리는 활기차다. 차량들도 기꺼이 양보하며 여유로운 운전자의 모습이 느껴진다.

이 가을에 모든 음악이 다 어울리고 정겹다. 라디오에서 쇼팽의 녹턴(Nocturne)이 흘러 나온다. 가을 호수처럼 맑고 순수하고 아름답게 살아간 그의 운율과 정한이 흐른다. 어려운 여건의 조국을 사랑하여 그 혼과 흙을 가슴에 담고 살았던 피아노의 시인의 심원한 영혼의 선율이 그득한 가을 하늘이다

지금의 가을은 바쁜 여름의 들판을 잠시 내어 놓고 마지막 햇살이 따사로이 내리기를 기다리는 때다. 릴케(R.M.Rilke)가 바라던 그 가을 햇살이 조금만 더 내리기를 기대하며 창가에 앉을 시간이다.

한 잔의 차면 족할 것이다. 한 잔의 커피도 운치 있을 것이다.

거기에는 모차르트의 21번이나 23번의 피아노 협주곡이 있으면 더 고아한 쓸쓸함으로 가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를 들여다 보는 것이 바른 것이다. 바름(正)은 한번(一) 멈춰서(止) 나아갈 길을 살펴보고 자기를 성찰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리라.

가을은 봄에 땀 흘려 씨뿌린 사람에게 희망의 계절이다. 허나 아직 씨를 뿌리지 못한 사람도 지금이라도 씨를 뿌릴 일이다. 가을 거치고 겨울을 이겨낸 깊은 고독의 씨는 더 아름답고 화사한 봄꽃으로 필 것이기 때문이다.

가을은 열정 가운에 여유를 갖고 기도하는 계절이다. 그리고 멀리 들판과 산을 바라다 볼 일이다. 조금 시간을 내어 바다를 만날 일이다. 철석이는 파도와 모래톱의 조용한 해조음(海潮音)을 들을 일이다. 아름다운 시간, 사랑할 수 있는 계절이 아닌가?

 

   
 

 

<가을 들판에서>

 

서늘한 바람으로 바뀐

가을 하늘에

흰 양떼 노닐고

 

노란 빛으로 갈아입는 대지위로

셀리(P.B. Shelley)의 바람이 불고

 

잠시 머무는

어느 농촌 들녘에 꿈처럼 내려앉는

내 유년의 논둑길을 달리며

잠자리, 메뚜기, 나비, 흰나비 날며

 

흐드러진 갈꽃, 들국화, 벌개미취

긴 시간들, 기다림들, 서러움들, 분노들

 

한 보랏빛 들꽃이었으리니

가을들판의 노오란 벼 이삭이었으리니

 

(졸시집, 기다림이 힘이다(나남출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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