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쟁>이 막바지를 치닫던 1347년, 영국군에게 포위된 칼레의 시민들은 튼튼한 성채를 기반으로 1년 가까이 저항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성 안의 모든 양식이 떨어지는 등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렵게 되자 칼레의 시장 비엔은 시민들의 피해를 줄이고 존엄은 지키고자 영국 왕에게 항복은 선언하고 칼레 시를 영국 왕에게 바치니 칼레 시민들이 무사히 떠나도록 허락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칼레를 포위하는 동안 큰 피해를 입은 에드워드 3세는 칼레 시민들로부터 가장 존경을 받는 여섯 명의 대표들이 삭발한 후 교수형에 쓰일 밧줄을 목에 걸고 맨발로 자신에게 나아와 성의 열쇠를 바친 후 교수형을 받으라고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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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칼레의 시민들은 살 길을 찾았지만 그 여섯 명을 누구로 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 때 칼레에서 가장 부자인 유스타슈 생피에르가 자원하고 나섰습니다. 이어서 칼레의 시장 비엔이 나섰고 이후 칼레 시민들의 존경을 받는 귀족, 부자, 법률가들이 칼레 시민들을 구할 수 있다면 자신의 목숨을 바치겠다고 나섰습니다. 이렇게 자원한 여섯 명의 시민 대표들은 에드워드 3세가 요구한 대로 항복을 위해 머리를 삭발한 후 성의 열쇠를 들고 목에 밧줄을 건 후 맨발로 성을 나섰습니다. 그리고 모든 칼레의 시민들이 울며 그 뒤를 따랐고, 그 광경을 에드워드3세와 필리파 왕비와 영국군 장군들이 진지에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칼레의 시민대표들은 에드워드3세에게 무릎을 꿇고 성의 열쇠를 바쳤습니다. 이어서 왕의 처형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그때 장군들이 나서서 왕의 명성에 누가 된다며 그들의 구원을 간청했지만 왕은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그때 왕비가 무릎을 꿇고 "왕이시어, 저는 지금까지 한 번도 부탁을 드린 적이 없습니다. 겸허히 청하오니, 성모 마리아와 당신이 제게 잉태시킨 사랑의 이름으로 저 여섯 사람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하고 왕에게 청했습니다. 무릎 꿇고 눈물을 흘리는 왕비를 지켜보던 왕은 “그대의 뜻대로 하시오.”하고 말했습니다. 그리하여 여섯 명의 시민대표들은 칼레 시민들의 목숨을 구했고, 자신들 역시 살았습니다.

감리회가 또 다시 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지난 134년 간 신앙의 선배들이 쌓아 온 명성은 물론 선교의 성과도 모두 사라질 처지입니다. 하지만 지금 위기의 감리회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없습니다. 지위가 높을수록 감리회로부터 받은 것과 누린 것이 많기에 그만큼 감리회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들 중 나서는 사람은 없습니다. 감리회가 망하더라도 내 몫은 챙기겠다는 심보인지 오히려 문제를 확대하고 키웁니다. 바로 부도덕하고 권력을 누리기만 할 뿐 책임은 지지 않는 이들의 무책임이 오늘 감리회의 위기를 만든 것입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가 있다는 말입니다. 칼레의 시민 대표들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 칼레의 시민들을 살리고 자신의 목숨도 구했습니다. 하지만 감리회에서 칼레의 시민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기억해야 합니다. 로마에서 권력이 독점되고 귀족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사라진 후 결국 로마는 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