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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시각과 하나님의 시각의 차이
임종석  |  seok944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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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년 08월 19일 (일) 20:04:10
최종편집 : 2018년 09월 01일 (토) 23:21:34 [조회수 : 7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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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라면 이런 경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저는 지금 정말이지 시시한 이야기를 좀 하려 합니다. 시시하지만 누구라도 한 번쯤 생각해 본다 해서 그리 나쁠 것도 없을 것 같은 이야기, 며칠 전에 제가 겪은 이야기입니다.

시내를 지나는 편도 4차선의 대로변에 아울렛이 하나 있어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차도 가에다가 되도록 인도에 바짝 붙여 차를 세워 놓고 쇼핑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그리한 차주에게 가끔이기는 하지만 주차위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아울렛에서는 이면의 골목길에 차를 대놓으라 권하는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며칠 전 저도 그렇게 했습니다.

차 두 대가 겨우 비켜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좁은 골목길입니다. 차를 대려고 그 골목으로 들어가니 길 한 면에 이미 빈틈을 찾기 어려울 만큼 차들이 일렬로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간신히 빈자리 하나를 찾아 차를 세워 놓고 보니 남의 집 출입문을 가로막고 있어 조금 후진을 했더니 이번에는 차의 트렁크 쪽이 그 동네에는 별로 없는 차고에 조금 걸리게 되었습니다. 전진과 후진을 몇 번인가 하여 앞의 출입문과 뒤의 차고의 출입에 크게는 불편하지 않도록 차를 대어 놓았습니다.

바지를 하나 고르고 있는데, 차를 좀 빼어 주어야겠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서둘러 달려가서 차 쪽으로 다가가는 것을 보고 어디에 있었든지 여자 한 분이 골목이 쩌렁 울릴 정도로 소리를 지르셨습니다. 70대 중반은 넘어 보이는데도 짙은 화장이 할머니라는 호칭을 망설이게 하는 그런 분이셨습니다. 젊잖은 분이… 나이깨나 든 분이… 등등의 비교적 점잖은 것 같은 표현을 써 가며 남을 망신을 주는 데 이골이 난 분 같았습니다.

저는 그저 죄송합니다 만을 되뇔 뿐 어떻게도 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러며 저는 모멸감이라고도 낭패감이라고도 할 수 없는, 국어사전에도 올라 있지 않을 것 같은 언어의 그런 개념의 심정이 되어 얼굴만 굳어져 가고 있었습니다.

좀 뒤에 알고 보니 그분의 집 차고는 차들이 세워져 있는 반대편에 있었습니다. 차를 세울 때에도 거기에 차고가 있다는 것을 확인 못한 것은 아니었을 터인데, 아마 제 차 때문에 출차가 되지 못하리라는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던 것 같았습니다.

어쨌든 일을 일단락 지는 저는 차를 빼어 골목길을 빠져 나왔습니다. 그런데 문득 그 장면을 누군가 저를 아는 사람이 보았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망신도 그런 망신이 없었을 같았습니다. 적어도 예전의 저 같았다면 말입니다. 잘한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크게 잘못했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불법주차를 했으니 잘못한 것이 분명하지만, 그 정도의 불법도 저지르지 않고 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 과연 얼마나 될까요. 뻔뻔하다 해도 하는 수 없습니다. 앞으로 같은 경우에 처하게 된다 해도 남에게 피해가 좀 더 덜 가도록 세심한 주의는 기우리겠지만, 일부러 멀리까지 갔는데 주차를 하지 못해 볼일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언제부터인가 남과 맞서는 일은 하지 않으려 다짐에 다짐을 거듭해 오고 있습니다. 맞설 일이 생기면 무조건 피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맞서서 이긴다 해도 자신의 신앙이나 인격에 도움이 될 게 없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저는 앞에서 ‘그저 죄송합니다 만을 되뇔 뿐 어떻게도 할 도리가 없었’다 했습니다만, ‘도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맞서지 않으려 해서였습니다. 그러니 망신스럽다기보다 맞서지 않은 자신을 조금은 칭찬해 줘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기도 했습니다.

그 장면을 저를 아는 누군가가 봤더라면 아마 속으로 ‘바보’라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런 바보라면 얼마라도 더 되고 싶습니다. 그 장면을 하나님께서도 보셨다면, 아니 분명히 보고 계셨을 것입니다만, 그분께서는 그런 저를 어떻게 생각하셨을까요. 역시 바보라고 생각하셨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여러분이 저 같은 경우를 당하셨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런 곳에 차를 세워 두는 것은 불법주차이니 절대로 그리하지 않겠다고 하시겠습니까? 그렇다면 그대는 정말이지 준법정신이 투철한 분이십니다. 그대 같은 국민이 자꾸자꾸 늘어 간다면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틀림없이 조금은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 된다면 나라나 지자체는 주차시설을 대폭 늘여야 하겠지요.

또 하나, 그 여자 분과 저 사이에 있었던 일을 똑같이 당하신다면 그대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어떻게 대응하시겠느냐는 말입니다.

제 자신의 입장을 변명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잘했다는 것도 아닙니다. 불법주차를 해 놓고 잘했다면 말이 안 되는 것이지요. 이 땅에서 살다 보면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일이니 신앙인으로서의 자신은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처 방법인지를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맞서서 이기는 것과 지는 것, 맞서지 않도록 피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신앙인으로서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전면적으로 점검해 보고 재정립해 보자는 것입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빌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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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110.47.216.79)
2018-08-20 13:12:53
목적지의 駐車(주차)에 자신이 없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生活鐵則 : 주차난이 예상되면 택시나 지하철을 이용합니다.

첫째, 저는 무턱대고 운전하지 않습니다. 주차가능성부터 살펴보고 차를 몰고 갈지 말지를 결정합니다. 차가 있다고 무조건 차를 몰고 다니는 무지막지한 행태는 止揚(지양)합니다. 글쓴이는 차가 있고, 운전면허증이 있으니 “내차는 내 마음대로 몬다.”라는 식의 放縱(방종)에 찌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좌우전후를 살피는 自律(자율)과 방종은 다릅니다. 민주주의라고 무조건 내 마음대로 하는 자유를 만끽하려고든다면 무질서만 난무할 뿐입니다.

둘째, 나라나 지자체는 주차시설을 늘리는 예산이 부족합니다. 우리나라의 주차시설이 부족하다는 건 누구나 인정하고 있는 사실인데... ‘자신의 불법주차로 인해 어느 누구로부터의 쓴소리’ 들은 것과 ‘주차시설 부족’ 운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놀이터에 놀러갔는데 화장실이 없어 옷에 똥을 쌌을 경우 정부나 지자체에서 화장실을 만들지 않았기에 내 옷만 버렸다고 투덜대는 격입니다. 자신이 당한 쪼그만 봉변(?)을 남 탓, 조상 탓, 정부 탓하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셋째, 어찌하다보니 피치 못하게 불법주차하여 어느 누구로부터 쓴소리를 들었을 경우 “세상에 공짜는 없구나!”하고 돌아섭니다. 나에게 쓴소리 한 사람은 그동안 엄청나게 당해서 “파블로의 개처럼 조건반사적으로 반응하는군!”하며 허허하며 웃고 맙니다. 내가 원인제공자인데 따지고 자시고할 계제가 전혀 되지 않기에... 식당에서도 고성방가요, 휴대전화 통화도 고성방가인데... 불법주차 딱지 떼이지 않은 것에 감사하며 고성방가式 쓴소리로 끝난 것을 다행으로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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