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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밥상
김학현  |  nazunj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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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년 08월 10일 (금) 00:14:38 [조회수 : 5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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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온통 불가마가 된 한 여름, 집에서 밥을 먹는다는 것이 고통 중 하나라고 아내는 말하지만 그렇다고 늘 바깥에서만 먹을 수 없지 않은가.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지구가 불가마 솥으로 변한 어느 날 점심 식사 밥상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이게 웬 일인가. 어느새 야금야금 점령한 성도들의 사랑, 바로 우리 집 밥상의 실체는 성도들의 사랑 그 자체였다. ㅈ권사님께서 가져오신 콩이 듬성듬성 박히고, ㄱ권사님께서 가져다주신 찹쌀이 주재료인 먹음직스런 찰밥, 입에 밥만 넣어도 달다.

그리고 맛깔 나는 찌개는 ㅂ장로님께서 주신 어류가 그릇 한 가득이다. 정말 엇구수한 냄새가 쥑(?)인다. 맛은 더 말해 뭣하랴. 그마나 푸른 풀밭에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유일한 동물성이니 무조건 맛있다.

ㅅ권사님께서 공터에 심어준 호박은 열리기 무섭게 따 무치고 버무리고 찌개에 넣어 우리 집 밥상을 애호박 잔치로 물들인다. 호박잎을 따다 잘 쪄 쌈 한 입 물으면 세상의 행복이 우리 부부의 입 속으로 빠르게 달음질쳐 들어온다.

그 옆으로는 배추김치와 열무김치가 나란히 놓였다. 김치박사 ㅅ권사님 솜씨다. 우리 집 김치를 대신 지 어언 1년 반, 이젠 아내가 김치 담는 능력을 잃은 지 오래다. 아내도 김치 하나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데, 이젠 ㅅ권사님 땜에 그 솜씨는 장롱에 넣어 두었다. 하하.

대체로 우리 집 식단은 푸른 풀밭이다. 이것이 몸에 좋다는 풍설을 굳게 믿는 터라 언제부터인지 내가 그렇게도 좋아하는 동물성은 아주 드물게만 식탁에 오른다. 그런데 동물성의 대부분도 성도들의 사랑의 판타지일 경우가 많다.

값이 고가여서이기도 하고 풍설을 신봉해서이기도 하고 아무튼 우리 식탁에서 동물성이 기를 펴기란 그리 쉽지 않다. 하지만 은혜롭게도 하나님은 ㅂ장로님을 충동질(?)하여 동물성의 식사로도 나를 인도하시니 감사할 뿐이다.

더위가 그리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오늘따라 흐르는 땀을 식히며 밥상에 놓인 음식들을 찬찬히 살피게 된다. 이 더위에도 논밭에 나가 엎드릴 성도들이 맘에 밟혀서인 것 같다. 그러지 않아도 지난 주 극심한 더위가 엄습하는 한낮에는 일을 멈추고 쉬시라 광고를 했었다.

우리 집 식탁에 놓인 반찬과 음식에 들어간 재료들은 이랬다. 각종 김치류, 늙은 오이생채 무침, 쌈장에 찍어 먹는 오이고추, 찌개에 들어간 고춧가루를 비롯한 감자며 양파, 그 어느 것 하나 성도들의 공궤가 들어가지 않은 게 없다.

우리 집 밥상은 우리 성도들의 사랑이 점령해 버렸다. 무심코 바라 본 밥상 속에서 성도들의 웃음이 묻어나온다. 성도들의 진한 땀이 묻어나온다. 무엇보다 큰 하늘땅만한 사랑이 묻어 올라온다. 수저만 들고 밥이며 나물이며 찌개만 바라봐도 배가 부르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ㅅ, ㅂ 장로님, ㅅ, ㄱ, ㅈ, ㅂ 권사님, ㄱ, ㅁ, ㅇ 집사님... 오늘도 그 사랑 먹기에 그보다 더 큰 사랑을 담금질한다. 그리고 그 사랑 들고나가 강단에서 선포하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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